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Ki Sung-yeungKFA

또 실축…한국, 지난 4년간 PK 성공률 단 54.5%

[골닷컴] 한만성 기자 =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서는 조별 리그 세 경기를 치른 후에도 단판전에서 4연승을 거둬야 한다. 승부차기라는 살얼음판 위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그러나 아시안컵 개막을 일주일도 채 남겨두지 않은 한국은 최근 4년간 페널티 킥만 얻어내면 유독 작아지고 있다. 한국 대표팀은 1일(이하 한국시각)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치른 평가전에서 기성용이 페널티 킥을 실축하며 0-0 무승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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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몇몇 부상자가 발생한 데다 유럽에서 활약 중인 주축 선수들이 이제 막 팀 훈련을 시작해 여전히 완전체로 훈련을 하지 못한 데다, 대회 도중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은 손흥민의 공백을 고려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한국은 경기를 전반적으로 주도하고도 유효 슈팅을 단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창끝이 무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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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집중력 있는 압박, 단판전의 특성상 아시안컵에서도 공격이 답답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또한, 결승과 가까워지며 전력이 강한 상대를 만났을 때는 일시적으로 주도권을 빼앗겨 원하는 대로 공격을 펼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순간적으로 상대 문전을 파고들다가 페널티 킥을 유도했을 때, 이를 확실하게 득점으로 연결하는 건 토너먼트에서 매우 중요한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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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국이 지난 4년간 페널티 킥을 11회 얻어내고도 성공률은 단 54.4%에 그치고 있다. 장현수, 손흥민, 기성용이 모두 페널티 킥 실축을 경험했다. 게다가 이후 장현수는 축구 외적인 이유로 대표팀에서 영구 제명됐고, 손흥민은 지난 9월과 10월 평가전에서 두 차례 연속으로 페널티 킥을 실축한 후 더는 키커로 나서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 한국 대표팀 지난 4년 기준 페널티 킥 기록
(성공률 54.4%)

실축 - 손흥민 - 2015년 3월 31일 - 뉴질랜드 - 친선 경기
성공 - 기성용 - 2015년 10월 13일 - 자메이카 - 친선 경기
성공 - 장현수 - 2015년 9월 8일 - 레바논 - 월드컵 예선
실축 - 장현수 - 2015년 11월 12일 - 미얀마 - 월드컵 예선
성공 - 기성용 - 2015년 11월 17일 - 라오스 - 월드컵 예선
성공 - 장현수 - 2015년 8월 5일 - 일본 - 동아시안컵
성공 - 손흥민 - 2017년 10월 10일 - 모로코 - 친선 경기
성공 - 구자철 - 2017년 11월 14일 - 세르비아 - 친선 경기
실축 - 손흥민 - 2018년 9월 7일 - 코스타리카 - 친선 경기
실축 - 손흥민 - 2018년 10월 12일 - 우루과이 - 친선 경기
실축 - 기성용 - 2019년 1월 1일 - 사우디아라비아 - 친선 경기

손흥민이 결장한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는 기성용이 키커로 나섰으나 그마저도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다. 심지어 이날 기성용의 페널티 킥은 상대 골키퍼를 반대 방향으로 보내고도 슈팅이 아예 골문을 벗어나는 땅볼에 그치는 아쉬움을 남겼다. 현재 한국의 페널티 키커 첫 번째와 두 번째 옵션으로 꼽히는 손흥민과 기성용의 개인 통산 페널티 성공률은 33.3%, 62.5%로 매우 낮은 편이다.

# 손흥민 개인 통산 소속팀/대표팀 페널티 킥 기록
(성공률 33.3%)

실축 - 뉴질랜드 - 친선 경기 - 2015년 3월 31일
성공 - 피지 - 올림픽 본선 - 2016년 8월 5일
성공 - 모로코 - 친선 경기 - 2017년 10월 10일
취소 - 로치데일 - FA컵 - 2018년 2월 28일
실축 - 코스타리카 - 친선 경기 - 2018년 9월 7일
실축 - 우루과이 - 친선 경기 - 2018년 10월 12일

# 기성용 개인 통산 소속팀/대표팀 페널티 킥 기록
(성공률 62.5%)

실축 - 오만 - 평가전 - 2009년 6월 3일
성공 - 일본 - 아시안컵 - 2011년 1월 25일
성공 - 우디네세 - 유로파 리그 - 2011년 9월 29일
실축 - 던펌린 - 스코틀랜드 PL - 2011년 11월 23일
성공 - 에버턴 - 프리미어 리그 - 2013년 12월 26일
성공 - 자메이카 - 친선 경기 - 2015년 10월 13일
성공 - 라오스 - 월드컵 예선 - 2015년 11월 17일
실축 - 사우디아라비아 - 친선 경기 - 2018년 1월 1일

기성용, 손흥민을 제외하면 현재 대표팀에서 페널티 키커로 나선 경험을 보유한 선수는 구자철과 황희찬 정도다. 다행히 두 선수 모두 페널티 킥 성공률이 높다. 구자철은 오랜 기간 페널티 키커를 담당한 경험을 보유했으며 황희찬은 지난 1~2년 사이에 소속팀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중요한 순간에 페널티 킥으로 득점을 뽑아냈다.

# 구자철 개인 통산 소속팀/대표팀 페널티 킥 기록
(성공률 87.5%)

성공 - 미국 - U20 월드컵 - 2009년 10월 2일
성공 - 레바논 - 월드컵 예선 - 2011년 11월 15일
성공 - 말리 - 친선 경기 - 2013년 10월 15일
성공 - 파더본 - 분데스리가 - 2014년 8월 24일
성공 - 레버쿠젠 - 분데스리가 - 2015년 4월 11일
성공 - 레버쿠젠 - 분데스리가 - 2015년 4월 11일
실축 - 바이에른 뮌헨 - DFB 포칼 - 2016년 10월 26일
성공 - 세르비아 - 친선 경기 - 2017년 11월 14일

# 황희찬 개인 통산 소속팀/대표팀 페널티 킥 기록
(성공률 100%)

성공 - 리드 -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 2017년 2월 19일
성공 - 도이치란츠베르거 - OFB컵 - 2017년 6월 15일
성공 - 우즈베키스탄 - 아시안게임 - 2018년 8월 27일

또 다른 옵션은 황의조다. 그는 아직 대표팀에서 페널티 킥을 담당한 경험은 없지만, 지난 2018 시즌 소속팀 감바 오사카에서 3월 FC 도쿄, 4월 세레소 오사카를 상대로 페널티 킥을 성공시켰다. 황의조는 마지막으로 국내 K리그에서 성남의 간판 공격수로 활약한 2017 시즌에도 4월 아산, 6월 부산을 상대로 페널티 킥 득점을 기록했다.

한국은 지난 세 차례의 아시안컵 중 두 차례나 승부차기에서 패해 탈락하는 아픔을 경험했다. 한국은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끈 2007년 대회에서 이라크, 박지성과 이영표의 은퇴 무대가 된 2011년 대회에서는 일본을 상대로 승부차기에서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아시아 무대에서 한국을 상대하는 대다수 팀은 수비적인 경기 운영을 할 가능성이 크다. 어렵게 얻어낸 페널티 킥, 혹은 힘겨운 경기 끝에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정확한 슈팅을 하지 못하면, 59년 만에 아시아 챔피언 자리에 도전하는 한국의 꿈은 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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