[골닷컴] 김현민 기자 = 손흥민이 츠르베나 즈베즈다와의 경기에서 멀티골을 넣으면서 2019년 가장 위협적인 공격수들 중 한 명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토트넘이 스타디온 라이코 미티치에서 열린 즈베즈다와의 2019/20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4차전 원정 경기에서 4-0 대승을 거두었다. 그 중심엔 바로 손흥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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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손흥민은 즈베즈다 원정을 앞두고 마음 고생을 하고 있었다. 바로 주말 에버턴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1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손흥민은 77분경 백태클을 감행하다 불의의 사고로 상대 미드필더 안드레 고메스에게 위해를 입힌 것. 고메스의 부상 상태를 확인한 손흥민은 죄책감에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연출했다. 심지어 에버턴 주장 셰이머스 콜먼까지 경기가 끝나고 토트넘 라커룸을 방문해 손흥민을 위로해줄 정도였다.
당연히 영국 현지에선 정신적으로 충격을 크게 받은 손흥민에게 휴식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제기됐다. 하지만 마우리치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손흥민이 쉬면서 괜히 이상한 생각들을 하는 것보단 출전을 감행해 경기에 집중하면서 현재의 난관을 극복하길 바랐다.
손흥민은 생각보다 더 강한 선수였다. 손흥민은 경기 내내 가벼운 몸놀림과 날카로운 슈팅을 구사하면서 즈베즈다의 골문을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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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손흥민은 22분경 지오바니 로 셀소의 패스를 받아 날카로운 왼발 슈팅을 가져갔으나 골대를 빗나갔다. 이어서 33분경 해리 케인의 슈팅이 골대 맞고 나오자 손흥민이 리바운드 슈팅으로 연결한 걸 상대 수비가 골 라인 앞에서 걷어냈고, 혼전 상황에서 케인의 슈팅성 크로스를 손흥민이 논스톱 슈팅으로 가져간 게 골대 맞고 나오자 로 셀소가 슈팅으로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결과적으로 손흥민의 슈팅이 로 셀소의 선제골로 이어진 셈이다
후반 들어 손흥민의 움직임은 날카로움을 더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은 후반 12분경 알리의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으로 토트넘의 2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골을 넣자 손흥민은 양손을 모으면서 병상에 있는 고메스에게 미안하다는 감정을 골 세레모니를 통해 전달했다. 이어서 다시 3분 뒤, 손흥민은 대니 로즈의 땅볼 크로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추가했다.
손흥민의 멀티골과 함께 승기를 잡자 포체티노 감독은 후반 17분경 델리 알리 대신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교체 출전시킨 데 이어 후반 30분경엔 손흥민을 빼고 라이언 세세뇽을 투입하면서 체력 안배에 나섰다. 결국 토트넘은 경기 종료 5분을 남기고 세세뇽의 크로스를 에릭센이 골로 연결하면서 4-0 대승을 기록했다.
토트넘은 챔피언스 리그 첫 2경기에서 1무 1패에 그치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특히 바이에른 뮌헨과의 홈경기에서 2-7 치욕적인 대패를 당하며 무너지는 듯싶었다. 하지만 다행히 즈베즈다 상대로 3차전 홈에서 5-0 대승을 거둔 데 이어 원정에서도 4-0으로 승리하면서 2승 1무 1패 승점 7점으로 B조 2위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토트넘이 챔피언스 리그에서 2경기 연속 4골 이상을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당연히 2경기 연속 멀티골을 넣은 손흥민이 주역이었다.
손흥민은 즈베즈다전 멀티골로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서 5골로 레드 불 잘츠부르크 신성 엘링 할란드(7골)와 바이에른 뮌헨이 자랑하는 간판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6골)에 이어 득점 3위로 올라섰다. 당연히 팀 내에선 가장 많은 득점이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손흥민은 지난 즈베즈다와의 챔피언스 리그 조별 리그 3차전에서 멀티골을 넣으면서 개인 통산 공식 대회 유럽 무대 121골을 달성했다. 이와 함께 그는 한국 축구계의 전설인 차범근 감독님이 선수 시절 기록이었던 한국 선수 유럽 무대 공식 대회 최다 골 타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다시 2주 뒤에 같은 팀 상대로 이번에도 멀티골을 넣으면서 차범근 감독님의 대기록을 넘어선 손흥민이다.
게다가 손흥민은 바이에른전에 이어 즈베즈다의 2연전에서 모두 골을 넣으면서 선수 경력을 통틀어 처음으로 챔피언스 리그 3경기 연속 골을 넣는 괴력을 과시했다.
손흥민은 이미 지난 시즌에도 챔피언스 리그에서 4골을 넣었다. 더 놀라운 점은 그 4골이 모두 달력 기준으로는 2019년 상반기이자 시즌 기준으로는 2018/19 시즌 후반기에 있었던 토너먼트에서 기록한 골이라는 데에 있다. 이러한 가운데 2019/20 시즌 상반기 조별 리그 4경기에서 5골을 넣으면서 손흥민은 2019년 기준 9골을 넣는 괴력을 과시하고 있다. 아직 2경기를 더 남겨놓고 있기에 더 두 자리 수 골도 노려볼 수 있는 손흥민이다.
참고로 손흥민이 기록한 2019년 챔피언스 리그 9골은 맨체스터 시티 에이스 라힘 스털링과 함께 2019년 기준 최다 골에 해당한다. 적어도 2019년만 놓고 보면 챔피언스 리그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고 있는 선수가 손흥민이라는 소리다. 2019년의 손흥민은 토트넘 에이스를 넘어 유럽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공격수이다.
# 2019/20 챔피언스 리그 득점 TOP 3
1위 엘링 할란드(잘츠부르크): 7골
2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6골
3위 손흥민(토트넘): 5골
3위 라힘 스털링(맨시티): 5골
5위 해리 케인(토트넘): 4골
5위 멤피스 데파이(리옹): 4골
5위 마우로 이카르디(PSG): 4골
5위 세르게 그나브리(바이에른): 4골
5위 아슈라프 하키미(도르트문트): 4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