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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Utd는 새로운 ‘리즈 시절’을 꿈꾼다 [GOAL LIVE]

30라운드까지 치른 가운데 리그 2위…16년만에 프리미어리그 무대 밟을까

[골닷컴] 윤민수 기자 = 축구팬들이라면 ‘리즈 시절’에 대해 한 번 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현재 잉글랜드 EFL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뛰고 있는 리즈 유나이티드의 과거 프리미어리그 시절을 미화하는 뜻의 용어로, 최근에는 네티즌들 사이에서 축구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분야에서 ‘전성기’를 의미하는 용어로 쓰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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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유나이티드의 홈 구장 엘런드 로드. 사진 = 윤민수 기자)

리즈는 1919년 창단된 잉글랜드의 역사깊은 팀 중 하나로, 6, 70년대를 호령했던 전통의 강호다. 이 시기 리즈는 2번의 1부리그 우승과 1번의 유로피안 컵(현 UEFA 챔피언스리그의 전신) 준우승을 경험했다.

리즈의 최대 라이벌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요크 가문과 랭커스터 가문 사이의 왕위 쟁탈 때문에 일어났던 ‘장미 전쟁’에 빗대어 두 팀의 경기를 ‘로즈 더비’라고 칭하기도 한다. (리즈와 맨체스터는 각각 요크셔주와 랭커셔주 내에 위치해 있다. 또한 두 팀은 요크 가문과 랭커스터 가문의 상징과 동일한 색인 흰색, 붉은색 유니폼을 착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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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유나이티드의 홈 구장 엘런드 로드. 사진 = 윤민수 기자)

이후 리즈는 90년대에도 강팀으로 명성을 떨쳤다. 1991/92 시즌 팀 역사상 3번째 1부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2000년대 초반까지 계속해 프리미어리그 상위권을 유지했다.

특히 이 시기 에릭 칸토나, 지미 하셀바잉크, 조나단 우드게이트, 앨런 스미스, 리오 퍼디난드, 로비 킨, 제임스 밀너, 아론 레넌,     해리 키웰, 마크 비두카 등 이름만 대도 알 법한 스타 플레이어들이 활약하며 ‘리즈 시절’이라는 용어가 탄생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리즈는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프리미어리그 5위를 기록한 2000/01 시즌 이후 구단주의 불어난 대출 금액과 계속해 치솟는 선수들의 주급을 감당하지 못해 싼 가격에 주축 선수들을 이적시키기 시작했다.

다음 시즌 리즈는 리그 15위를 기록했고, 결국 2003/04 시즌 챔피언십으로 강등당하고 만다. 이후에도 부채 때문에 FA로부터 재정 파탄을 선고받고 승점 감점 징계까지 당한 리즈는 ‘수난 시대’를 겪기 시작한다. 창단 때부터 사용해온 홈구장 ‘엘런드 로드’는 리즈 시의 소유로 넘어가고, 2007/08 시즌 클럽 역사상 최초로 리그1(3부리그)으로 강등당하는 굴욕을 맛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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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유나이티드의 팬 스토어. 사진 = 윤민수 기자)

2010/11 시즌 2부리그로 복귀한 리즈는 현재까지 단 한 번의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3위부터 6위까지)도 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더 이상 3부리그로 떨어지지 않고 챔피언십 중위권 이상에서 활약하는 팀으로 자리잡았으며, 재정 상태도 나아져 2017년 홈구장 엘런드 로드를 다시 구단 소유로 되돌렸다.

이러한 상황의 리즈에 올 시즌 시작 전 아르헨티나와 칠레 대표팀, 빌바오, 마르세유, 라치오 등의 감독을 맡았던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이 부임했다. 비엘사 감독은 중위권에 머무르던 리즈를 화끈한 공격축구를 하는 팀으로 탈바꿈시켰다. 리즈는 시즌 초반부터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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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유나이티드 경기장 벽면에 그려진 과거 ‘리즈 시절’의 순간. 1992년 3번째 1부리그 우승. 사진 = 윤민수 기자)

지난 30라운드 킥오프 전까지 리즈는 승점 57점 1위를 달리고 있었다. 30라운드에서 리즈는 2위 노리치 시티(승점 54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리즈 입장에서는 1위를 확고히 하고 추격을 떨칠 절호의 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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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노리치 경기 전 인터뷰에 응해준 리즈의 팬. 사진 = 윤민수 기자)

경기 시작 전 ‘골닷컴 코리아’와의 인터뷰에 응해준 한 팬은 “이번 시즌은 확실히 다르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적도 없었지만 지금 1위를 달리고 있다. 비록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고, 경쟁팀들의 추격도 거세지만 리즈는 올 시즌 승격을 해낼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엘런드 로드를 가득 채운 36,000여 명 관중들의 함성이 무색하게, 리즈는 홈에서 1-3으로 패했다. 3번의 골 모두 수비진의 실수에서 비롯됐다. 유난히 뜨거운 경기장 열기와 중요한 승부를 앞둔 긴장 탓이었는지 리즈 선수들의 플레이는 침착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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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유나이티드의 홈 구장 엘런드 로드. 깔끔한 앞부분과 달리 뒷부분은 건설 100년이라는 경기장의 역사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사진 = 윤민수 기자)

30라운드 패배 이후 리즈의 순위는 2위로 하락했다. 1위 노리치와 승점 57으로 동률이지만, 골득실에서 2점 뒤진다. 어느새 승점 3점차로 쫓아온 3위 셰필드를 비롯해, 웨스트 브롬-미들즈브러-브리스톨-더비(7위)까지 경쟁자들과 승점 차이가 그리 많이 나지 않는다. 리즈로서는 박싱 데이 기간 체력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3패나 당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챔피언십은 24개 클럽이 소속되어 총 46라운드를 치른다. 시즌은 아직도 16경기가 남았다. 올 시즌 총 7번의 패배 중 최근 한 달 새 4패나 기록한 리즈다. 리즈는 9일 미들즈브러(5위) 원정 경기를 치른다. 한 경기를 덜 치른 미들즈브러와 승점 7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만큼 리즈로서는 매우 중요한 경기다. 다음 라운드부터 다시 반등의 모습을 보일 수 있느냐가 시즌 후반기를 판가름할 척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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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치와의 경기 킥오프 전 전의를 다지고 있는 리즈 유나이티드 선수들. 사진 = 윤민수 기자)

노리치전 패배 후 인터뷰에 응한 또 다른 팬은 “비엘사 감독이 많은 것을 바꿔놨다. 스쿼드는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새 감독 덕분에 팀이 강해진 것 같다. 이번 경기 패배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오프 진출권인 6위 이내에는 반드시 들 수 있다고 본다. 다이렉트 승격(1, 2위) 가능성은 50% 정도로 생각한다. 팀이 남은 시즌 계속해 잘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서 “지난 몇 년의 시간동안 리즈에는 새로운 ‘희망’이 필요했다. 이번 시즌은 팬들이 그토록 바라왔던 희망과도 같다. 리즈에 다시 한 번 빛나는 시기가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16년만에 프리미어리그 복귀를 노리는 리즈 유나이티드. 과연 그들은 새로운 ‘리즈 시절’을 맞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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