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baut CourtoisGetty Images

'레알 수호신' 쿠르투아, 수페르코파 우승 견인하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레알 마드리드가 티보 쿠르투아 골키퍼의 영웅적인 활약에 힘입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승부차기 끝에 꺾고 2019 수페르코파 우승을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레알이 사우디 아라비아에 위치한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에서 열린 2019 수페르코파 에스파냐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지네딘 지단 감독이 떠나면서 지난 시즌 무관에 그쳤던 레알은 지단 복귀와 함께 다시 우승 트로피 사냥에 나서기 시작했다.

경기 내용 면만 놓고 보면 80분경까지는 레알의 우세 속에서 이루어졌다. 실제 아틀레티코는 80분에 들어서야 처음으로 유효 슈팅을 기록했을 정도로 공격 면에서 다소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그마저도 아틀레티코는 13분경, 여름 이적시장에서 1억 2600만 유로(한화 약 1620억)의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들여서 영입한 '신성' 주앙 펠릭스가 레알 주장 세르히오 라모스의 백패스를 가로채면서 득점 기회를 맞이했으나 그의 슈팅은 골대를 벗어나고 말았다. 이를 제외하면 아틀레티코는 80분경까지 이렇다할 득점 찬스조차 만들지 못하고 있었다.

80분을 기점으로 경기의 흐름은 아틀레티코 쪽으로 흘러갔다. 하지만 이 때부터 쿠르투아가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먼저 쿠르투아는 80분경 아틀레티코 오른쪽 측면 수비수 키어런 트리피어의 크로스에 이은 공격수 알바로 모라타의 골문 앞 헤딩 슈팅을 선방해냈다. 이어서 정규 시간도 끝난 추가 시간(90+3분)에 아틀레티코 중앙 미드필더 토마스 파티가 다소 먼 지점에서 과감하게 시도한 기습적인 프리킥도 저지해냈다(당시 쿠르투아는 간접 프리킥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예상했기에 골문을 비우고 나왔으나 파티가 기습적으로 직접 프리킥을 가져가자 빠르게 돌아와 선방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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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쿠르투아는 정규 시간 종료 10분을 남기고 몰아친 아틀레티코의 공세를 저지하면서 무실점을 유지해내는 데 성공했다. 이대로 양 팀의 승부는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연장전에서도 쿠르투아의 선방쇼가 빛을 발했다. 쿠르투아는 연장전 전반 3분경 각도를 잘 좁히고 나오면서 모라타와 원투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빠르게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해 들어온 비톨로의 슈팅을 막아냈다. 이어서 연장전 후반 1분경 파티의 코너킥을 펀칭으로 쳐낸 그는 빠른 2차 동작으로 모라타의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을 다리로 걷어냈다.

쿠르투아 선방의 백미는 연장전 종료 3분을 남긴 시점에 터져나왔다. 아틀레티코 측면 공격수 앙헬 코레아의 크로스가 레알 왼쪽 측면 수비수 페를랑 망디 다리 맞고 굴절되어 자책골로 이어질 뻔했던 절체절명의 순간 그는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골 라인 바로 앞에서 손끝으로 쳐내는 괴력을 과시했다. 이는 사실상 1골을 넣은 것이나 진배없는 선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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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레알은 쿠르투아가 아틀레티코의 슈팅을 5회 선방해준 덕에 승부차기까지 경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승부차기의 영웅도 다름 아닌 쿠르투아였다. 레알 첫 키커인 다니엘 카르바할이 차분하게 먼저 골을 선취한 가운데 아틀레티코 첫 키커 사울 니게스는 쿠르투아를 상대로 방향을 속이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지나치게 구석으로 차는 바람에 골대를 맞고 나가는 불운이 있었다. 이어서 레알의 두번째 키커 호드리구가 다시 골을 기록했고, 쿠르투아가 파티의 슈팅을 선방해내며 승부차기 스코어는 일찌감치 2-0으로 레알 쪽으로 기울었다.

레알 3번째 키커 루카 모드리치와 아틀레티코 3번째 키커 트리피어가 모두 골을 성공시켰으나 레알 4번째 키커 라모스가 골을 넣으면서 레알은 승부차기 스코어에서 4-1 완승을 거두었다.

비단 쿠르투아의 활약은 결승전이 전부가 아니다. 이미 쿠르투아는 발렌시아와의 수페르코파 준결승전에서도 3회의 슈팅을 선방하면서 3-1 승리에 기여했다. 이어서 결승전에서도 5회의 슈팅을 선방하며 무실점을 이끈 쿠르투아이다. 승부차기에서 파티의 슈팅까지 선방한 걸 포함하면 수페르코파 2경기에서 11개의 유효 슈팅 중 무려 9회를 선방하면서 81.8%에 달하는 경이적인 선방률을 자랑한 쿠르투아이다.

사실 쿠르투아는 2018년 여름, 레알에 입단한 이래로 팬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었던 대표적인 선수였다. 지난 시즌 내내 부진을 면치 못했고, 이번 시즌 초반에도 챔피언스 리그 무대에서 실수를 범하는 문제를 노출했던 것.

무엇보다도 쿠르투아가 밀어낸 골키퍼는 다름 아닌 레알의 챔피언스 리그 3연패에 기여했던 케일러 나바스였다(나바스는 쿠르투아와의 경쟁에서 밀려 2019년 여름,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했다). 공교롭게도 파리 생제르맹과의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1차전에서 0-3 대패를 당한 데 이어 클럽 브뤼헤와의 2차전에서 쿠르투아의 연이은 실수들로 2-2 무승부에 그치자 나바스 대신 쿠르투아를 선택한 레알 보드진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절치부심한 쿠르투아는 클럽 브뤼헤전을 마지막으로 완벽하게 변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연신 선방쇼를 펼치면서 제 몫을 톡톡히 해낸 것. 실제 쿠르투아는 이번 시즌 공식 대회 첫 9경기에서 12실점에 무실점은 단 2경기가 전부였으나 이후 14경기에서 무실점은 무려 10경기에 단 5실점 밖에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제 쿠르투아 없는 레알의 골문은 더 이상 상상하기조차 힘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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