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신입생 해리 매과이어와 아론 완-비사카의 활약에 힘입어 첼시를 4-0으로 대파하면서 기분 좋은 시즌 출발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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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가 올드 트래포드 홈에서 열린 첼시와의 2018/19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개막전에서 4-0 대승을 거두었다. 그 중심엔 바로 매과이어와 완-비사카가 있었다.
이 경기에서 맨유는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마커스 래쉬포드가 원톱으로 나선 가운데 제시 린가드를 중심으로 앙토니 마르시알과 안드레아스 페레이라가 좌우 측면에 포진해 이선 공격형 미드필더 라인을 형성했다. 폴 포그바와 스콧 맥토미나이가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구축했고, 루크 쇼와 완-비사카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으며, 매과이어와 빅토르 린델뢰프가 중앙 수비수로 호흡을 맞추었다. 골문은 언제나처럼 다비드 데 헤아 골키퍼가 지켰다.
눈에 띄는 건 매과이어와 완-비사카의 선발 출전이었다. 매과이어는 빅토르 린델뢰프와 함께 중앙 수비수로 나섰고, 완-비사카는 오른쪽 측면 수비를 책임졌다. 포백 중 2명이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입단한 신입생들로 구성된 맨유였다. 특히 매과이어는 맨유에 입단하고 6일 만에 출전이었다.

초반 공격을 주도한 건 첼시였다. 첼시는 강도 높은 압박을 바탕으로 맨유를 괴롭혔다. 하지만 경기 시작 4분 만에 원톱 공격수 타미 아브라함의 강력한 오른발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고, 40분경 왼쪽 측면 수비수 에메르송의 슈팅 역시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아쉽게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첼시였다.
이에 맨유는 매과이어를 중심으로 단단한 수비를 펼치면서 첼시의 공세를 막아냈다. 매과이어가 중심을 잡아주다 보니 전체적인 수비 라인이 안정화되는 모습이었다. 완-비사카 역시 장기인 태클 능력을 살려 첼시의 측면 공격을 저지해냈다.
맨유 수비진이 흔들림 없는 수비로 첼시의 공격을 제어하자 자연스럽게 공격도 시간이 흐를수록 살아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맨유는 16분경, 래쉬포드가 드리블 돌파를 감행하다 첼시 수비수 커트 주마에게 걸려넘어지면서 페널티 킥을 얻어냈다. 결국 맨유는 래쉬포드의 페널티 킥 골에 힘입어 전반전을 1-0으로 마무리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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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맨유의 역습이 본격적으로 빛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후반전에 나온 3골이 모두 역습에 의해 나온 골이었다. 먼저 맨유는 65분경 역습 과정에서 래쉬포드가 장기인 빠른 스피드를 살려 단독 돌파를 감행하다 패스를 찔러준 건 린가드가 뒤로 내주었고, 페레이라의 크로스를 마르시알이 논스톱 슈팅으로 추가 골을 기록했다.
이어서 맨유는 2번째 골을 넣고 곧바로 첼시 킥오프 장면에서 가로채기에 이은 포그바의 정교한 롱패스를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래쉬포드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정교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3-0으로 점수 차를 벌려나갔다.
마지막으로 맨유는 경기 종료 9분을 남기고 프리킥 수비 과정에서 맥토미나이가 루즈볼을 잡아 패스를 내준 걸 포그바와 마르시알이 원투 패스로 주고 받으면서 역습을 감행했고, 교체 출전한 다니엘 제임스가 포그바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4-0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시즌 맨유는 빅6(EPL 상위 6개팀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첼시, 토트넘, 아스널, 맨유가 이에 해당한다) 상대로 무실점을 기록한 경기가 단 1경기 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엔 개막전부터 무실점을 달성해냈다. 그 중심에 둘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매과이어는 출전 선수들 중 최다에 해당하는 걷어내기(7회)와 가로채기(4회)를 기록했다. 게다가 상대에게 단 한 번의 드리블 돌파도 허용하지 않았다. 슈팅 차단 역시 2회로 최다였고, 공중볼 획득 횟수는 4회로 포그바와 함께 공동 1위였다. 당연히 경기 최우수 선수는 매과이어의 차지였다.
완-비사카 역시 출전 선수들 중 최다인 6회의 태클을 성공시켰다. 가로채기(3회)와 걷어내기(5회)는 매과이어 다음으로 많았다. 경합 승률은 82%로 경이적인 수치였다(통상적으로 60%가 넘으면 경합 승률이 준수한 편에 해당한다).
게다가 둘의 역할은 단순히 수비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둘의 가세는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이 추구하는 스피드를 극대화한 공격에도 도움이 되었다. 매과이어는 동료 수비수 린델뢰프와 함께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안정적인 볼배급을 담당하면서 맨유 역습의 시발점 역할을 담당했다. 완-비사카는 빠른 스피드를 살려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을 감행하면서 측면 공격에 크게 기여했다.
매과이어의 전체 패스 성공률은 86%였다. 하지만 수비 진영에서의 패스 성공률은 97.8%로 경이적인 수치였다. 맨유의 2번째 골 장면은 매과이어가 아브라함에게 가로채기를 하면서 시작된 것이었다. 매과이어의 가로채기를 시작으로 린가드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패스를 받는 데 걸린 시간은 10초 40 밖에 걸리지 않았다. 완-비사카는 드리블 돌파 2회를 성공시켰고, 키 패스도 1회를 제공해 주었다.
이렇듯 매과이어와 완-비사카는 완벽에 가까운 수비를 펼치면서 지난 시즌만 하더라도 54실점으로 EPL 전체 최다 실점 9위에 오른 맨유에게 난적 첼시를 상대로 무실점 승리를 이끌어냈다. 게다가 수비가 안정화되자 자연스럽게 솔샤르의 스피드를 극대화한 공격도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매과이어와 완-비사카의 가세가 그 동안 맨유에게 결핍되어 있었던 부분을 채워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맨유가 완-비사카를 잉글랜드 선수 역대 최고 이적료인 5000만 파운드(한화 약 733억)로 영입한 데 이어 매과이어를 축구사 역대 수비수 최고액(8000만 파운드, 한화 약 1175억)으로 영입하자 많은 전문가들은 실력 대비 지나치게 많은 금액을 지출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둘은 개막전만 놓고 보면 몸값에 걸맞는 활약상을 펼쳤다. 지금같은 모습을 계속 이어간다면 맨유는 '이 맛에 돈 쓴다'는 말이 절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