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아스널이 레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도 0-2 완패를 달하면서 최근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4경기 무승(2무 2패)의 부진에 빠졌다.
아스널이 킹 파워 스타디움 원정에서 열린 레스터 시티와의 2019/20 시즌 EPL 12라운드 경기에서 졸전 끝에 0-2로 패했다.
이 경기에서 아스널은 수비적인 3-4-1-2 전술을 들고 나왔다.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과 알렉산드르 라카제트가 투톱으로 나섰고, 메수트 외질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포진했다. 마테오 귀엥두지와 루카스 토레이라가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형성했고, 세야드 콜라시냑과 엑토르 벨레린이 좌우 측면을 책임졌다. 다비드 루이스를 중심으로 롭 홀딩과 칼럼 체임버스가 스리백을 형성했으며, 베른트 레노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다.
https://www.buildlineup.com/수비수 5명에 더해 수비형 미드필더 두 명을 배치하는 매우 수비적인 전형이었던 데다가 전체적인 라인까지 수비 진영으로 내려가면서 극단적으로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친 아스널이었다. 심지어 투톱인 오바메양과 라카제트까지 수비에 가담할 정도였다.
그나마 20분경까지는 아스널이 슈팅 숫자에서 5대2로 앞서면서 우위를 점했다. 특히 19분경 오바메양의 측면 돌파에 이은 땅볼 크로스를 라카제트가 슈팅으로 가져간 게 수비 맞고 뒤로 흐른 걸 외질이 잡아서 다시 패스를 내주었고, 이를 라카제트가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문제는 여기까지가 전부였다. 이 슈팅이 아스널이 이 경기에서 기록했던 유일한 유효 슈팅이었다. 20분 이후 아스널의 슈팅은 3회가 전부였다. 도리어 레스터에게 동시간 동안 무려 17회의 슈팅을 헌납한 아스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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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후반전은 레스터의 일방적인 공세 속에서 이루어졌다. 후반 4분경 레스터 오른쪽 측면 수비수 히카르두 페레이라의 측면 돌파에 이은 컷백을 수비형 미드필더 윌프레드 은디디가 논스톱 슈팅으로 가졌으나 골대를 강타하면서 아쉽게 득점 기회가 무산됐다. 하지만 이어진 기회를 레스터는 놓치지 않았다.
후반 22분경 페레이라의 땅볼 크로스를 왼쪽 측면 미드필더 하비 반스가 원터치 패스로 연결했고, 중앙 미드필더 유리 틸레망의 논스톱 땅볼 크로스를 레스터가 자랑하는 간판 공격수 제이미 바디가 논스톱 슈팅으로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이어서 후반 30분경 은디디가 상대와의 몸싸움에서 이겨내면서 전진 패스를 찔러준 걸 페레이라가 땅볼 크로스로 연결했고, 이를 바디가 뒤로 내주자 레스터 공격형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이 논스톱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2-0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2실점을 허용하자 아스널은 곧바로 중앙 수비수 홀딩을 빼고 측면 공격수 니콜라스 페페를 투입 데 이어 다시 다시 3분 뒤에 수비형 미드필더 토레이라 대신 공격형 미드필더 조 윌록을 교체 출전시키며 공격 강화에 나섰다. 하지만 효력은 눈꼽만큼도 없었다. 아스널은 후반 8분경 벨레린의 중거리 슈팅 이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는 추가 시간 90+3분까지 무려 40분 동안 단 한 번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채 레스터에게 무려 8회의 슈팅을 허용하는 촌극을 연출했다.

이 경기에서 아스널은 슈팅 숫자에서 레스터에 8대19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심지어 유효 슈팅 숫자에선 1대6으로 절대적인 열세였다. 더 많은 실점을 헌납하지 않은 게 다행인 경기였다.
이번 시즌 아스널의 최대 약점은 바로 수비 보호가 되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실제 아스널은 이번 시즌 EPL 팀들 중 무려 197회의 슈팅을 허용하면서 해당 부문에 있어 애스턴 빌라(213회)와 노리치 시티(208회)에 이어 최다 허용 3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빌라와 노리치는 모두 승격팀이다. 즉 승격팀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아스널이다.
