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itar BerbatovGetty Images

베르바토프 "난 필드 위의 예술가, 게으르다는 평가 동의 못해"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지난 9월, 축구 선수에서 은퇴한 불가리아의 축구 영웅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본인의 축구관을 밝히면서 세간의 비판에 불만을 토로했다.

베르바토프는 지난 9월 19일, 선수 생활 은퇴를 발표했다. 이후 그는 지도자 수업을 받으면서 제2의 축구 인생을 준비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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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바토프가 누구인가? 그는 A매치 48골로 불가리아 대표팀 역대 최다 골 득점자에 이름을 올렸고, 불가리아 올해의 축구 선수 최다 수상(7회)에 빛나는 전설적인 공격수이다. 불가리아 대표팀을 넘어 클럽 레벨에서도 레버쿠젠과 토트넘, 맨유, 풀럼, 그리고 모나코 등에서 선수 경력을 이어오면서 명성을 떨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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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그는 '백작'이라는 애칭으로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축구를 구사했다. 그 스스로도 '골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난 그라운드 위의 예술가였다. 축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이런 특성을 자각했던 건 아니지만 나에게 있어 정말 중요한 건 남들과 다른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데에 있었다. 누군가 날 보면 잠을 들지 못하거나 채널을 돌리지 못할 것이다. 난 사람들이 날 보고 '와 나도 시도해보고 싶다'라는 소리가 나오게 만들고 싶었다. 그러려면 내 기술들이 쉽게 보이지 않아야 한다. 이런 게 내가 하고 싶은 것이었다"라며 본인의 축구 방식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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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기 마련. 그는 투쟁심이 부족하다는 비판에 시달리곤 했다. 무엇보다도 활동량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하기에 그에겐 항상 게으르다는 꼬리표가 따랐다.

그는 이러한 비판과 관련해 "내가 (맨유 시절 동료 공격수들이었던) 웨인 루니나 카를로스 테베스처럼 뛰지 않아서 그런 말들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난 그런 얘기를 듣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나보다 더 적게 뛰는 월드 클래스급 선수를 대여섯 정도 언급할 수 있다. 이런 지적이 마치 주홍글씨마냥 날 따라다녔으나 사실이 아니었다. 난 매경기 내 스탯을 확인했다. 난 경기당 10에서 11km 정도 뛰었다. 활동량이 나에게 그 어떤 변화도 가져오지 않았다. 내가 더 중요시 여기는 건 어떻게 움직이는가와 어떻게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었다"라고 반박했다.

다만 그 역시도 "사람들은 모두가 다르기 마련이다. 그라운드 위에 11명의 아티스트가 뛸 수는 없는 노릇이다. 투쟁심 역시 필요하다. 이빨이 부러지고 잔디에 쓰러지면서 셔츠에 피를 흘리는 선수들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가 네마냐 비디치(맨유 시절 동료 수비수)이다. 그에게 '너 괜찮아?'라고 물어보면 그는 '정말 좋아'라고 답한다. 그러니 그가 팀을 위해 해주는 일들에 고마움을 느끼면서 그가 넘겨준 볼을 가지고 마법을 부리면 되는 것이다"라며 헌신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들의 중요성에 동의하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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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선수 시절 루니와 테베스는 물론 토트넘 시절 로비 킨과 같은 뛰어난 호흡을 자랑했다. 하지만 정작 그가 선택한 최고의 파트너는 레버쿠젠 시절 투톱이었던 프랑싸였다. 그는 프랑싸와의 파트너십을 회고하면서 "우리는 정말 많은 골을 넣었다. 우리는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에서 사이좋게 2골씩을 넣으면서 4-1 대승을 이끌었다. 그는 영어는 물론 독일어도 할 줄 몰랐기에 경기장 밖에선 단 한 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정말 문자 그대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훈련장에서 그가 플레이하는 방식을 보고 그라운드 위에서 마치 같이 잠을 자듯 발을 맞췄다. 난 정말 프랑싸와 함께 뛰는 걸 즐겼다. 믿을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현재 그는 불가리아 소피아(그가 선수 경력을 시작한 구단이 바로 CSKA 소피아였다)에서 지도자 교육을 받고 있다. 그는 이에 대해 "내 야망은 축구와 관련된 일을 하는 것에 있다. 어쩌면 감독일 수도 있고, 단장일 수도 있다. 난 스포츠 매니지먼트 학위를 가지고 있고, UEFA A 라이센스를 획득했다. 이제 프로 라이센스만 따면 지도자 준비를 끝마치게 된다. 현재는 소피아에서 잘 지내고 있지만 만약 지도자를 하게 된다면 영국에서 하고 싶다. 런던은 세계에서 최고의 도시 중 하나이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Dimitar Berbatov quote GF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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