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서호정 기자 = 리피 중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시리아와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A조 4차전에서 시리아에 1-2로 패하자 사임을 발표했다. 중국은 3차전에서 필리핀과 0-0 무승부를 기록한 데 이어 시리아에게 중립지역이 UAE 두바이에서 패했다.
경기 후 리피 감독은 "고액의 급여를 받고 있는 만큼 모든 책임을 지고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열정, 투지, 배짱 어느 것도 찾아볼 수 없다. 선수가 패배를 두려워하는데 감독이 제대로 일 할 수 없다”며 중국 축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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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언론들도 리피 감독의 사임은 결코 책임감 있는 행동이 아니라며 맹비난에 나섰다. 지난 1월 아시안컵 16강에서 탈락한 뒤 리피 감독은 사임 의사를 밝혔다. 당시 중국축구협회가 귀화 정책을 발표하며 대표팀 전력 향상안을 제시하자 복귀했지만 결국 1년도 안 돼 두번째 사임을 발표했다. 이번에는 중국축구협회도 반려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시나스포츠'를 비롯한 중국 주요 언론들은 “리피 감독은 중국 축구를 존경한 적이 있는가?”라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광저우 헝다와 인연을 맺으며 중국 축구에 입성한 리피 감독은 월드컵을 제패한 명장으로서 세계 최고의 대우를 받았다. 광저우에서는 수완을 발휘했고, 월드컵 본선 진출의 특명을 받고 250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으며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도중 팀을 맡았다.
그러나 리피 감독의 태도는 늘 논란이었다. 평소 슈퍼리그 참관은 찾아볼 수 없었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슈틸리케 감독이 이끌던 한국을 잡은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 최근에는 연말 휴가를 이유로 12월 한국에서 열리는 EAFF E-1컵(동아시안컵)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해 또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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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축구의 조롱거리가 된 귀화정책도 리피 감독이 중심이었다. 엘케손 등 순수 브라질 출신의 엘리트 선수들을 무분별하게 귀화시켜 대표팀에 합류시켰다. 2020년에는 6명의 브라질 선수들이 추가로 귀화해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 선수들 뒤에는 리피 감독과 에이전트인 그의 아들이 연관돼 있다는 의혹이 있었다. 실제로 엘케손은 귀화 발표 후 더 올라간 연봉을 받고 상하이 상강에서 광저우 헝다로 이적했다. 하지만 엘케손은 대표팀에서 예전만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는 중이다.
모든 판을 그려 놓고 떠나 버린 리피 감독의 행동은 무책임으로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중국축구협회는 루이스 필리페 스콜라리 감독 같은 이전에 인연이 있던 지도자와 접촉하며 불을 끄려고 하지만, 이미 중국 대표팀은 대혼란에 빠졌다. 모든 정책과 방향성은 손바닥 뒤집듯 하는 중국 축구가 또 어떤 방향으로 향하게 될 지는 누구도 짐작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