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박문수 기자 = 또 시작이다. 유벤투스가 또 한 번 물의를 빚었다. 리그 9연패 달성은 축하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우승 횟수 논란으로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27일 새벽(한국시각) 유벤투스는 삼프도리아전 승리로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2019/2020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확정지었다. 어느덧 9연패다. 유벤투스 또한 'STRON9ER'이라는 문구와 함께 리그 9연패를 자축했다.
문제는 그 이후다. 유벤투스는 38회 리그 우승을 주장했다. 홈 구장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는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상징하는 스쿠데토 문양과 함께 38이라는 문구를 적어 버렸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유벤투스 공식 우승 횟수는 38회가 아닌 36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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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치오폴리는 2006년 이탈리아 전역을 강타한 불명예고, 씻을 수 없는 상처다. 잘못을 저지른 만큼, 오랜 시간 반성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인가 우승팀만 확정되면 계속해서 거론되고 있다. 정확히는 2012년부터다. 주인공은 유벤투스고.
문제시 되는 이유는 유벤투스의 '뻔뻔함' 때문이다. 유벤투스 공식 우승 횟수는 36회다. 2회가 더 해진 건 2006년 이탈리아를 강타한 최악의 축구 스캔들 '칼치오폴리'로 박탈된 2004/2005시즌과 2005/2006시즌 우승 횟수를 더 해서다. 좋게 말해 선수들이야 몰랐다 쳐도, 유벤투스는 명백한 '승부조작 연루' 구단이다.
단장 개인의 일탈이라 하기에는 심판 배정부터, 월권까지 이 모든 게 '유벤투스 단장' 모지가 저지른 만행들이다. 인정하고 반성하고, 재발 방지에 앞장서야 한다. 그러나 유벤투스는 박탈된 우승컵을 자기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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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가 문제인데?
2011/2012시즌, 무패 우승을 달성한 유벤투스가 9년 만에 세리에A 정상을 차지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시즌 기준 유벤투스의 공식적인 리그 우승 횟수는 27번이었다. 그러나 유벤투스는 구단 내 공식 홈페이지를 비롯한 채널을 통해 29번의 리그 우승 횟수를 주장했다.
다시 말해, '스캔들'로 박탈된 2004/2005시즌과 2005/2006시즌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석하면 된다. 2004/2005시즌 우승은 공석이다. 2005/2006시즌은 인터 밀란 몫이었다.
본격적으로 도마에 오른 건 2012/2013시즌 이후였다. 해당 시즌 유벤투스는 28회 우승을 기록했지만, 30번의 우승을 주장했다. 하필 30회가 문제인 이유는 이탈리아의 경우 리그 우승 10회마다 별문양을 로고 위에 둔다.
유벤투스의 연패 우승이 이어진다면, 11연패가 유력?한 2021/2022시즌 이후 다시 한 번 큰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38회 우승을 40회 우승으로 주장하면서, 별 4개를 구단 로고 위에 박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2012/2013시즌 이후 당시 유벤투스 메인 스폰서였던 나이키는 '축구계 스캔들'을 이유로 유벤투스의 별 3개 요청을 거절했다. 합의 조건은 선수들에 대한 우대였다.
그런데도 유벤투스는 공식샵을 통해 별 세개가 담긴 굿즈 제품을 판매했다. 결국 나이키와 유벤투스 사이는 틀어졌고, 오랜 소송 끝에, 2016년 나이키가 승소했다. 유벤투스 메인 스폰서가 나이키에서 아디다스로 바뀌게 된 계기 또한 해당 해 불거진 '별 문양' 논란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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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AL# '잘못은 했지만, 우승 박탈은 잘못된 겁니다?'
36회든 38회든 유벤투스는 세리에A 최다 우승팀이다. 36회로 봐도, AC 밀란(18회), 인터 밀란(18회) 우승을 더한 횟수와 동률이다.
유벤투스가 '칼치오폴리'를 부정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개로 해석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칼치오폴리' 지우기다. 구단의 흑역사인 만큼, 계속해서 불합리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말이 좋아 승부조작이지, '칼치오폴리'는 '승부 조작' 그 이상이다. 단어에서 비춰지듯 유벤투스를 중심으로 이탈리아 세리에A를 뒤흔들 대규모 스캔들이었다. 쉽게 말해 이탈리아 축구의 '민낯'을 드러내는 부정부패 스캔들이었다.
구단 단장인 모지가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심판진을 우롱했다. 주심 배정에 관여했고 축구계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했다. 개인의 일탈로 보기에는 '모지' 개인이 얻는 것보다, 그가 속한 유벤투스가 얻는 이점이 더 많았다.
유벤투스는 '칼치오폴리' 스캔들을 구단의 잘못이 아닌 '개인의 일탈'로 화살을 돌리고 있다. 그래서 본인들도 피해자라는 주장으로 칼치오폴리로 박탈된 두 번의 스쿠데토를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두 번째는 인터 밀란이다. 2004/2005시즌은 공석, 2005/2006시즌의 경우 인터 밀란의 우승으로 매듭됐다. 유벤투스가 불만인 점은 인테르 우승 인정이다. 공석이면 공석이지, 인테르의 우승을 인정한 것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해석하면 된다.
현재 유벤투스의 우승 횟수는 36회다. 세리에B까지 더 하면 37회는 되지만, 세리에A 기준으로는 명백히 36회다. 그러나 매 시즌 유벤투스는 자신들의 잘못으로 박탈 당했던 두 개의 우승 트로피를 다른 팀에 상의도 없이 계속해서 당당히 추가하고 주장하고 있다. 유벤투스 측은 단장 모지 '개인의 일탈'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유벤투스측 주장이다. 그리고 그 단장 모지를 선임한 것도 유벤투스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