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라치오 핵심 미드필더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가 인테르 상대로 공수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2-1 역전승을 견인했다.
이번 시즌 세리에A는 유벤투스와 인테르, 라치오 3파전 속에서 우승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전 라운드였던 세리에A 23라운드 기준 인테르와 유벤투스가 승점 54점으로 동률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골득실에서 1위와 2위(인테르 +28, 유벤투스 +21)를 나란히 차지하고 있었고, 라치오(승점 53점)가 승점 1점 차로 바짝 추격 중에 있었다. 더 흥미로운 점은 바로 라치오가 골득실에선 +33으로 세리에A 전체 1위라는 데에 있었다.
당연히 이번 라치오와 인테르의 세리에A 24라운드 경기는 우승 판도가 정해질 중요한 경기로 축구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결과부터 먼저 얘기하도록 하겠다. 라치오가 2-1 역전승을 거두면서 2위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반면 인테르는 라치오에게 패하면서 3위로 내려앉았다. 유벤투스는 라치오와 인테르 경기가 열리기 전에 있었던 브레시아전에서 2-0으로 승리하면서 1위를 탈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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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두 팀간의 경기답게 내용 자체는 백중세였다. 슈팅 숫자에선 라치오가 11대10으로 하나 더 많았을 뿐이었고, 점유율에선 51.5대49.5로 인테르가 근소하게 우위를 점했다. 코너킥은 6대6으로 동률이었다. 거의 모든 경기 관련 스탯들에서 어느 한 팀이 특별히 우위를 점하고 있는 요소는 찾기 힘들 정도였다.
이렇듯 팽팽한 경기에 균열을 가져온 선수는 다름 아닌 만능 미드필더 밀린코비치-사비치였다. 그는 공수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2-1 역전승에 있어 중추 역할을 담당했다.
이는 기록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볼터치 84회로 라치오 선수들 중 중앙 수비수 스테판 라두(86회)에 이어 2번째로 많았다. 슈팅은 간판 공격수 치로 임모빌레와 함께 팀 내에서 가장 많은 3회를 시도해 2회를 유효 슈팅으로 가져갔다. 이에 더해 드리블 돌파 2회와 키패스 1회, 크로스 3회를 기록했고, 볼경합은 무려 25회에 달했으며, 공중볼 획득은 7회로 독보적인 1위였다.
그는 경기 시작 8분 만에 골키퍼가 나온 걸 보고 다소 먼거리였음에도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이는 비록 골대를 강타하면서 아쉽게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으나 인테르의 간담을 서늘케 하기엔 충분한 선전포고와도 같은 슈팅이었다.
하지만 정작 선제골을 넣은 건 인테르였다. 인테르는 전반 종료 2분을 남기고 오른쪽 윙백 안토니오 칸드레바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토마스 스트라코샤 골키퍼가 펀칭으로 쳐낸 걸 왼쪽 윙백 애슐리 영이 리바운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이대로 전반전은 1-0, 인테르의 리드 속에서 막을 내렸다.
다행히 라치오는 후반 초반 골을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5분경 라치오 플레이메이커 루이스 알베르토가 로빙 패스를 올린 걸 인테르 수비수 밀란 슈크리니아르가 걷어낸다는 게 빗맞으면서 뒤로 흘렀고, 이를 밀린코비치-사비치가 임모빌레에게 헤딩 패스를 연결하자 뒤늦게 커버를 들어온 또다른 인테르 수비수 스테판 데 브라이가 급하게 수비에 들어오다가 파울을 범한 것. 결국 임모빌레는 본인이 얻어낸 페널티 킥을 차분하게 넣었다. 밀린코비치-사비치의 높이와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은 집중력이 페널티 킥을 이끌어냈다고 봐도 무방했다.
역전 결승골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밀린코비치-사비치였다. 후반 24분경 코너킥 공격 상황에서 밀린코비치-사비치가 헤딩으로 떨구어준 걸 라치오 왼쪽 윙백 아담 마루시치가 논스톱 슈팅으로 가져갔다. 이를 인테르 수비형 미드필더 마르셀로 브로조비치가 골 라인 바로 앞에서 육탄 방어로 막아냈으나 혼전 상황에서 인테르 미드필더 마티아스 베시노가 걷어낸 걸 밀린코비치-사비치가 잡아서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천금같은 골을 성공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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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해진 인테르는 후반 32분경 브로조비치를 빼고 공격형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교체 출전시키며 공격 강화에 나섰다. 하지만 라치오는 안정적인 수비에 더해 효과적인 역습으로 인테르를 괴롭혔다. 밀린코비치-사비치는 경기 종료 3분을 남기고 에릭센으로부터 소유권을 뺏어온 후 연속 트래핑으로 수비 한 명을 더 제치는 여유를 보였다. 이대로 경기는 라치오의 2-1 역전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에 시모네 인자기 라치오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밀린코비치-사비치는 언제나 팀을 위해 헌신하는 선수다. 오늘은 결승골을 넣었지만 그는 골을 넣지 못한 경기들에서도 항상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라치오는 밀린코비치-사비치의 활약 속에서 승리하면서 승점 56점과 함께 구단 역대 24라운드 기준 최다 승점 기록을 수립하는 데 성공했다. 종전 기록은 1998/99 시즌 승점 51점으로 당시 라치오는 구단 역사상 마지막으로 세리에A 우승을 차지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라치오는 이미 지난 라운드에 수립했던 구단 역대 세리에A 최다 경기 연속 무패 기록(18경기 무패)을 19경기(15승 4무)로 연장하면서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현 시점 세리에A에서 가장 기세가 좋은 팀은 단연 라치오이다. 라치오가 20년 만에 다시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한다면 그 중심엔 분명 밀린코비치-사비치가 위치하고 있을 것이다.
밀린코비치-사비치 "우리의 목표는 챔피언스 리그 진출이지만 우리가 끝까지 위에 있다면 스쿠데토(세리에A 우승 방패)를 차지하지 말란 법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