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텔리, 인종차별 야유에 분노... "부끄러운 줄 알아라!"

댓글 (0)
Mario Balotelli
Getty Images
발로텔리 "나에게 원숭이 울음소리를 낸 사람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라"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이탈리아 대표팀 공격수 마리오 발로텔리가 인종차별 야유에 분노를 표출했다.

이제 어느덧 21세기에 접어든 지도 20년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이탈리아에선 인종차별 야유와 관련된 이슈들이 그칠 줄을 모르고 있다.


주요 뉴스  | "​[영상] 피구, "음바페는 호날두, 호나우두의 10대 때와 동급""

가장 최근만 하더라도 로멜루 루카쿠가 지난 9월 2일, 칼리아리 원정에서 인종차별 야유에 시달리자 정작 인테르 서포터 그룹 '쿠르바 노르드(Curva Nord)'에서 성명서를 통해 "칼리아리에서 일어난 일이 인종차별이라 생각해서 유감이다. 인종차별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아니다. 이탈리아에서 우리 팀을 돕고, 상대를 방해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된다"며 "우리도 자주 쓰는 응원 방식이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인종차별 주의자가 이나며, 칼리아니 팬들도 인종차별 주의자가 아니다"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적팀이었던 칼리아리 팬들이 인종차별 야유를 한 것 자체도 잘못된 일인데 정작 루카쿠 편을 들어야 하는 인테르 서포터들마저 해당 사건에 대해 단순 야유로 치부하는 등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인종차별과 관련한 이탈리아 축구 팬들의 인식 자체가 상당히 크게 떨어진다는 걸 방증한다고 할 수 있겠다. 심지어 '톱칼치오24' 축구 해설위원 루치아노 파시라니조차 "루카쿠와 일대일로 싸우면 이길 수 없다. 죽게 된다. 하지만 바나나 10개를 준다면 괜찮을 수도 있다"라며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

루카쿠 야유 사건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지난 10월 20일, AS 로마와 삼프도리아의 경기에서 로마 원정 팬들이 삼프도리아 수비수 비에이라를 향해 원숭이 구호를 외치며 인종차별적인 야유를 퍼부었다. 이에 비에이라는 "인종차별 구호를 들었지만 이에 대해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라고 답답한 심정을 호소했다.


주요 뉴스  | "​[영상] Goal 50 1위 모드리치 "챔스 4연속 우승 도전할 것""

이렇듯 유난히 이탈리아 세리에A 에서 인종차별 이슈가 자주 발생하자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직접 나섰다. 그는 "인종차별 행위에 대해서는 교육 및 징계 등의 방식으로 싸워야 한다. 축구든 사회든 인종차별 행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매우 심각한 일이다. 영국에서처럼 인종차별 행위에 확실하게 벌금을 내리거나 인종차별 행위에 대한 비난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그들이 멈출 때까지 싸워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이탈리아 세리에A 무대에서 또다시 인종차별 이슈가 발생했다. 이번 피해자는 바로 이탈리아 대표팀 공격수 발로텔리다.

현재 브레시아 소속인 발로텔리는 엘라스 베로나와의 세리에A 11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르기 위해 스타디오 마르칸토니오 벤테고디를 찾았다. 하지만 후반 9분경, 발로텔리가 상대 수비수들과 볼을 경합하던 과정에서 엘라스 베로나 팬들이 원숭이 울음소리를 내면서 야유를 쏟아내자 분을 참지 못해 볼을 관중석으로 걷어찬 것.

이에 주심은 인종차별과 관련한 규정에 따라 경기를 잠시 중단시킨 채 스피커를 통해 관중들에게 욕설을 중단할 것을 요청하면서 이 행위가 지속될 시 몰수패를 선언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고지했고, 브레시아와 베로나 선수들은 화난 발로텔리 달래기에 나섰다.

경기는 2-1 엘라스 베로나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발로텔리가 경기 종료 5분을 남기고 골을 넣었으나 승부를 뒤집기는 역부족이었다.

경기가 끝나자 발로텔리는 SNS를 통해 "내 모든 동료들은 물론 경기장 밖에서 나에게 연대의 목소리를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함을 표한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감사이다. 당신들은 인종차별이라는 진실을 외면하지 않는 진정한 사람이다"라며 고마움을 표하는 한편 "나에게 원숭이 울음소리를 낸 사람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가족과 지인들 앞에서 이런 행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정작 이반 유리치 베로나 감독은 "팬들은 그저 발로텔리를 조롱한 것이지 인종차별 야유는 하지 않았다. 나 역시 인종차별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관중들은 그저 노래로 야유한 것일 뿐이다"라고 항변했다.

베로나 사장 마우리치오 세티 역시 "우리는 그 어떤 소리도 듣지 못했다. 베로나 팬들은 열정적이지만 인종차별주의자들은 아니다. 인종차별 행위가 일어날 시엔 당연히 이를 규탄해야 하는 게 맞지만 일반화를 시키는 건 잘못된 일이다"라며 소견을 전하면서도 "어쩌면 2만명 팬들 중에 2, 3명이 인종차별 행위를 했을 수도 있다. 그러면 그들을 색출해 처별을 내릴 준비가 되어있다. 난 발로텔리를 만났고 혹시 그가 인종차별 야유를 들었다면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