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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고-코흐 동시 영입' 리즈, 공수 중심부터 구축하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16년 만에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에 돌아온 리즈 유나이티드가 공격의 중심을 잡아줄 로드리고와 수비의 중심을 잡아줄 로빈 코흐를 동시에 영입하면서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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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는 국내에서 제법 인지도가 있는 구단이다. '리즈 시절(전성기를 지칭하는 신조어)'이라는 용어 자체가 바로 이 구단에게도 파생된 것이었다. 1960-70년대 1차 전성기에 이어 1988년부터 2001년까지 2차 전성기를 구가하며 2000/01 시즌만 하더라도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에 오르는 위업을 달성했으나 이후 급속도로 몰락하면서 2003/04 시즌 EPL 19위에 그치며 2부 리그(챔피언십)로 강등 당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심지어 2006/07 시즌엔 챔피언십에서도 22위에 그치면서 3부 리그로 강등 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이렇듯 힘든 시기를 보내던 리즈를 살려낸 건 바로 '광인'으로 유명한 명장 마르셀로 비엘사이다. 그는 부임 첫 해(2018/19 시즌) 팀을 챔피언십 3위로 이끌면서 승격 플레이오프로 견인했고(현 첼시 감독 프랭크 램파드가 이끄는 더비 카운티와의 플레이오프 준결승전에서 탈락했다), 2019/20 시즌엔 마침내 우승을 차지하면서 16년 만에 EPL 승격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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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로 오랜만에 돌아온 리즈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많은 구단들이 재정적인 문제에 봉착하면서 선수 보강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적극적으로 선수 보강을 단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EPL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선수단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리즈이다.

가장 먼저 지난 시즌 리즈에서 임대 신분으로 준수한 활약상을 펼친 울버햄튼 원더러스 측면 공격수 엘데우 코스타를 1,600만 파운드(한화 약 252억)에 완전 영입했다. 이어서 발렌시아 공격수 로드리고를 2,700만 파운드(한화 약 425억)에 영입한 데 이어 프라이부르크 수비수 로빈 코흐마저 1,300만 파운드(한화 약 205억)에 영입하면서 공수를 동시에 강화하는 데 성공한 리즈이다.

로드리고는 스페인 대표팀에서 주축 공격수로 활약(A매치 22경기 8골)하고 있고, 코흐는 최근 독일 대표팀에 승선하고 있는 떠오르는 수비수이다. 두 선수 모두 승격팀이 영입한 선수라고 보기에는 상당히 이름값이 있는 선수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비엘사라는 감독의 명성과 과거의 구단 명성이 스타 플레이어급 선수들을 데려오는 데에 크게 작용했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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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로드리고는 최전방과 측면 공격수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공격수이다. 일정 부분 스피드를 갖추고 있고, 브라질 출신(브라질에서 태어났으나 어려서부터 스페인에서 살면서 귀화했다)답게 기술적인 능력도 준수하다. 패스 센스도 있어서 많은 도움을 양산해낸다.

다만 그의 단점은 결정력에 있다. 그가 프로 데뷔한 이래로 10시즌을 보내고 있는 동안 리그에서 두 자릿수 골을 넣은 건 벤피카 소속이었던 2013/14 시즌 11골과 커리어 하이였던 2017/18 시즌 16골(발렌시아 소속) 밖에 없다. 심지어 2019/20 시즌엔 4골에 그치면서 득점에선 아쉬운 부분을 드러냈던 로드리고이다(대신 도움은 8개를 올렸다).

분명한 건 그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범용성이 좋은 공격수이기에 비엘사 감독이 상대 맞춤형으로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현 리즈 공격 자원들과 비교했을 때 풍부한 경험을 갖추고 있는 만큼 그가 리즈 공격의 키를 잡을 것이란 건 자명한 사실이다.

코흐 역시 멀티 수비수이다. 그는 2016/17 시즌부터 프라이부르크에서 분데스리가 무대 경험을 쌓으면서 기본적으로는 중앙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주로 수행했으나 좌우 측면 수비수와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까지 뛴 경험이 있다. 

그는 2019/20 시즌 팀 수비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프라이부르크의 돌풍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실제 프라이부르크는 12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인 4위를 유지하고 있었고,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린 끝에 8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2019년 10월, 아르헨티나와의 평가전에서 독일 대표팀 데뷔전을 치렀고, 이를 기점으로 꾸준하게 대표팀에 승선하고 있다.

그는 191cm의 장신을 살린 제공권에 강점이 있다. 144번의 공중볼 경합 중 88회를 획득하면서 분데스리가 수비수들 중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한 코흐이다. 게다가 수비형 미드필더 출신답게 발밑이 뛰어나고 패스도 상당히 준수한 편에 속한다. 괜히 RB 라이프치히 같은 분데스리가 강팀들이 겨울 이적시장에서 그를 영입하려고 한 게 아니다.

다만 적극적으로 수비를 하는 타입은 아니다. 이것이 그가 프라이부르크에서 스리백을 쓸 시엔 주로 중앙 수비수 역할을 수행하고, 포백 시엔 수비형 미드필더로 자주 전진 배치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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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는 기본적으로 4-1-4-1 포메이션을 활용한다. 다만 비엘사가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에게 전술적인 면에서 큰 영향력을 끼친 감독답게 공격 축구를 선호하고 포백과 스리백을 번갈아 가면서 쓴다. 설령 포백을 쓰더라도 스리백과 중간 단계의 하이브리드 전술을 활용한다. 즉 상황에 따라 코흐가 중앙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번갈아가면서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건 비엘사가 후방 빌드업을 중시 여기는 감독인 만큼 코흐가 어떤 포지션에 위치하건 수비의 중심을 잡아줄 것이라는 데에 있다.

원래 리즈에서 코흐가 맡았던 역할을 수행했던 선수는 브라이턴에서 임대로 영입했던 만 21세 신예 수비수 벤 화이트였다. 그 역시 공격력을 갖춘 수비수로 발밑이 좋고 전진성을 갖추었기에 상황에 따라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도 수행할 수 있는 선수였다. 이제 코흐가 자연스럽게 이 역할을 물려받는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렇듯 리즈는 로드리고와 코흐를 영입하면서 공격과 수비의 중심부터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독일과 스페인이 오는 9월 3일, UEFA 네이션스 리그 경기를 치를 예정이라는 데에 있다. 즉 로드리고와 코흐가 직접적으로 격돌하게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다. 리즈 팬들 입장에선 상당히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는 매치업이다. 

이제 리즈는 아스널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와 아르헨티나 대표팀 측면 공격수 니콜라스 곤살레스(슈투트가르트) 영입을 추진 중에 있다. 리즈가 명장 비엘사의 지도 하에 능력 있는 선수들을 영입해 리즈 시절을 재현할 수 있을 지 관심있게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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