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첼시 감독 마우리치오 사리가 애제자 곤살로 이과인을 마침내 임대로라도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첼시가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유벤투스 소속으로 AC 밀란에서 임대로 뛰고 있는 세리에A 정상급 베테랑 공격수 이과인 임대 영입을 발표했다. 임대비는 6개월 기준 900만 유로(한화 약 116억)이고, 1년 임대 연장 시 추가 임대료 1800만 유로(한화 약 231억)를 지불해야 한다. 완전 영입 금액은 3600만 유로(한화 약 462억)이다. 이와 함께 첼시는 팀의 가장 큰 약점을 메우는 데 성공했다.
이번 시즌 첼시의 약점은 바로 믿을 만한 정통파 공격수가 없다는 데에 있었다. 알바로 모라타와 올리비에 지루를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사리 감독과 전술적으로 궁합도 맞지 않았던 데다가 득점 부진까지 보이면서 골치거리로 작용했다. 결국 사리 감독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16라운드를 기점으로 왼쪽 측면 공격수 에당 아자르를 '가짜 9번(False 9: 정통파 공격수가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나 측면 미드필더 같은 다른 포지션 선수가 최전방 원톱에 서는 걸 지칭)'으로 활용하기에 이르렀다.
문제는 아자르 가짜 9번 전술은 임시방편에 불과했다는 데에 있다. 아자르는 정통파 공격수가 아니었던 탓에 페널티 박스 안에 위치하고 있기 보다는 본인이 직접 드리블로 돌파하는 걸 즐겼다. 게다가 아자르가 173cm의 단신에 제공권에도 능하지 않은 선수였기에 설령 크로스를 올리더라도 받아줄 선수가 없었다. 특히 아스널과의 경기에선 유효 슈팅 1회에 그치는 졸전을 보였다. 이에 영국 공영방송 'BBC'의 EPL 경기 리뷰 프로그램 'MOTD'에선 첼시 공격 시 페널티 박스 안에 선수가 없다는 지적을 수차례에 걸쳐서 반복적으로 비판했다.
BBC MOTD아자르의 최전방 배치는 첼시 전체 공격진 운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아자르가 최전방에 서면서 첼시의 정통 측면 공격수 자원은 윌리안과 페드로, 그리고 유스 출신 칼럼 허드슨-오도이 3명 밖에 남지 않게 됐다. 이전까지 첼시는 아자르가 왼쪽 측면에서 고정되어 뛰는 가운데 상대 팀 전술 특성에 따라 윌리안과 페드로를 맞춤형으로 번갈아 가면서 활용할 수 있었다. 게다가 벤치에도 확실한 공격 무기 하나를 보험으로 가지고 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아자르 가짜 9번 보직 변경 이후로는 첼시 스리톱 자원이 매번 아자르를 중심으로 윌리안과 페드로가 고정적으로 선발 출전해야 했고, 벤치에는 만 18세에 불과한 경험이 부족한 오도이가 대기하는 모양새였다. 게다가 부상자라도 발생한다면 연쇄적으로 문제가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제 이과인이 오면서 첼시는 사리 감독이 신뢰할 수 있는 정통파 공격수를 보유하게 됐다. 이미 둘은 2015/16 시즌, 나폴리에서 함께 한 바 있다. 당시 이과인은 35경기에 출전해 무려 36골을 넣으며 세리에A 역사상 한 시즌 최다 골이라는 신기록을 수립했다. 사리가 나폴리 데뷔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낼 수 있었던 데에는 이과인의 공이 가장 컸다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이과인이 선수 경력에 있어 최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사리의 전술이 크게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 즉 둘은 서로에게 있어 가장 잘 맞는 조합인 셈이다.
게다가 이과인을 영입하면서 아자르를 왼쪽 측면으로 다시금 이동시킬 수 있게 됐다. 오른쪽 측면은 다시금 윌리안과 페드로가 상대팀에 따라 돌아가면서 선발 출전할 예정이다. 장기 레이스를 치르는 데 있어서도 공격진 로테이션에 여유를 가지게 된 첼시다.
다만 불안요소가 없는 건 아니다. 먼저 이과인은 2015/16 시즌 36골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6/17 시즌엔 유벤투스에서 세리에A 24골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 시즌엔 16골에 그쳤다. 심지어 이번 시즌엔 15경기에 출전해 6골 밖에 넣지 못한 이과인이다. 즉 시즌이 거듭될수록 득점 수치가 떨어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EPL 리그 적응 문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과인은 기본적으로 몸싸움을 즐기는 공격수가 아니다. 거친 수비에 관대한 EPL에선 고전할 위험성이 충분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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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이번 시즌 사리와 함께 나폴리에서 첼시로 넘어온 후방 플레이메이커 조르지뉴에게서 발생한 문제점과도 연결되는 부분이다. '사리볼(후방 플레이메이커 중심으로 빌드업을 강조하면서 패스 축구를 구사하는 사리 전술을 지칭함)'의 핵심인 조르지뉴는 시즌 초중반만 하더라도 EPL 선수들 중 최다 패스를 기록하면서 주가를 높였다. 하지만 에버턴과의 12라운드에서 약점이 간파된 이후 상대팀에게 집중 공략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제 첼시를 상대하는 팀들은 하나 같이 활동량이 많은 선수를 공격형 미드필더에 배치해 조르지뉴 전담 마크를 시키고 있다. 후방 빌드업의 키를 잡고 있는 조르지뉴가 막히면서 첼시는 자연스럽게 득점력이 떨어졌을 뿐 아니라(실제 첼시는 11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27득점으로 경기당 2.45골을 넣었으나 이후 12경기에서 13득점에 그치며 경기당 1.08골을 기록하고 있다) 수비적으로도 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조르지뉴 자체가 스피드가 떨어지는 데다가 몸싸움에도 약하고, 무엇보다도 포백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기에 가로채기를 당할 시 시 곧바로 실점 위기로 직면하는 문제가 발생한 것.
이과인에게도 조르지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만약 이과인마저도 첼시 공격의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면 사리볼 자체가 붕괴될 위험성이 충분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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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현 시점에서 이과인만큼 검증된 공격수도 없다. 이과인은 레알 마드리드 소속이었던 2008/09 시즌을 시작으로 무려 10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리 수 골을 득점했다. 심지어 장기 부상으로 시즌 절반 밖에 소화하지 못한 2010/11 시즌에도 10골을 넣은 이과인이었다. 이과인의 세리에A 통산 득점은 117골로 그가 나폴리에 입단한 2013/14 시즌을 기준으로 따지면 세리에A 최다 골에 해당한다(2위는 인테르 주장 마우로 이카르디오 109골). 게다가 사리 전술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선수이기에 리그 적응 문제만 없다면 시너지 효과를 통해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이과인은 사리 감독에게 있어 최종병기나 마찬가지다. 만약 이과인마저 불발탄이 된다면 사리 역시 첼시에서 경질 수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둘은 서로에게 있어 운명공동체와도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