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MadridGetty Images

레알 마드리드, 영입 선수들 동반 부진에 발목 잡히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레알 마드리드가 승격팀 RCD 마요르카 상대로 최근 영입한 선수들이 극도의 부진을 보이면서 0-1로 패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주요 뉴스  | "​[영상] 피구, "음바페는 호날두, 호나우두의 10대 때와 동급""

레알이 에스타디 데 손 모익스에서 열린 마요르카와의 2019/20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이하 라 리가) 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졸전 끝에 0-1로 패했다. 이는 레알이 이번 시즌 라 리가에서 허용한 첫 패로 에이바르 원정에서 3-0으로 승리한 바르셀로나에게 1위 자리를 내주면서 2위로 내려앉았다. 반면 마요르카는 대어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승리한 덕에 18위에서 14위로 순위를 끌어올리면서 강등권 탈출에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레알은 가레스 베일을 비롯해 토니 크로스와 루카 모드리치, 다니 카르바할, 루카스 바스케스, 그리고 나초가 부상으로 결장했다. 마르코 아센시오는 시즌 시작하기도 전에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심각한 부상을 당해 일찌감치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였다. 이에 더해 에당 아자르가 아이 출산 문제로 결장했다.

이렇듯 결장자가 많다 보니 레알은 마요르카 원정에 변칙적인 4-4-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카림 벤제마와 루카 요비치가 투톱으로 나섰고, 비니시우스와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좌우 측면 공격을 책임졌으며, 이스코와 카세미루가 중앙 미드필더로 허리 라인을 지탱했다. 마르셀루와 알바로 오드리오솔라가 좌우 측면 수비를 맡았고, 세르히오 라모스의 중앙 수비수 파트너로 에데르 밀리탕이 선발 출전했다. 골문은 티보 쿠르투아 골키퍼가 지켰다.

Real Madrid Starting vs Mallorcahttps://www.buildlineup.com/

아무리 주축 선수들이 다수 부상으로 결장했다고 하더라도 레알의 경기력은 실망 그 자체였다. 먼저 레알은 경기 시작 6분 만에 마요르카 측면 공격수 라고 주니어에게 선제 실점을 허용하면서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라고가 단독 드리블로 밀고 들어오는 걸 오드리오솔라는 거리를 유지한 채 쫓아가기만 하다가 속절없이 중거리 슈팅을 허용하고 만 것. 상대의 슈팅 각도를 좁힐 필요가 있었다.

이른 시간에 실점을 허용했음에도 레알은 공격적으로 위협적인 장면들을 연출하는 데 실패했다. 엄밀히 따지면 무기력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이 경기에서 레알이 기록한 골에 근접했던 슈팅은 27분경 하메스의 롱패스를 벤제마가 감각적인 논스톱 슈팅으로 가져간 게 유일했다(이 슈팅은 아쉽게도 골대 맞고 나갔다). 그 외엔 골에 근접했던 슈팅은 고사하고 마요르카 골키퍼 마놀로 레이나에게 위협을 가하는 슈팅조차 없었다. 도리어 레알은 마요르카의 효과적인 역습에 휘둘리는 장면들을 연출했다.

이 경기에서 가장 부진했던 선수는 다름 아닌 오드리오솔라이다. 그는 선제 실점 장면에서도 라고를 놓아두는 우를 범했고, 19분경 첫 옐로 카드를 받은 데 이어 74분경 무모한 태클로 두 번째 옐로 카드를 받으면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는 촌극을 연출했다.

요비치의 부진도 심각했다. 그는 65분을 뛰는 동안 27회의 볼터치를 기록했는데 이 중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터치는 전무했다. 무엇보다도 공격수임에도 슈팅 한 번 시도하지 못했다.

이스코 역시 부진하긴 매한가지였다. 애당초 이스코가 3명 구성의 중앙 미드필더가 아닌 2명 구성의 중앙 미드필더에 나서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 패스 자체는 준수한 편이었으나 수비에서 도움이 전혀 되지 못하면서 중원 장악력에 있어 문제점을 노출했다. 결국 이스코는 65분경, 요비치와 함께 가장 먼저 교체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페데리코 발베르데와 호드리구가 이들을 대신해 교체 출전했다.  

레알이 애지중지 키우고 있는 비니시우스는 경기 내내 개인 플레이만 남발하다가 경기 종료 10분을 남기고 브라힘 디아스로 교체됐다. 특히 24분경 멋진 드리블 돌파로 홀로 몰고 가다가 옆에 벤제마가 노마크 상태에 있음에도 무리하게 슈팅을 때리는 모습을 연출했다.

밀리탕 역시 불안했다. 특히 13분경 그는 가슴 트래핑 실수로 라고에게 가로채기를 당하면서 마요르카 최전방 공격수 안테 부디미르에게 추가 실점을 허용했으나 비디오 판독(VAR) 결과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온 덕에 실점이 무효화되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쿠르투아는 딱히 실점에 책임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다만 그럼에도 쿠르투아는 이번 경기에서도 단 한 번의 슈팅을 실점으로 허용하면서 결과적으로 단 한 번의 선방조차 기록하지 못했다.

