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부상에서 돌아온 크리스티안 풀리식이 중요 순간 연달아 골을 넣으면서 첼시에게 연승을 선사했다. 이 덕에 첼시는 챔피언스 리그 진출에 한발 더 다가가는 데 성공했다.
첼시가 스탬포드 브릿지 홈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31라운드에서 난적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를 상대로 2-1 신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첼시는 3연승을 달리면서 16승 6무 9패 승점 54점으로 4위 자리를 지키면서 5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6위 울버햄튼 원더러스(승점 49점)와의 승점 차를 5점으로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첼시는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베테랑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가 최전방 공격수에 포진한 가운데 크리스티안 풀리식과 윌리안이 좌우 측면에 서면서 공격 삼각편대를 형성했다. 은골로 캉테를 중심으로 메이슨 마운트와 로스 바클리가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마르코스 알로소와 세자르 아스필리쿠에타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안토니오 뤼디거와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이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골문은 케파 아리사발라가 골키퍼가 지켰다.
https://www.buildlineup.com/이 경기의 영웅은 다름 아닌 풀리식이었다. 경기 시작부터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인 풀리식은 12분경 맨시티 수비 한 명을 드리블로 제치는 모습을 연출했고, 32분경엔 바클리의 땅볼 크로스를 슬라이딩 슈팅으로 가져가면서 활발하게 공격을 전개했다(이는 아쉽게도 각도를 좁히고 나온 맨시티 골키퍼 에데르송의 선방에 막혔다).
결국 풀리식의 발에서 첼시의 선제골이 터져나왔다. 35분경, 프리킥 수비 과정에서 크리스텐센이 헤딩으로 걷어낸 걸 맨시티 왼쪽 측면 수비수 뱅자맹 망디가 잡아서 패스를 준다는 게 동료 미드필더 일카이 귄도간과 호흡이 맞지 않으면서 패스 실수를 범했다. 이를 풀리식이 가로채선 장기인 빠른 스피드로 치고 들어가면서 망디를 제치고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먼포스트로 깔아들어가는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주요 뉴스 | "[영상] 카타르 조직위원장 "월드컵 준비 문제 없다""
맨시티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9분경, 에이스 케빈 데 브라이너가 강력한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넣으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서 후반 11분경엔 역습 과정에서 맨시티 측면 공격수 라힘 스털링이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키를 살짝 넘기는 센스 있는 로빙 슈팅을 가져갔으나 골대를 강타하면서 아쉽게 골을 추가하는 데엔 실패했다. 첼시 입장에선 놀란 가슴을 쓸어내릴 만한 장면이었다.
첼시는 후반 17분경 지루를 빼고 태미 에이브러햄을 교체 출전시키면서 공격에 변화를 가져왔다. 이와 함께 전열을 재정비한 첼시는 풀리식 중심으로 공격에 나섰다.
주요 뉴스 | "[영상] 언변의 마술사 무리뉴의 첫 기자회견"
첼시는 후반 26분경, 크리스텐센의 롱패스를 받은 풀리식이 맨시티 수비수 페르난지뉴에 이어 에데르송 골키퍼까지 연달아 제치면서 빈 골대에 슈팅을 가져갔으나 뒤늦게 커버를 들어온 맨시티 오른쪽 측면 수비수 카일 워커가 골 라인 넘어가기 바로 직전 슬라이딩 태클로 걷어낸 데 이어 에이브러햄의 리바운드 슈팅까지 페르난지뉴에게 차단되면서 아쉽게 득점 기회가 무산됐다.
