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마츠 훔멜스를 영입하면서 수비 강화에 성공했다. 결국 도르트문트 수뇌진들은 이성과 감정 사이에서 이성을 선택하는 강수를 던졌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적이다. 2016년 여름, 도르트문트 팬들에게 큰 상처를 남기고서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훔멜스가 3년 만에 다시 돌아온 것.
훔멜스가 누구인가? 바이에른 유스 출신으로 쟁쟁한 선배들에게 밀려 자리를 잡지 못하자 2008년 1월, 도르트문트에 입단한 그는 8년 6개월 동안 뛰면서 세계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2014/15 시즌부터는 팀의 주장직을 수행하고 있었다. 도르트문트 팬들은 비록 바이에른 유스 출신이더라도 도르트문트가 키워낸 선수라는 자부심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그 스스로 여러 차례 언론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을 버린 바이에른에 대한 적대심을 드러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팀 주장임에도 팬들의 만류를 뒤로 하고 2016년 여름,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면서 바이에른으로 떠났다. 자연스럽게 그에겐 배신자라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훔멜스의 이적료 역시 논란에 오르내리고 있다. 도르트문트는 전성기의 훔멜스를 3500만 유로(한화 약 460억)의 이적료에 판매했다. 그리고 전성기에서 살짝 내려온 훔멜스를 옵션 포함 판매가보다 더 비싼 금액인 3800만 유로(한화 약 500억)에 영입했다. 옵션을 뺀 금액만 따지더라도 3050만 유로(한화 약 401억)로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에 해당한다. 이 점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상당히 많이 흘러나오고 있다.
당연히 그의 복귀는 많은 갑론을박을 몰고 왔다.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도 훔멜스 도르트문트 복귀를 찬성하는 목소리가 54%였고, 반대하는 목소리도 46%로 비등비등했다. 그럼에도 도르트문트가 훔멜스 영입을 단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2018/19 시즌 도르트문트에서 중앙 수비수 역할을 수행한 4명의 선수들 평균 연령이 만 22세로 상당히 어린 편에 속했다(마누엘 아칸지 만 23세, 아브두 디알로 만 23세, 율리안 바이글 만 23세, 단-악셀 자가두 만 20세). 이로 인해 도르트문트 수비진들은 승부처에서 경험 부족을 드러내면서 무너지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것이 도르트문트가 한 때 바이에른 뮌헨보다 승점 9점 차의 큰 우위를 점했음에도 막판 역전 우승을 허용한 주된 이유였다. 특히 31라운드 샬케와의 레비어 더비에서 먼저 골을 넣고도 2명이나 퇴장을 당하면서 2-4로 역전패를 당한 데 이어 32라운드 베르더 브레멘 원정 경기에서 전반전에 2-0으로 앞섰음에도 후반 연이은 수비 실수로 2-2 무승부에 그친 게 가장 대표적인 예시들이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도르트문트는 어린 수비수들을 다잡아줄 수 있는 경험있는 수비수가 필요했다.
둘째, 마르코 로이스를 제외하면 리더십을 가진 선수가 부족했다. 무엇보다도 위닝 멘탈리티가 중요했다. 훔멜스는 과거 도르트문트와 바이에른, 그리고 독일 대표팀에서 뛰면서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을 비롯해 총 12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는 도르트문트 팀내 개인 통산 최다 우승에 해당한다(마리오 괴체가 11회 우승으로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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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지난 시즌 도르트문트의 경기당 공중볼 획득 횟수는 14회로 분데스리가 18개 팀 들 중 17위에 해당했다. 게다가 팀내 가장 공중볼을 많이 획득한 선수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인 우카쉬 피슈첵(경기당 3.1회)일 정도로 중앙 수비수들이 공중볼에 약한 면을 드러냈다. 아칸지(1.8회)와 디알로(1.8회)는 물론 바이글(1.1회) 역시 경기당 2개 미만의 공중볼을 획득하는 데에 그치고 있었다.
