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박문수 기자 = AC 밀란에게 유벤투스는 이제 천적이라 해도 무방할 것으로 보인다.
밀란은 13일 새벽(한국시각)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시즌 코파 이탈리아 준결승 2차전' 유벤투스 원정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한 밀란은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두 번의 맞대결 모두 무승부였다. 그리고 수적 열세 속에 경기를 치러야 했다. 1차전에서는 테오 에르난데스가 그리고 2차전에는 안테 레비치가 퇴장을 당했다.
수적 열세 속 리그 선두 유벤투스를 상대로 7위 밀란이 두 번 연속 무승부를 기록한 것은 고무적일 수도 있다. 두 번의 무승부로 유벤투스전 9연패 행진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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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두 팀 관계를 고려하면 웃픈 현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양 팀 최근 전적을 살펴 보면, 너무나도 일방적이다. AC 밀란과 유벤투스는 이탈리아 대표 라이벌 구단 중 한 팀으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한 팀으로 지나치게 쏠리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밀란의 전력 악화다. 2011/2012시즌만 해도 밀란에는 치아구 시우바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후방과 전방을 책임졌다. 최소한 덜 먹히고, 더 넣을 수 있었다. 두 선수 이탈 이후 밀란은 쭉 내림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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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유벤투스는 콘테 감독 체제 무패 우승 이후, 지난 시즌까지 세리에A 8연패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리그 선두를 기록 중인 만큼, 9연속 우승도 결코 불가능은 아니다. 빡빡한 일정을 치러야 하는 만큼 오히려 선수층이 두터운 유벤투스가 경쟁자 라치오보다 우위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밀란은 다르다. 지난 시즌에는 리그 5위를 차지하고도, FFP를 이유로 UEFA 유로파리그 출전이 좌절됐다. 올 시즌 리그 4위권 입성으로 오랜만에 한 때 정말 잘 나갔던 UEFA 챔피언스리그 복귀를 목표로 내세웠지만, 감독 교체 그리고 어수선한 선수진 등, 악재에 악재가 거듭 반복되고 있다.
밀란이 기댈 곳이라고는 한국 나이 40세 노장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뿐이다. 이브라히모비치마저 보반의 중도 사임 그리고 구단 수뇌부와의 소소한 마찰을 이유로 반 시즌 만에 친정팀과의 작별을 준비 중이라는 설이 나오고 있다. 당장이 급한 만큼, 노장 공격수 활용으로 전력 누수를 메우고자 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밀란과 유벤투스는 분명 이탈리아 세리에A 대표 라이벌 중 하나다. 그러나 최근 체급 차가 갈 수록 커지고 있다.
성적이 말해준다. 2011/2012시즌까지만 해도 대등한 구조였지만, 콘테 감독 체제의 유벤투스가 무패 우승을 달성하며 주도권을 내줬다. 2011/2012시즌 이후, 밀란은 유벤투스를 상대로 딱 두 번의 맞대결에서만 승리했다. 그리고 이 기간 밀란의 유벤투스전 전적은 2승 3무 16패를 기록 중이다.
사진 = 게티 이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