마요르카전 실점으로 이번 시즌 쿠르투아의 공식 대회 총 실점은 12골로 전체 선방 횟수 11회보다 더 많다. 이는 선방률 47.8%에 불과하다. 선방보다 실점이 더 많은 골키퍼라고 할 수 있겠다.

더 큰 문제는 쿠르투아의 선방률이 날이 갈수록 더 하락세를 타고 있다는 데에 있다. 쿠르투아는 최근 14번의 유효 슈팅 중 무려 9실점을 허용하면서 35.7%라는 처참한 선방률을 기록 중에 있다.

위에서 마요르카전에 부진했던 선수들로 언급했던 사람들 중 이스코를 제외한 오드리오솔라와 요비치, 밀리탕, 비니시우스, 그리고 쿠르투아는 모두 공통점이 있다. 바로 최근 2시즌 동안 레알이 거액을 들여 영입한 선수들이라는 데에 있다. 공교롭게도 이들이 부진했다. 도리어 기존 레알 선수들이었던 벤제마와 하메스, 카세미루는 준수한 활약을 펼쳐주었다(마르셀루는 평범했다).

그 외 레알이 최근 2시즌 동안 영입한 선수들 중 아자르는 시즌 초반 과체중 이슈에 시달리기도 했고, 현재까지 이름값을 못하고 있긴 매한가지다. 페를랑 망디는 잦은 부상으로 공식 대회 3경기 출전이 전부다. 마리아노 디아스는 사실상 없는 선수 취급을 받고 있고, 호드리구와 브라힘 디아스 역시 아직 어린 선수들에 불과하다. 안드리 루닌은 레가네스와 레알 바야돌리드에서 임대로 뛰면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레알은 2018년 여름, 9년간 에이스 역할을 담당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유벤투스로 떠나면서 2시즌 동안 젊은 선수들을 대거 영입해 리빌딩에 나섰다. 두 시즌 동안 레알이 이적시장에서 지출한 이적료 금액만 무려 4억 7천만 유로(한화 약 6180억)에 달한다.


주요 뉴스  | "​[영상] Goal 50 1위 모드리치 "챔스 4연속 우승 도전할 것""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기에 실패를 논하기엔 이른 시점인 건 분명한 사실이다. 게다가 레알이 영입한 선수들 중 요비치와 밀리탕, 브라힘 디아스, 비니시우스, 그리고 호드리구 같은 선수들은 이제 10대에서 20대 초반 선수들이기에 아직 지켜볼 필요성은 있다. 특히 비니시우스는 현재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지난 시즌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는 레알 팬들에게 희망이라고 불릴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친 바 있다. 하지만 단순히 현 시점만 국한지어 놓고 보면 몸값을 하는 선수는 전무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비단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레알은 2017년 여름엔 테오 에르난데스와 다니 세바요스를 영입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팀에 적응하지 못한 채 임대 및 이적 수순을 밟았다(테오는 레알 소시에다드 임대를 거쳐 AC 밀란으로 이적했고, 세바요스는 아스널에서 임대로 뛰고 있다). 즉 사실상 3시즌 연속 이적시장에서 실패를 맛보고 있는 레알이다.

지난 시즌부터 급격히 하락세에 빠진 모드리치를 제외하더라도 여전히 벤제마와 베일, 크로스, 카세미루, 라모스, 하파엘 바란, 마르셀루, 카르바할, 유스 출신의 발베르데, 그리고 임대에서 돌아온 하메스 같은 올드 보이들에게 의존하고 있는 레알이다. 영입 선수들이 하루 빨리 레알의 새로운 주축들로 자리잡을 정도의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 레알 마드리드, 최근 3시즌 영입 명단

2017/18: 테오 에르난데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2400만 유로), 다니 세바요스(베티스, 1650만 유로)

2018/19: 비니시우스(플라멩구, 4500만 유로), 티보 쿠르투아(첼시, 3500만 유로), 알바로 오드리오솔라(소시에다드, 3000만 유로), 마리아노 디아스(리옹, 2150만 유로), 브라힘 디아스(맨시티, 1700만 유로), 안드리 루닌(조르야, 850만 유로)

2019/20: 에당 아자르(첼시, 1억 유로), 루카 요비치(프랑크푸르트, 6000만 유로), 에데르 밀리탕(포르투, 5000만 유로), 페를랑 망디(리옹, 4800만 유로), 호드리구(산토스, 4500만 유로), 알베르토 소로(사라고사, 250만 유로), 알폰세 아레올라(PSG, 200만 유로 임대), 쿠보 다케후사(FC 도쿄, 이적료 없음)

광고

ENJOYED THIS STORY?

Add GOAL.com as a preferred source on Google to see more of our reporting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