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더비’ 경기만큼 재밌던 두 감독의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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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를 앞두고 김기동, 김도훈 감독의 입담도 만만치 않았다

[골닷컴, 포항] 박병규 기자 = 역시 라이벌전 다웠다. 양 팀 감독들의 보이지 않는 팽팽한 기 싸움은 경기 전부터 묘한 긴장감을 불러 모았다.

지난 6일 포항스틸야드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 현대의 163번째 동해안 더비가 열렸다. 올 시즌 두 팀은 서로 1승 1패를 기록할 만큼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승부를 펼쳤다. 경기 이틀 전 열린 미디어 데이에서 입담을 펼친 두 감독은 경기 당일 더 거센 입담으로 기 싸움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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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원정 팀 김도훈 감독이 경기장을 지나 라커룸으로 향하자 울산 팬들이 ‘김도훈’을 외치며 힘을 실어주었고 김도훈 감독은 지긋이 바라보며 박수로 화답했다. 김도훈 감독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동해안 더비는 무조건 승리가 필요하다. 팬들의 강한 승부욕도 잘 알고 있다”며 꼭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물오른 공격력을 보이는 포항의 완델손 봉쇄 방법에 “경험 많은 김창수, 박주호가 잘해줄 것”이라며 믿음을 보였다. 이 날은 해병대 창설 70주년 행사로 스틸야드에는 2천여 명의 장병들이 함께 자리했다. 포항은 라이벌전을 의식한 듯 2층 측면 자리가 아닌 1층 정 가운데 해병대를 배치하여 우렁찬 함성과 응원을 유도했다.

포항 해병대

김도훈 감독도 이를 의식한 듯 “해병대분들은 2층에서 응원할 때 힘이 나더라”며 농담으로 응수했다. 이어 “포항의 홈이자 정중앙에서의 응원은 우리에게 위협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우린 이기려고 왔다. 경기에만 집중하겠다”며 큰 소리에 신경 쓰지 않겠다고 했다. 또 “우리 울산 팬 중에도 해병대 출신들이 있을 것이다”며 유머로 분위기를 전환했다.

반면 포항은 파이널 라운드 A 진출을 위해 이날 승리가 꼭 필요했다. 하지만 상대는 리그 선두를 달리는 울산이었고 최근 3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한 팀이었다. 김기동 감독은 “울산이 시즌 초반보다 허점이 더 많이 보인다. 최근 실점이 적었지만 예전만큼의 단단함을 못 느낀다. 이곳에서 역전승한 기억을 그대로 재현한다면 좋은 경기 보일 수 있다”며 당당하게 말했다. 

김도훈 감독의 해병대 이야기를 듣자 김기동 감독이 활짝 웃으며 “제가 선수 할 때도 항상 해병대와 함께하였는데 큰 힘이 되었다. 차라리 정중앙이 아니라 울산 팬들 좌우로 천 명씩 배치하여 크게 압도하면 어땠을까 한다”며 만만치 않은 농담으로 맞받아쳤다. 

동해안더비

하지만 이내 진중해졌다. 그는 오늘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정신력’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김기동 감독은 “포항의 걸개 중 ‘축구는 전쟁이다’는 말이 있다. 사실 전쟁보다는 OO이다로 수많은 말을 넣을 수 있다”고 한 뒤, “그런데 오늘은 진짜 전쟁이다. 선수들에게 모든 것을 쏟아 부어서 걸어 나올 수 없을 정도로 뛰자고 했다. 특히 파이널 라운드 A에 다른 변수가 아닌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올라가자고 했다”며 비장한 각오를 전했다.

이어 “팬분들이 다른 경기는 몰라도 울산전만큼은 절대 지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다”며 꼭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스틸야드 전광판

동해안더비
두 감독의 팽팽한 기 싸움이 끝난 후 경기가 시작되자 전반 2분 만에 양 팀 선수들이 신경전을 벌였다. 선수뿐 아니라 양 팀 팬들도 서로를 향한 도발과 격한 응원으로 경기장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울산의 선제골 후 스틸야드는 한동안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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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4,769명의 힘찬 응원 속에 포항이 동점을 만들었고 될 듯 안될 듯 아슬아슬한 공격 기회로 관중석은 들썩였다. 정규시간이 끝나고 추가시간에 들어서자 관중들은 하나 둘 자리에서 일어났고 극적인 역전골에 서로를 얼싸안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결국 포항의 승리로 종료되었지만 경기 후에도 양 팀 선수들간 사소한 신경전이 벌어지며 치열했던 승부였음을 알렸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골닷컴 박병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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