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Getty Images

'도허티 집중 공략' 아스널, 북런던 더비 역전승 거두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아스널이 북런던 더비에서 토트넘의 약점인 맷 도허티의 오른쪽 측면 수비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면서 2-1 역전승을 거두었다.

아스널이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홈에서 열린 토트넘과의 2020/21 시즌 프리미어 리그(이하 PL) 28라운드에서 2-1로 승리했다. 이와 함께 아스널은 비록 순위를 끌어올리지는 못했으나 (아직 경기를 치르지 않은 리버풀 제외한) 4위부터 9위까지의 팀들이 모두 주말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면서 상위권과의 승점 차를 좁히는 데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아스널은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주장이자 간판 공격수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이 경기 당일 지각하는 바람에 징계로 결정한 가운데 알렉상다르 라카제트가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나섰고, 마르틴 외데고르를 중심으로 에밀 스미스 로우와 부카요 사카가 좌우에 서면서 이선 공격 라인을 형성했다. 그라니트 자카와 토마스 파티가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포지션 용어)를 구축했고, 키어런 티어니와 세드릭 소아레스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다. 가브리엘 마갈량이스와 다비드 루이스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고, 골문은 베른트 레노 골키퍼가 지켰다.

아스널 선발 라인업 vs 토트넘https://www.buildlineup.com/

아스널 승리의 주역은 바로 스미스 로우와 티어니로 이어지는 왼쪽 측면이었다. 아스널은 왼쪽 측면 위주의 공격으로 토트넘의 수비 약점으로 지적되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 도허티를 집중 공략하면서 시종일관 경기의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이는 기록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아스널은 스미스 로우가 교체되기 이전인 75분경까지 점유율에서 56대44로 우위를 점했고, 슈팅 숫자에선 13대2로 압도했다. 심지어 아스널은 6번의 코너킥을 얻어내는 동안 토트넘에게 단 한 번의 코너킥조차 내주지 않을 정도로 경기를 지배했다.

특히 아스널은 13회의 슈팅 중 9회가 왼쪽 측면 공격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 과정에서 아스널은 전반전에만 무려 2차례나 골대를 맞추는 불운이 있었다. 먼저 15분경엔 스미스 로우의 중거리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다. 이어서 37분경엔 티어니의 전진 패스에 이은 스미스 로우의 컷백 패스(대각선 뒤로 내주는 패스)를 라카제트가 뒤로 흘려준 걸 소아레스가 논스톱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이 역시 골대를 강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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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어 아스널은 33분경, 토트넘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토트넘은 경기 시작 19분 만에 팀의 에이스 손흥민이 부상을 당하면서 이른 시간에 교체되는 악재가 있었으나 손흥민 대신 교체 출전한 에릭 라멜라가 파티 다리 사이를 빠져나가는 환상적인 라보나 킥으로 골을 넣은 것.

하지만 전반에만 무려 10회의 슈팅을 가져가면서 공격을 주도한 아스널은 결국 전반 종료 직전 동점골을 넣는 데 성공했다. 티어니가 도허티를 제치고 땅볼 크로스를 연결한 걸 외데고르가 논스톱 슈팅으로 가져간 게 토트넘 중앙 수비수 토비 알더베이렐트 다리 맞고 굴절되어 골로 연결된 것. 이와 함께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면서 전반전을 마무리한 아스널이다.

아스널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사카가 부상으로 니콜라스 페페로 교체됐다. 아스널은 전반 대비 후반 공격 빈도가 크게 줄어들긴 했으나 그래도 후반 역시 스미스 로우와 티어니의 왼쪽 측면 위주로 공격을 전개해 나갔다.

도허티가 집중 공략을 당하다 보니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가레스 베일 역시 똑같이 밀리는 문제를 노출했다. 이로 인해 베일은 단 한 번의 슈팅은 고사하고 드리블 돌파와 찬스메이킹조차 기록해보지 못한 채 후반 11분경, 토트넘 선수들 중에선 가장 먼저 교체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결국 후반 17분경, 아스널의 역전골이 터져나왔다. 페페의 전진 패스를 받은 라카제트가 원터치 후 슈팅을 시도했으나 헛발질을 했다. 하지만 토트넘 수비수 다빈손 산체스의 슬라이딩 태클이 깊게 들어오면서 라카제트의 다리를 걸어넘어뜨린 것. 이에 심판은 파울을 선언했고, 라카제트는 본인이 얻어낸 페널티 킥을 차분하게 성공시켰다.

아스널이 역전골을 넣은 가운데 토트넘은 라멜라가 후반 19분경 파티에게 백태클 반칙을 범해 옐로 카드를 받은 데 이어 후반 30분경엔 팔로 티어니의 안면을 강타해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하는 악재가 발생했다.

라멜라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잡은 아스널은 곧바로 스미스 로우를 빼고 윌리안을 넣으며 변화를 감행했다. 하지만 윌리안이 부진을 보이면서 잘 풀렸던 왼쪽 측면 공격이 주춤해지는 모양새였다. 도리어 토트넘이 수적 열세 속에서도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루카스 모우라가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이면서 공격을 주도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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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스미스 로우가 교체된 이후부터는 토트넘이 점유율에서 64대37로 크게 우위를 점했고, 슈팅 숫자에서도 4대0으로 크게 앞섰다. 후반 37분경엔 모우라의 간접 프리킥을 토트넘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이 헤딩 슈팅으로 골을 넣었으나 비디오 판독 결과 오프사이드 반칙이 드러나면서 취소됐다. 경기 종료 1분 전엔 케인의 프리킥이 골대를 강타하고 나왔고, 이어진 산체스의 슬라이딩 슈팅을 마갈량이스가 골 라인 바로 앞에서 헤딩으로 걷어내면서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비록 경기 종료 15분을 남기고 토트넘의 파상공세에 시달리긴 했으나 아스널은 (스미스 로우가 교체 되기 이전이었던) 75분(후반 30분)경까지 스미스 로우와 티어니의 왼쪽 측면 공격을 중심으로 경기를 지배하며 2-1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스미스 로우는 76분을 뛰면서 출전 선수들 중 최다인 4회의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를 동료들에게 제공하면서 찬스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패스 성공률은 무려 97.3%로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높았다.

에밀 스미스 로우Squawka Football

티어니는 외데고르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했고, 키패스 2회와 드리블 돌파도 2회를 기록하며 측면 공격을 이끌었다. 이에 더해 출전 선수들 중 최다인 6회의 태클을 성공시키면서 수비에서도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렇듯 아스널은 스미스 로우와 티어니로 이어지는 왼쪽 측면 공격 위주로 토트넘의 약점을 집중 공략하면서 북런던 더비의 승자로 떠올랐다. 반면 토트넘은 도허티가 집중 공략 당함에도 약점을 보완하지 않은 채 경기를 이어오다가 역전패를 허용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아스널의 노림수가 적중한 한 판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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