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물로

'땜빵' 호물로와 '빡꾸' 김문환의 달콤살벌한 우정 [이웃집 K리거 시즌2]

브라질, 보스니아, 크로아티아, 스페인, 키프로스, 몬테네그로, 영국, 프랑스, 세르비아, 네덜란드, 코스타리카, 미국, 일본, 베트남, 호주, 우즈벡, 루마니아, 콜롬비아, 에스토니아, 나이지리아, 에콰도르, 우크라이나, 오스트리아, 중국. 24개국에서 온 73명. K리그 외국인 선수들의 국적과 숫자입니다. 그들이 얘기하는 K리그와 한국 생활은 어떨까요? 골닷컴이 <이웃집 K리거>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시즌2의 네번째 손님은 부산 아이파크의 특급 왼발, 호물로 선수입니다.

[골닷컴] 서호정 기자 = 영도의 흰여울 문화마을에서 한국어 실력을 살짝 보여준 ‘부산 싸나이’ 호물로는 다음 촬영 장소로 이동하는 와중에 자신의 진짜 언어 능력을 자랑했다. 인터뷰 당시 A대표팀 소집을 위해 파주NFC에 있던 김문환과 영상 통화를 시도한 그는 연결이 되자 능수능란한 국어(?) 실력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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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로: “빡꾸야. 어디야?”
문환: “파주”
물로: “파주? 슈퍼스타 김문환 파이팅”
문환: “호물로도 슈퍼스타”
물로: “슈퍼스타 아냐. 용병이야. (손)흥민이 형 같이 있어?”
문환: “흥민이 형 뒤에 있어”
물로: “오 좋아요. 말해. 흥민이 형 힘내요!”
문환: "귀엽대"
물로: "흥민이 형 감사합니다."
문환: “밥 먹으러 가? 호물로가 사는 거예요?”
물로: “돈 없어. 세금 많아”
문환: "마누엘라(호물로 딸) 잘 있어?"
물로: "잘 있어. (내일 경기) 집중해라"

김문환과 애정 표현을 아끼지 않는 달콤살벌한 영상통화를 끝낸 호물로는 이정현 MC와 함께 태종대에 위치한 조개구이촌의 포장마차로 향했다. 호물로가 주문한 것은 해물라면이었다. 약간 매운 듯 호호거리면서도 면치기까지 구사하며 제대로 흡입하는 호물로는 정말 한국인 같았다. 그는 동갑내기 김문환에 대한 애정부터 언급했다.

“2017년에 김문환이 프로에 데뷔했고, 저도 그때 부산에 임대 왔었죠. 한국은 나이 문화가 있는 걸로 아는데 당시 팀에 1995년생이 저와 문환이 뿐이었어요. 문자도 많이 주고받고, 2018년에는 밖에서도 잘 지내면서 더 친해졌어요. 정말 친한 친구고, 항상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한국어로) 마! 김문환 싸랑해요. 개X아치, 개X가지… 사랑해.” 

“판타스틱한 심장을 갖고 있고, 착하지만 경기장에서는 돌변해 모든 걸 쏟아내요. 그런 의지나, 열정을 존경해요. 경기장에서 문환이가 뛰는 걸 보면 저도 더 뛰어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생겨요. 배울 점이 많은 친구입니다.”

K리그에서 3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20골을 넣은 호물로지만, 지난 3월 30일 부천과의 경기에서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페널티킥으로만 3골을 넣으며 K리그 최초의 페널티킥 해트트릭을 달성한 것이다. 팀은 호물로의 정확하고 강력한 왼발에 절대 믿음을 보였고, 호물로도 그에 화답하듯 모두 성공시켰다. 그는 “선수 인생에서 해트트릭이 처음이어서 절대 잊을 수 없는 경기였죠. 제 해트트릭을 도와준 동료들에게 감사합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호물로가 정말 달성하고 싶은 것은 많은 골이 아니라 부산의 승격이다. 지난 2년 간 그는 부산을 승격 플레이오프까지 이끌었지만 두 번 모두 승격에는 실패했다. 

“우승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결국 이루지 못했어요. 2년 연속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는데 이번 시즌에는 달라야 해요. 부산이 승격을 이루지 못해 너무 고통스러웠거든요. 시즌 마지막까지 우승과 승격을 위해 싸우겠습니다.”

2017년에 임대로 부산에 온 그는 한국 생활과 부산이라는 팀에 대한 애정을 밝혔고, 결국 완전 이적으로 온전한 부산의 선수가 됐다.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부산이라는 팀을 위해 할 일이 있어서였기 때문이다. 

“많은 분들이 환영해줘서 좋았어요. 부산에 돌아오고 싶었고, 꼭 승격을 하고 싶었어요. 부산이라는 도시, 한국 사람 다 좋았고 부산 역사에 제 이름을 남기고 싶어 돌아왔습니다. 개인 성과로도 이름을 남길 수 있지만 팀 우승 같은 성과로 이름을 남기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조덕제 감독 부임 후에는 공격형 미드필더와 3선 미드필더를 오가며 활약 중이다. 포메이션에 따라 역할이 달라지고 수비적인 부문을 더 소화해야 하지만 호물로는 팀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2선이냐, 3선이냐보다는 미드필더에서 뛰는 게 중요합니다. 저는 앞으로 전진하는 걸 좋아하고, 드리블, 슈팅도 좋아합니다. 하지만 수비할 때는 동료들을 도와야 하고요. 어느 위치에서든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브라질에 돌아가서는 K리그를 무시하는 친구와 다툴 정도로 이제는 K리그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선수가 됐다. 

“브라질 사람들이 K리그를 수준이 낮다고 생각하지만, 아쉽게도 K리그를 볼 기회가 없어서 그래요. 저는 항상 친구들과 논쟁해요. K리그의 수준은 높고, 한국 선수와 외국인 선수들도 대단하다고. 그 논쟁은 당연히 제가 이겼어요. K리그가 수준 높은 축구를 하는 건 사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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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물로는 항상 부산의 레전드를 꿈꾼다고 말한다. 좋은 친구, 그리고 딸을 얻은 도시에서 더 오랜 시간 뛰며 많은 이들과 호흡하길 원한다. 그가 생각하는 레전드의 조건 중 하나는 승격이다. 올 시즌 그 승격을 이루고 긴 시간 부산에서 뛰고 싶은 게 ‘대한 브라질인’ 호물로의 꿈이다.

“지금도 노력 중이고요. 그 길을 걷는다고 생각해요. 부산 생활 3년차인데 5~5년 더 뛰면 레전드가 되겠죠. 물론 부산이 원할 때까지겠지만… 레전드가 되려면 기록이나 성과가 필요할텐데 승격이라는 성과와 함께 부산의 레전드로 이름 남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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