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바이에른 뮌헨이 챔피언스 리그에서 연신 무서운 공격력을 과시하면서 다득점 경기를 가져가고 있다. 하지만 바이에른 수호신 마누엘 노이어의 뒷받침이 있기에 바이에른 필드 플레이어들이 마음 놓고 공격을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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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이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서 역대급에 해당하는 경이적인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실제 바이에른은 챔피언스 리그 10경기에서 42득점을 올리며 독보적인 팀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팀득점 2위는 파리 생제르맹으로 25골. 이는 바이에른 대비 6할 정도 밖에 되지 않는 팀득점이다.
심지어 챔피언스 리그 역사로 따져보더라도 바이에른보다 단일 시즌 더 많은 골을 넣은 팀은 1999/2000 시즌 바르셀로나(45득점)가 유일하다. 다만 당시엔 챔피언스 리그가 32강전만이 아닌 16강전도 조별 리그 형태로 치러졌기에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는 준결승전까지 무려 16경기를 소화했었다. 즉 바이에른의 경기당 팀득점이 무려 4.2골에 달하는 데 반해 1999/2000 시즌의 바르사는 경기당 2.8골 밖에 되지 않는다. 챔피언스 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공격력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당연히 바이에른의 결승 진출에 있어 간판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를 비롯해 토마스 뮐러와 세르지 그나브리 같은 공격 자원들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외 중앙 미드필더와 오른쪽 측면 수비수를 오가면서 정교한 킥으로 많은 도움을 양산하고 있는 요슈아 킴미히와 역동적인 오버래핑으로 상대 측면을 파괴하는 떠오르는 신성인 왼쪽 측면 수비수 알폰소 데이비스가 팬들의 찬사를 이끌어내고 있다.
하지만 바이에른이 막강 공격을 자랑할 수 있는 원동력에는 주장이자 수문장인 노이어의 숨은 공로가 있다는 걸 빼놓을 수 없다. 노이어가 있기에 바이에른은 좌우 측면 수비수는 물론 중앙 수비수까지도 라인을 높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이다.
바이에른은 바르사와의 8강전은 물론 올랭피크 리옹과의 준결승전에서도 라인을 상당히 높게 가져가면서 강도 높은 압박으로 상대를 괴롭혔다. 이를 통해 바이에른은 상대 진영에서 가로챈 후 곧바로 공격을 감행해 사방팔방에서 슈팅을 가져가면서 대량 득점을 이끌어냈다. 바르사전에선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킴미히가 1골 1도움을 올렸고, 왼쪽 측면 수비수 알폰소와 수비형 미드필더 레온 고레츠카도 사이 좋게 1도움씩을 기록했다. 킴미히는 리옹전에서도 2도움을 추가하면서 놀라운 득점 생산성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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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라인을 높게 가져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상대에게 뒷공간을 내주게 되는 위험요소가 있었다. 이로 인해 바이에른은 바르사전에선 중앙 수비수 다비드 알라바의 자책골에 더해 상대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에게 골을 허용하며 2실점을 기록했고, 리옹전에서도 경기 초반 상대의 위협적인 뒷공간 파고 들기에 흔들리는 문제점을 노출했다.
그럼에도 바이에른이 다소간의 위험요소를 감수하면서까지 수비 라인을 높게 가져가면서 공격 축구를 가동할 수 있는 건 바로 노이어라는 버팀목이 있기 때문이다. 노이어는 페널티 박스 바깥까지 커버하면서 상대의 뒷공간 침투를 가능한 선에서 제어하는 중책을 담당하고 있다.
이는 노이어의 히트맵을 보더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노이어는 바르사전은 물론 리옹전에서도 페널티 박스 바깥까지 나와서 볼을 터치하는 경이적인 커버 범위를 자랑했다(하단 히트맵 참조). 미리 위치를 선점해 저지하다 보니 상대 공격수 입장에선 자연스럽게 슈팅 각도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다.