하지만 훔멜스는 경기당 공중볼 획득 횟수가 4회로 분데스리가 전체 선수들 중 공동 6위에 해당한다. 중앙 수비수들 중에선 마크-올리버 켐프(5회, 슈투트가르트)와 빌리 오르반(4.8회, RB 라이프치히) 다음으로 많다. 가장 대표적인 장면이 바로 2019년 4월 6일 바이에른과 도르트문트의 데어 클라시커에서 드러났다. 당시 훔멜스는 코너킥 공격 상황에서 10분경, 타점 높은 헤딩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으며 5-0 대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Getty Images이런 점을 고려하면 훔멜스의 영입은 도르트문트의 약점을 메우는 퍼즐조각과도 같은 영입이라고 할 수 있다. 훔멜스처럼 경험이 많고, 제공권도 갖추었으면서 도르트문트 팀 문화와 전술을 잘 이해하는 선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훔멜스의 실력이 크게 떨어진 것도 아니다. 물론 최전성기를 구가하던 시기와 비교하면 살짝 하향세를 타고 있긴 하지만 그는 2018/19 시즌 역시도 분데스리가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으로 군림하고 있었다. 실제 독일 키커지에서 매시즌 전반기와 후반기에 포지션별 선수 순위를 책정하는 '랑리스테(Rangliste)'라는 걸 발표하는데 훔멜스는 중앙 수비수 부문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물론 훔멜스에게도 약점이 없는 건 아니다. 훔멜스의 가장 큰 약점은 바로 느린 발에 있다. 이는 훔멜스가 바이에른을 떠나게 된 근본적인 원인과도 연결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니코 코바치 바이에른 감독은 발빠른 선수를 선호한다. 실제 코바치 감독은 과거 인터뷰에서 "지금은 빠른 물고기가 느린 물고기를 잡아먹는 시대이다. 요즘 유행은 명백히 기술과 스피드를 겸비한 선수들에게로 향하고 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코바치는 2018/19 시즌 초반에도 훔멜스를 주전에서 내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제롬 보아텡이 헤르타 베를린과의 분데스리가 6라운드 경기(2018년 9월 28일)와 아약스와의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2차전(2018년 10월 2일)에 연달아 대형 실수를 저지르자 훔멜스를 주전으로 기용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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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바이에른은 뤼카 에르난데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벤자맹 파바르(슈투트가르트)를 영입하면서 훔멜스를 주전으로 활용하지 않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뤼카와 파바르는 프랑스 대표팀에선 좌우 측면 수비수로 뛰고 있을 정도로 코바치 입맛에 맞는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고 있다.
당연히 독일 현지 언론들은 훔멜스가 바이에른을 떠난 이유에 대해 코바치 감독이 더 이상 주전으로 쓸 계획이 없다고 얘기했기 때문이었다고 보도하고 있다. 한스 요아힘 바츠케 도르트문트 CEO는 "훔멜스가 원한 이적이었기에 가능했다"라고 밝혔다.
Bayern & Germany코바치 감독과는 달리 루시앵 파브르 도르트문트 감독은 발이 느린 수비수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줄 아는 인물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와 니스에서 파브르 감독과 함께 했던 브라질 대표팀 출신 수비수 단테이다. 단테가 선수 경력을 통틀어 가장 좋은 시즌을 보낸 시기가 파브르 감독과 함께 한 시기(2009-2012 묀헨글라드바흐, 2016-2018 니스)와 맞물린다는 점은 분명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것이 도르트문트 수뇌진들이 팬들의 반대 여론이 제법 강한 편임에도 훔멜스 영입을 단행한 이유이다. 조금 자존심이 상하더라도 훔멜스만 영입한다면 분데스리가 우승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즉 감정보다는 이성을 선택한 도르트문트 수뇌진들이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찬성표도 50%였으나 반대표도 50%였기에 분명 훔멜스는 위험요소가 있는 영입이라고 할 수 있다. 성난 팬심을 달래는 데에 있어 우승 트로피만한 것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