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번리와의 경기에서 '주포' 마커스 래쉬포드의 부상 공백을 드러내면서 0-2 완패를 당했다.
맨유가 올드 트래포드 홈에서 열린 번리와의 2019/20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24라운드에서 졸전 끝에 0-2 완패를 당했다.
이 경기에서 맨유는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앙토니 마르시알이 최전방 원톱으로 나선 가운데 후안 마타를 중심으로 다니엘 제임스와 안드레아스 페레이라가 좌우에 서면서 이선 공격 라인을 형성했다. 네마냐 마티치와 프레드가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구축했고, 브랜던 윌리엄스와 아론 완-비사카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으며, 해리 매과이어와 필 존스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골문은 언제나처럼 다비드 데 헤아 골키퍼가 지켰다.

경기는 시종일관 맨유의 주도 속에서 이루어졌다. 실제 맨유는 점유율에서 번리에 72대28로 압도했고, 슈팅 숫자에선 24대5로 5배 가까이 많았다.
문제는 마무리에 있었다. 맨유는 많은 슈팅을 시도했음에도 결정력에서 문제를 드러내면서 유효 슈팅이 전체 슈팅의 29% 정도 밖에 되지 않는 7회가 전부였다. 그마저도 유효 슈팅의 대다수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는 슈팅이었다. 그나마 닉 포프 번리 골키퍼가 선방했다고 할 수 있는 건 31분경 제임스의 헤딩 슈팅과 74분경 마르시알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전부였다. 나머지는 모두 선방이라고 하기엔 민망한 슈팅이었다.
주요 뉴스 | "[영상] 카타르 조직위원장 "월드컵 준비 문제 없다""
맨유 무득점에 있어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 선수는 다름 아닌 원톱 공격수 마르시알이다. 그는 이 경기에서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5회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끝내 골을 넣는 데에는 실패했다. 그 중에서도 두 번의 슈팅 찬스가 유난히 아쉬웠다.
먼저 마르시알은 15분경 골문 앞에서 완-비사카의 날카로운 땅볼 크로스를 슬라이딩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빗맞으면서 골대를 크게 벗어났다. 이어서 33분경엔 마티치의 전진 패스를 받으면서 골문 앞에서 절호의 득점 기회를 맞이했으나 볼 터치를 두 번이나 가져가는 바람에 뒤늦게 커버를 들어온 번리 측면 수비수 찰리 테일러의 태클에 저지되고 말았다. 이는 분명 논스톱 내지는 터치 한 번으로 간결하게 슈팅을 가져갔어야 했던 상황이었다.
페레이라는 무모한 중거리 슈팅으로 탄식을 자아냈다. 43분경 오른발 감아차기 중거리 슈팅은 골대를 크게 넘어갔고, 곧바로 1분 뒤에 다시 시도한 왼발 중거리 슈팅은 주발이 아니다 보니 제대로 힘이 실리지 않으면서 골키퍼에게 쉽게 저지됐다. 페레이라는 출전 선수들 중 마르시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4회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유효 슈팅은 1회가 전부였다.
주요 뉴스 | "[영상] 언변의 마술사 무리뉴의 첫 기자회견"
그 외 베테랑 미드필더 마타 역시 실망스럽긴 매한가지였다. 특히 마타는 28분경 완-비사카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가져가려다가 헛발질을 하면서 디딤발 맞고 나가는 촌극을 연출했다.
반면 번리는 적은 찬스 속에서도 5번의 슈팅 중 유효 슈팅 2번을 가져갔고, 이를 모두 골로 연결시키는 뛰어난 결정력을 자랑했다. 특히 번리 공격수 제이 로드리게스의 2번째 골은 각도가 없는 지점에서 때린 환상적인 골이었다.
무엇보다도 번리의 공격에는 확실한 패턴이 있었다. 먼저 번리는 24분경 중앙 미드필더 애슐리 웨스트우드의 간접 프리킥을 중앙 수비수 벤 미가 헤딩으로 떨구어주었고, 이를 최전방 공격수 크리스 우드가 헤딩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아슬아슬하게 골대를 지나갔다. 이어서 38분경, 이번에도 또다시 웨스트우드의 간접 프리킥을 벤 미가 헤딩으로 떨구어준 걸 우드가 왼발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번리가 먼저 앞서나가는 데 성공했다. 거의 똑같은 방식의 약속된 플레이로 두 번의 시도 만에 선제골을 넣은 번리이다. 이는 역으로 말하면 똑같은 패턴에 당한 맨유 수비수들이 안일했다고 할 수 있겠다.
안 그래도 맨유는 래쉬포드의 부재가 상당히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래쉬포드는 14골로 맨유 선수들 중 최다 골을 기록 중에 있었다. 특히 래쉬포드는 올드 트래포드 홈에서 유난히 강한 면모를 보이는 선수이다. 실제 그는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 부임 이래로 EPL 홈 경기에서 13골을 넣으며 맨유 선수들 중 가장 많은 골을 기록 중에 있었다. 공교롭게도 2위 역시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폴 포그바(8골)이고, 공동 4위는 이번 시즌 시작 전에 인테르로 이적한 로멜루 루카쿠(3골)이다.
그럼에도 홈에서, 그것도 맨유와의 경기가 있기 전까지 14위로 하위권에 있었던 번리에게 0-2로 패한 건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러하기에 솔샤르 감독조차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패인은 우리가 경기를 잘 하지 못해서다. 번리는 득점 기회를 살렸고,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 당연히 실망스럽다. 번리가 이길 자격이 있는 경기였다"라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영국 현지 언론들은 맨유가 래쉬포드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겨울 이적시장에서 공격수 영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현재 맨유에서 최전방을 소화할 수 있는 공격수는 마르시알과 이제 만 18세에 불과한 메이슨 그린우드 둘 밖에 없다. 측면 공격수도 제임스와 마타, 그리고 굳이 따지자면 제시 린가드와 안드레아스 페레이라가 전부이다. 문제는 린가드는 2019년부터 1년 넘게 EPL에서 단 하나의 골은 고사하고 도움도 올리지 못하고 있고, 페레이라는 중앙 미드필더 역할을 주로 수행하는 선수다.
즉 맨유에게 있어 공격 자원 추가 보강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다만 공격 자원 추가 보강 이전에 마르시알을 비롯한 기존 공격 자원들도 지금보다 더 향상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맨체스터 이브닝 축구 선임기자 타이런 마샬 역시 "마르시알이 래쉬포드 부재 기간 동안 맨유의 진정한 9번이라는 걸 입증할 필요가 있다"라며 분발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