OPTA가장 대표적인 장면이 바로 리옹전 경기 시작 4분 만에 터져나왔다. 리옹 중앙 미드필더 막상스 카케레가 바이에른 플레이메이커 티아고 알칸타라의 패스를 가로채고선 지체없이 스루 패스를 찔러주었다. 이를 리옹 에이스 멤피스 데파이가 빠른 스피드로 바이에른 수비 라인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고 들어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맞이했다. 하지만 노이어가 빠르게 각도를 좁히고 나왔기에 데파이는 접는 동작으로 노이어를 제쳐냈음에도 슈팅각이 부족해서 옆그물을 때리는 데에 만족해야 했다.
후반 초반에도 리옹은 바이에른 수비수 니클라스 쥘레가 볼을 걷어내는 과정에서 넘어지면서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맞이했다. 하지만 노이어가 뛰어난 판단력을 바탕으로 먼포스트에서 쇄도해 들어오는 카를 토코 에캄비의 움직임을 포착해 각도를 좁히고 나가면서 그의 슈팅을 다리로 선방해냈다.
바이에른전에서 리옹의 기대 득점(xG: Expected Goals의 약자로 슈팅 지점과 상황을 통해 예상 스코어를 산출하는 통계)은 1.5골에 달했다. 즉 최소 1골은 넣을 수 있었고, 반올림하면 2골도 가능했던 경기였다. 하지만 노이어가 적재적소에 페널티 박스 바깥까지 커버하면서 리옹의 공세를 사전에 차단했기에 슈팅 숫자는 9회가 전부였고, 유효 슈팅은 3회 밖에 되지 않았다. 바이에른이 무려 19회의 슈팅 중 8회를 유효 슈팅으로 가져갔음에도 기대 득점이 2.7골 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리옹 역시 전체 슈팅 숫자 대비 위협적인 장면들을 제법 만들어냈음을 확인할 수 있다.
Caley Graphics이것이 바로 노이어의 위엄이라고 할 수 있다. 노이어는 각도만 줄이는 방식으로 너무 쉽게 상대의 공격을 저지해냈다. 선방다운 선방은 위에서 언급한 에캄비 슈팅 선방이 유일했다. 심지어 전반전엔 단 하나의 유효 슈팅조차 기록하지 못했던 리옹이었다. 얼핏 보기엔 쉬워보이지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판단력을 갖춘 노이어이기에 가능한 골키핑이다. 괜히 그가 스위퍼 키퍼라의 대명사로 불리는 게 아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챔피언스 리그에서 75.8%의 선방률로 출전 선수들 중 최다인 5경기 무실점을 기록 중에 있다.
게다가 그는 정교한 킥을 바탕으로 후방 빌드업을 이끌면서 바이에른 공격의 기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바르사전에선 후반 3분경 환상적인 롱패스로 이반 페리시치의 슈팅을 이끌어냈다. 리옹전에선 후반 33분경 하프라인을 훌쩍 넘는 정교한 던지기로 필리페 쿠티뉴에게 패스를 연결하면서 슈팅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노이어의 챔피언스 리그 패스 성공률은 무려 88%로 어지간한 플레이메이커들 뺨칠 정도로 정교한 수치를 자랑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롱패스나 걷어내는 패스가 많을 수 밖에 없는 골키퍼 입장을 고려하면 상당히 경이적인 기록이 아닐 수 없다. 경기당 패스 성공 횟수 역시 34.1회로 골키퍼들 중에선 당당히 1위를 달리고 있다(2위는 슬라비아 프라하 골키퍼 온드레이 콜라르로 27.5회).
이제 바이에른의 결승전 상대는 PSG이다. PSG엔 경이적인 스피드를 상대로 수비 뒷공간을 파고 드는 데에 일가견이 있기로 정평이 난 킬리앙 음바페가 있고, 현란한 드리블로 수비 라인을 휘젓는 데 능한 네이마르가 있으며, 정교한 킥을 자랑하는 앙헬 디 마리아가 있다. 이들을 상대로 바이에른이 본인들의 방식대로 강도 높은 압박에 기반한 공격 축구를 구사하기 위해선 노이어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바이에른 CEO 내정자(2022년 1월부터 부임 예정)이자 과거 노이어의 선배격에 해당하는 독일이 자랑하는 전설적인 골키퍼 올리버 칸의 인터뷰 내용을 남기도록 하겠다. "노이어와 일대일 상황이 벌어지면 어떤 특별한 상황들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공격수들은 작아지기 마련이다. 노이어는 간단하게 말해 독특한 존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