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아스널이 토트넘과의 북런던 더비에서 왼쪽 중앙 수비수 세야드 콜라시냑의 대형 실수와 세트피스 실점으로 인해 또다시 역전패를 당했다.
아스널이 핫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의 2019/20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35라운드에서 1-2 역전패를 당했다. 이와 함께 아스널은 토트넘에게 8위 자리를 내주면서 9위로 주저앉았다.
이 경기를 앞둔 시점만 하더라도 더 분위기가 좋았던 건 아스널이었다. 비록 아스널은 지난 34라운드에서 1-1 무승부였으나 상대가 EPL 4위인 레스터 시티였기에 소기의 성과를 올렸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게다가 그 이전까지는 3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반면 토트넘은 지난 34라운드에서 강등권팀인 본머스 상대로 고전 끝에 0-0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입증이라도 하듯 아스널은 16분경 최전방 공격수 알렉산드르 라카제트가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으면서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아스널은 선제골을 넣고 단 3분 만에 수비 실수로 손흥민에게 실점을 허용하면서 흔들렸다. 스리백에서 왼쪽 수비수를 담당하고 있는 세야드 콜라시냑이 다비드 루이스에게 백패스를 한다는 게 호흡 실수로 아무도 없는 곳으로 패스를 보내는 우를 범했다. 이를 손흥민이 가로채고선 골키퍼 키를 살짝 넘기는 칩슛으로 골을 넣은 것.
이후 양 팀을 잉글랜드 최고의 더비 중 하나인 북런던 더비의 명성답게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쳤다. 먼저 토트넘이 30분경 왼쪽 측면 수비수 벤 데이비스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골대를 강타했다. 이에 아스널 역시 59분경, 라카제트의 패스를 받은 간판 공격수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이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토트넘의 골대를 강타하면서 응수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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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경기는 1-1 무승부로 막을 내리는 듯싶었다. 하지만 경기 종료 9분을 남기고 손흥민의 발에서 또다시 추가골이 터져나왔다. 손흥민이 올린 정교한 코너킥을 토트넘 수비수 토비 알더베이렐트가 타점 높은 헤딩 슈팅으로 골을 꽂아넣은 것. 이대로 경기는 토트넘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 경기에서 아스널은 그 동안 스리백 전환 후 어느 정도 가려졌던 수비 문제가 다시금 떠오르기 시작했다.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신임 감독은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감독 밑에서 수석 코치직을 수행하면서 지도자 경험을 쌓았다. 당연히 과르디올라의 영향력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과르디올라는 후방 빌드업을 중시 여기는 감독이다. 이로 인해 중앙 수비수 중 왼쪽에 서는 수비수로 왼발잡이를 선호한다.
아르테타 역시 마찬가지. 그러하기에 아르테타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왼발잡이 중앙 수비수 파블로 마리를 플라멩구에서 임대로 영입했다. 하지만 아스널은 지난 6월 17일에 열린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마리가 24분경, 발목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결국 아스널은 이어진 브라이턴 호브 알비온과의 경기에서 마리의 부재를 드러내면서 1-2로 패해 연패의 나락으로 빠졌다.
이에 아르테타 감독은 사우샘프턴전을 기점으로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전환하면서 원래 왼쪽 측면 수비수인 콜라시냑을 왼쪽 중앙 수비수로 배치하는 강수를 던졌다. 이는 일정 부분 통하면서 아스널은 3승 1무 무패 행진을 이어오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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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콜라시냑이 전문 중앙 수비수가 아니라는 데에 있다. 그는 수비보다도 공격에 더 능한 측면 수비수이다. 심지어 그는 전 소속팀 샬케에서 스리백을 썼을 당시에도 중앙 수비수가 아닌 측면 윙백에 서면서 측면 공격을 이끄는 역할을 수행했다. 심지어 그는 정교한 플레이와는 거리가 먼, 다소 투박하게 파워를 살리면서 전진하는 유형의 측면 수비수였다.
결국 여기서 탈이 나고 말았다. 왼발잡이긴 하더라도 후방 빌드업에 능숙하지도 않고 수비력도 떨어지는 콜라시냑이 대형 실수를 범하면서 동점골을 허무하게 헌납했다.
이어서 아스널은 고질적인 세트피스 수비 문제로 역전골마저 내주었다. 실제 아스널은 이번 시즌 허용한 44실점 중 45%에 달하는 20실점이 세트피스에서 허용한 것이다. 이와 함께 아스널은 EPL 전체 팀들 중 세트피스 실점 비율이 가장 높은 팀으로 군림하고 있다.
이번엔 알더베이렐트(187cm)가 헤딩 슈팅을 하는 과정에서 왼쪽 측면 윙백인 키어런 티어니(178cm)가 공중볼 경합에 나섰고, 정작 중앙 수비수인 다비드 루이스(189cm)는 골 라인 근처에 위치하고 있었다. 통상적으로 세트피스 수비 시에 중앙 수비수가 상대 장신 선수를 수비하고, 측면 윙백은 골 라인 앞에서 걷어내기에 주력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수비 방식이었다.
이에 영국 공영방송 'BBC'의 EPL 경기 리뷰 프로그램 '매치 오브 더 데이(MOTD)'에 패널로 출연한 아스널의 전설적인 수비수 마틴 키언은 "티어니가 아니라 루이스가 알더베이렐트를 막았어야 했다"라고 비판했다.
BBC MOTD화면캡처: BBC MOTD
게다가 아스널 수비는 집중력에 문제가 있다. 이는 기록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아스널은 이번 시즌 EPL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승리하지 못한 경기가 무려 9경기에 달하고 있다. 해당 9경기 성적은 6무 3패로 승점 21점을 잃은 셈이다. 이는 웨스트 햄(앞서고 있는 경기에서 잃은 승점이 24점) 다음으로 EPL 팀들 중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특히 아르테타 부임 기준으로 선제골을 넣고 잃은 승점이 무려 15점에 달한다. 이에 더해 아스널은 아르테타 부임 후 실점한 17골 중 무려 9골이 75분 이후에 실점한 것이다.
이렇듯 아스널은 억지로 왼발잡이 중앙 수비수로 활용한 콜라시냑의 대형 실수와 고질적인 세트피스 수비 불안 및 집중력 부족으로 또다시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사실상 이번 시즌은 대안이 없다. 다음 시즌부터라도 아르테타의 아스널이 순항하기 위해선 시즌 종료 후 왼발잡이 중앙 수비수 보강 및 프리 시즌 훈련을 통해 세트피스 수비 문제를 해소할 필요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