비록 한 차례 득점 찬스가 무산됐으나 다시 4분 뒤(후반 30분)에 데 브라이너의 패스를 가로챈 캉테가 측면으로 내주었고, 이를 받은 윌리안이 측면을 빠르게 파고 들면서 크로스를 연결한 걸 에이브러햄이 논스톱 슈팅으로 가져간 게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를 풀리식이 리바운드 슈팅으로 가져간 걸 페르난지뉴가 골라인 바로 앞에서 걷어냈으나 다시 에이브러햄의 슈팅이 이어지자 급해진 페르난지뉴는 손을 뻗어 막아냈다. 이에 심판은 페르난지뉴의 퇴장을 명하면서 페널티 킥을 선언했고, 윌리안이 차분하게 골을 넣으며 2-1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떠나 첼시에 합류한 풀리식은 새로운 리그 및 팀 적응 문제로 시즌 초반 다소 부진한 출발을 알렸으나 그림스비 타운과의 리그 컵 3라운드에서 도움을 올린 걸 시작으로 공식 대회 11경기에서 6골 도우을 올리면서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1월 내전근 부상을 당하면서 장기간 그라운드를 떠나있어야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상 복귀 시점에 코로나 19 대유행으로 시즌이 중단되면서 5개월 넘게 출전할 수 없었던 풀리식이었다.
시즌이 중단되어있는 동안 몸만들기에 주력한 그는 재개 후 첫 경기였던 애스턴 빌라와의 30라운드에서 0-1로 지고 있었던 후반 교체 출전해 동점골을 넣으면서 2-1 역전승을 견인했다. 이어서 맨시티와의 31라운드에 선제골을 넣고 두번째 골에도 간접적으로 관여하면서 2-1 승리를 이끌었다.
이에 더해 그는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3회의 슈팅을 가져갔고, 드리블 돌파 횟수 역시 4회로 최다였다. 첼시 선수들 중 가장 많은 14회의 전력 질주를 통해 빠른 스피드로 맨시티의 배후를 공략하면서 공격을 이끈 풀리식이었다. 그의 활약 덕에 첼시가 난적 맨시티를 잡을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연히 그는 영국 스포츠 전문 채널 '스카이 스포츠'에서 선정한 이 경기 최우수 선수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맨시티전 골로 이번 시즌 EPL에서 7골을 넣는 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이번 시즌 EPL 21세 이하 선수들 중 최다 골 기록자로 등극한 풀리식이다.
한편 풀리식의 활약 덕에 리버풀은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EPL 우승을 조기에 확정 지을 수 있었다. 리버풀 감독은 바로 풀리식과 함께 과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있었던 위르겐 클롭이다. 비록 풀리식은 클롭이 떠난 이후에 프로 데뷔 무대를 가졌으나 유스 시절부터 클롭과 인연을 맺고 있었다.
실제 풀리식은 과거 인터뷰를 통해 클롭과 관련해 "정말 멋진 분이다. 항상 잘 챙겨주셨다. 유스 팀에서 뛰던 나를 1군 훈련에 불러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해주셨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라면서 고마움을 표한 바 있다. 클롭 역시 "난 풀리식을 좋아한다. 그가 어릴 때부터 알고 있었다. 그는 아직 어리지만 환상적인 선수다. 그와 관련해 단지 이전보다 조금 더 나이가 들었고, 새로운 문신이 생겼다는 점을 제외하면 특별히 달라진 게 없다. 그는 환상적인 기술을 가진 선수이고, 영리하기까지 하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은사에게 하루라도 더 빨리 우승 선물을 선사한 풀리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첼시는 풀리식이 부상으로 빠져있는 동안 측면 공격에 있어 답답한 모습을 연출하면서 EPL 8경기에서 3승 3무 2패의 부진을 보였다. 스탬포드 브릿지 홈에서 열린 챔피언스 리그 16강 1차전에서도 바이에른 뮌헨에게 0-3으로 무기력하게 패했다.
현재 첼시는 승점 54점으로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 마지노선인 4위에 위치하면서 3위 레스터 시티(승점 55점)와 5위 맨유(승점 49점), 6위 울버햄튼(승점 49점)과 남은 챔피언스 리그 티켓 2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 중에 있다. 어쩌면 첼시의 챔피언스 리그 진출에 있어 키를 잡고 있는 선수는 풀리식일지도 모른다. 풀리식이 있어야 첼시의 공격이 한층 더 원활하게 풀릴 수 있다.
# 2019/20 시즌 EPL 21세 이하 선수 득점 TOP 3
1위 크리스티안 풀리식(첼시): 7골
2위 메이슨 마운트(첼시): 6골
3위 메이슨 그린우드(맨유): 5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