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아구 실바 & 커트 주마Getty Images

'또 무실점' 첼시, 철벽 구축한 실바-주마-망디 트리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지난 시즌 수비 불안을 노출했던 첼시가 티아구 실바와 에두아르 망디의 가세로 180도 변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오는 데 성공했다.

첼시가 스탬포드 브릿지 홈에서 열린 스타드 렌과의 2020/21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3차전에서 3-0 대승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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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의 영웅은 티모 베르너였다. 그는 페널티 킥으로 2골을 넣으며 3-0 대승을 이끌었다. 특히 선제골이 된 페널티 킥은 본인이 직접 얻어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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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용적으로 본다면 수비진의 공이 컸다. 첼시는 철벽 수비를 과시하면서 스타드 렌에게 이렇다할 슈팅 찬스조차 허용하지 않았다(스타드 렌의 총 슈팅 숫자는 7회가 전부였다). 그 중심엔 바로 첼시 센터백 콤비인 티아구 실바와 커트 주마가 있었다.

주마는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4회의 걷어내기에 더해 1회의 태클을 성공시켰다. 실바는 3회의 걷어내기와 2회의 태클을 성공시키며 수비 라인을 리딩했고, 상황에 따라서 공격에 가세해 전진 패스를 찔러주었다.

티아구 실바Squawka

베테랑 수비수인 실바가 기본적으로 수비 라인을 지휘하면서 빠른 발로 넓은 커버 범위를 보여준다면 주마는 단단한 대인 방어와 높이로 상대 공격진을 묶고 있다. 역할 분담이 확실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센터백 콤비라고 할 수 있겠다.

이는 기록을 통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주마는 이번 시즌 무려 87%에 달하는 공중볼 경합 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볼 경합 승률도 74.2%에 달한다. 실바는 볼 경합 승률은 59.1%에 더해 공중볼 경합 승률은 50% 밖에 되지 않지만 첼시 선수들 중 최다에 해당하는 경기당 95.5회의 패스 숫자를 자랑하면서 후방 빌드업을 주도하고 있다(주마는 경기당 평균 67.7회). 패스 성공률도 94%로 팀 내 1위이다. 

이렇듯 둘은 완벽한 역할 분담으로 철벽 수비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둘이 선발 출전한 첼시 경기의 성적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첼시는 둘이 동시에 선발 출전한 공식 대회 5경기에서 단 1골도 실점하지 않고 있다. 도리어 10득점을 올리면서 경기당 2골을 넣고 있는 첼시이다.

이들의 뒤를 버티고 있는 건 바로 망디이다. 스타드 렌전만 놓고 보면 그는 딱히 크게 선방한 건 없었다. 첼시가 이 경기에서 허용한 유효 슈팅은 단 2회가 전부였다. 다만 2번의 유효 슈팅이 모두 70분 이후에 있었다. 즉 3-0으로 크게 앞서고 있는 순간에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는 걸 방증한다고 할 수 있겠다.

망디의 진가가 드러난 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프리미어 리그 6라운드였다. 당시 그는 4회의 슈팅을 선방하면서 0-0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특히 경기 막판 맨유 공격수 마커스 래쉬포드의 골과 다름 없는 슈팅을 손끝으로 쳐내는 괴력을 과시했다. 당연히 이 경기 최우수 선수(Man of the Match)는 망디의 차지였다.

망디는 첼시에 이적해온 이후 데뷔전이었던 토트넘과의 리그 컵에서 1실점을 허용하고선 6경기 무실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첼시 골키퍼가 데뷔 후 첫 7경기에서 6경기 무실점을 기록한 건 전설적인 골키퍼 페트르 체흐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두 선수 모두 스타드 렌에서 첼시로 이적해왔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 첼시의 단점은 바로 수비에 있었다. EPL 38경기에서 54실점을 허용하면서 20개팀들 중 최소 실점 공동 11위에 그친 것. 전체 성적은 4위로 상위권이었으나 실점에 있어선 중위권 밖에 되지 않는 첼시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EPL 7경기에서 9실점을 허용하면서 최소 실점 4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주마와 실바, 망디가 자리를 굳건히 차지하기 시작하면서 최근 공식 대회 5경기 무실점 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첼시이다.

특히 첼시는 지난 시즌 세트피스 수비에서 문제점을 노출했다. 이는 첼시의 코너킥과 간접 프리킥 실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첼시는 코너킥과 간접 프리킥에서 13실점을 허용하면서 노리치 시티(17실점)와 애스턴 빌라(15실점), 그리고 아스널(14실점)에 이어 4번째로 많은 실점을 허용했다. 

더 놀라운 건 노리치와 애스턴 빌라가 EPL 20개팀들 중에서 최다 실점 1, 2위(노리치 75실점, 빌라 67실점)라는 데에 있다. 즉 전체 실점 대비 코너킥+간접 프리킥 실점 비율은 더 안 좋다는 걸 의미한다. 팀 순위 역시 노리치는 최하위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고, 빌라는 강등권과 승점 1점 차로 잔류 마지노선인 17위에 위치하면서 극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래저래 상위권 팀에 걸맞지 않게 세트피스 수비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던 첼시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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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코너킥 수비에서 문제가 많았다. 첼시는 코너킥 허용 대비 실점에서 13.1회당 1실점으로 EPL 전체에서 가장 높았다. 순수 코너킥 실점 역시 10실점으로 노리치(12실점)에 이어 빌라와 함께 공동 2위였다. 

하지만 실바가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첼시에 입단하면서 수비 라인을 리딩하고 있는 가운데 주마가 공중볼을 장악하면서 첼시는 이제 세트피스 수비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뒤를 197cm의 장신을 자랑하고 있는 망디가 버티고 있다. 주마와 실바 중 한 명이 빠지면 문제가 노출하지만(가장 대표적인 경기가 실바의 EPL 데뷔전이었던 웨스트 브롬과의 3라운드로 당시 실바가 대형 실수를 저지르면서 3-3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이들이 함께라면 철벽을 자랑하고 있는 첼시 수비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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