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주장이자 살아있는 전설 뱅상 콤파니가 레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천금같은 결승골을 넣으면서 귀중한 승리를 선사했다.
맨시티가 이티하드 스타디움 홈에서 열린 레스터와의 2018/19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37라운드에서 고전 끝에 1-0 신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맨시티는 시즌 최종전만을 남겨놓은 상태에서 2위 리버풀에 승점 1점 차 리드를 유지하면서 2시즌 연속 EPL 우승에 한 발 다가섰다.
이 경기에서 맨시티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4-1-4-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최전방 원톱으로 나섰고, 라힘 스털링과 베르나르두 실바가 좌우 측면 공격수로 포진했으며, 다비드 실바와 필 포든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했다. 일카이 귄도간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백 앞에 배치됐고, 올렉산드르 진첸코와 카일 워커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으며, 아이메릭 라포르테와 주장 콤파니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https://www.buildlineup.com/맨시티는 초반 레스터의 단단한 수비에 이은 효과적인 역습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30분경까지 맨시티는 슈팅 숫자에서 3-4로 레스터보다 1회 더 적었다. 맨시티는 리버풀과 치열한 우승 경쟁 중이었기에 이 경기 승리가 절실했다. 만약 이 경기에서 무승부에 그칠 경우 리버풀에게 승점 2점 차 2위에 그치면서 자력 우승이 불가능해지는 실정이었다.
이에 맨시티는 30분경을 기점으로 베르나르두를 중심으로 파상공세에 나섰다. 30분경부터 60분경까지 30분 사이에 무려 13회의 슈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맨시티는 31분경, 귄도간의 코너킥을 아구에로가 헤딩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이는 골대를 강타한 다음 골 라인을 넘어가기 직전 레스터 수문장 카스퍼 슈마이켈이 쳐내면서 아쉽게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다급해진 맨시티는 후반 12분경, 포든을 빼고 측면 공격수 르로이 사네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공격 강화에 나섰다.
맨시티가 연이은 득점 찬스를 놓치자 도리어 레스터에게 역습 기회가 나왔다. 하지만 맨시티는 후반 17분경, 레스터 중앙 수비수 해리 매과이어의 기습적인 드리블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의 중거리 슈팅이 골대를 살짝 빗겨나가면서 실점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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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던 후반 25분경, 맨시티가 귀중한 선제골을 넣는 데 성공했다. 골의 주인공은 간판 공격수 아구에로도, 에이스 스털링과 베르나르두도, 베테랑 공격형 미드필더 다비드 실바도, 교체 출전한 사네도 아닌 수비수 콤파니였다. 라포르테의 패스를 받은 콤파니는 볼을 끌고 가다 30미터 가까이 되는 먼 지점에서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중거리 슈팅이었다. 콤파니는 선수 경력을 통틀어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골을 넣은 적이 없었다. 이에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콤파니가 슈팅하려던 찰나 '슛 하지마!'라고 마음 속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콤파니는 똑똑했다. 내 생각을 다르지 않았지만 정말 대단한 골이었다"라며 놀라움을 표했다. 스털링 역시 SNS 계정을 통해 콤파니가 중거리 슈팅을 쏘는 순간 본인의 얼굴이 나온 사진을 게재하면서 "내 얼굴이 '안 돼. 비니(콤파니 애칭) 왜 슈팅을 때리려고 그래'라고 외치고 있다. 이 얼마나 멋진 골인가. 놀라운 주장이다"라고 글을 남겼다.
콤파니의 골과 함께 리드를 잡은 맨시티는 후반 42분경, 아구에로를 빼고 또 다른 공격수 가브리엘 제수스를 교체 출전시킨 데 이어 경기 종료 직전 다비드 실바 대신 수비수 존 스톤스를 투입하며 잠그기에 나섰다. 결국 양 팀의 승부는 1-0, 맨시티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GOAL콤파니는 맨시티 황금기의 시작을 알린 영입이었다. 2008년 여름, 함부르크에서 맨시티로 이적해온 그는 정확하게 10시즌을 뛰면서 맨시티의 EPL 3회 우승(2011/12, 2013/14, 2017/18)을 비롯해 리그 컵 4회 우승(2013/14, 2015/16, 2017/18, 2018/19)과 커뮤니티 실드 2회 우승(2012, 2018), 그리고 2010/11 시즌 FA컵 우승을 선사하면서 총 10개의 우승 트로피를 선사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2011/12 시즌, 맨시티 주장직에 오르는 영예를 얻었다. 그가 주장에 부임하면서 맨시티의 EPL 우승도 시작됐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도 그는 골 숫자 자체는 많지 않지만 중요 순간마다 골을 넣는 습성이 있다. 실제 그는 이번 레스터전 골에 힘입어 맨시티 소속으로 공식 대회 통산 20골(EPL 18골, 리그 컵 1골, 챔피언스 리그 1골)을 정확하게 채웠는데, 2011/12 시즌 EPL 36라운드에서 당시 1위였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헤딩 결승골(1-0 승)을 넣으며 맨시티의 1위 탈환을 이끌어냈다(승점 동률이었으나 골득실에서 맨시티가 앞섰다). 결국 맨시티는 퀸즈 파크 레인저스와의 최종전에서 인저리 타임에 터져나온 에딘 제코와 아구에로의 릴레이 골로 극적인 3-2 역전승을 거두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EPL 역대 가장 기적같은 역전 우승 중 하나로 뽑히고 있다. 맨시티의 감격적인 첫 EPL 우승은 이렇듯 드라마처럼 쓰여졌다.
이어서 그는 리버풀에 근소하게 앞서면서 1위를 달리고 있었던 2013/14 시즌 웨스트 햄과의 최종전에서도 후반 4분경, 추가골을 넣으며 2-0 승리에 기여했다. 결국 맨시티는 리버풀을 승점 2점 차로 제치고 구단 역대 2번째 EPL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그는 2017/18 시즌 아스널과의 리그 컵 결승전에서도 후반 13분경, 팀의 2번째 골을 넣으면서 3-0 대승에 일조했다.
콤파니가 맨시티에서 기록한 EPL 18골 중 절반에 해당하는 9골이 31라운드 이후에 기록한 것이다. 이는 그가 결정적인 순간에 얼마나 강한 지를 보여주는 지표이다. 주장인 그가 위기의 순간마다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솔선수범하면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맨시티도 황금기를 구가할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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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그는 고질적인 근육 통증으로 인해 EPL 16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그가 나온 경기에서 맨시티는 15승 1무 무패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시즌 막판 맨시티가 파죽의 EPL 13연승을 달리면서 리버풀과 치열한 우승 경쟁 속에서도 1위를 유지할 수 있는 건 콤파니의 리더십 덕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특히 레스터전 결승골은 이번 우승 레이스에 있어 가장 결정적인 골이다. 게다가 이는 맨시티가 이번 시즌 이티하드 스타디움 홈에서 치러진 공식 대회 100호 골이었기에 한층 의미가 있었다. 이것이 바로 콤파니가 맨시티의 영원한 주장이자 살아있는 전설인 이유이다.
과르디올라 "그는 지난 10년 사이에 맨시티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들 중 하나였다. 이 팀은 그와 같은 선수들 덕에 이루어질 수 있었다. 그는 진정한 수비수이고, 단순히 이번 골만이 아니라 많은 순간들에 있어 이 팀의 리더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