유효 슈팅 허용 횟수 역시 아스널은 66회로 노리치(76회)와 토트넘(72회), 웨스트 햄(70회)에 이어 최다 허용 4위에 위치하고 있다. 말 그대로 슈팅 허용 관련 지표에선 강등권 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것이 바로 아스널 전임 주장이자 수비형 미드필더 그라니트 자카가 팬들에게 비판을 주로 들었던 지점이었다. 포백 보호가 전혀 되지 않는다는 것. 당연히 아스널 팬들은 물론 심지어 아스널 전설들조차 자카를 팀 문제의 근원으로 지적하는 경향성이 있었다. 결국 팬들의 야유에 분을 참지 못한 자카는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10라운드 홈경기에서 교체 되어 나가는 과정에서 "꺼져(Fxxk off)"라는 욕설을 하면서 손에 귀를 갖다대는 도발을 했고, 주장 완장과 아스널 유니폼을 벗어던지는 물의를 일으켰다. 이와 함께 그는 주장에서 물러남과 동시에 출전 명단에서도 철저히 제외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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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실은 자카가 있고 없고와는 상관이 없다. 도리어 자카가 결장할 시 아스널은 더 많은 슈팅을 헌납하고 있다. 실제 아스널은 자카가 선발 출전한 9경기에서 슈팅 136회에 유효 슈팅 46회를 허용했다. 이는 경기당 15.1회의 슈팅 허용 및 5.1회의 유효 슈팅 허용에 해당한다. 반면 자카가 결장한 3경기에서 아스널은 슈팅 61회와 유효 슈팅 20회를 내주면서 경기당 20.3회의 슈팅과 6.7회의 유효 슈팅을 헌납하고 있다.
물론 레스터는 EPL 2위인 팀이다. 즉 레스터에게 많은 슈팅을 허용하면서 완패를 당한 건 어느 정도 납득이 간다고 할 수 있겠다. 문제는 다른 2경기이다. 아스널은 2라운드 번리전과 11라운드 울버햄튼 원더러스전에 자카 없이 나섰다. 번리는 현재 EPL 9위고, 울버햄튼은 15위로 하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경기당 평균 슈팅 횟수도 번리는 11.1회로 울버햄튼은 10.6회이지만 아스널 상대로는 18회(번리)와 24회(울버햄튼)를 기록하면서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심지어 레스터 역시도 경기당 평균(14.2회)보다 많은 슈팅(19회)을 아스널 상대로 기록했다. 당연히 아스널은 자카가 전력에서 제외되고 나서도 공식 대회 4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자카를 옹호하는 건 절대 아니다. 자카는 팀의 주장이자 핵심 미드필더이고 아스널 입장에선 나름 천문학적인 거액의 이적료를 지불하면서 영입한 선수로 몸값을 하지 못한 건 분명한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프로 선수는 팬들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다는 명제 자체를 잊어버리는 우를 범했다.
하지만 아스널의 근원적인 문제는 자카 한 명이 있고 없고와 별개로 미드필더 라인이 포백을 보호해주지 못하고 있으며, 수비진 역시 무의미한 후방 빌드업을 반복하다가 가로채기를 당하면서 위기를 자초하는 있다는 데에 있다. 가장 대표적인 장면이 25분경에 나왔다. 벨레린의 패스 미스를 레스터 측면 공격수 아요세 페레스가 가로채서 강력한 슈팅을 가져갔으나 골대를 살짝 넘어갔다. 선수 한 명을 빼고 말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또한 자카 탓만 하는 것도 능사는 아니다. 전술 및 경기에 임하는 접근법 자체에 변화가 필요하다. 이제 에메리의 시대는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 2019/20 시즌 EPL 슈팅 허용 횟수 TOP 5
1위 애스턴 빌라: 213회
2위 노리치 시티: 208회
3위 아스널: 197회
4위 본머스: 182회
4위 사우샘프턴: 182회
# 2019/20 시즌 EPL 유효 슈팅 허용 횟수 TOP 5
1위 노리치 시티: 76회
2위 토트넘: 72회
3위 웨스트 햄: 70회
4위 아스널: 66회
5위 왓포드: 64회
5위 사우샘프턴: 64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