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윤진만 기자= 루카 자호비치(23, 마리보르)는 지난달 키프러스전을 통해 슬로베니아 국가대표에 데뷔했다.
슬로베니아 역대 최고의 선수인 즐라트코 자호비치의 아들인 루카가 이제 막 빛을 발산하려는 시점에 대표팀 분위기가 어째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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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불가리아와의 11월 A매치 2연전을 앞둔 지난 8일, 핵심 미드필더 케빈 캄플(28, 라이프치히)이 돌연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캄플은 현 대표팀 내에서 가장 실력이 뛰어난 미드필더로 꼽힌다. 잘츠부르크, 보루시아도르트문트, 바이엘레버쿠젠을 거쳐 2017년부터 라이프치히에서 뛰고 있다. 분데스리가에서도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고르 베네데치치 대표팀 감독대행은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미 알고 있겠지만, 이번 명단에 캄플은 제외됐다. 그가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는 선수에게 직접 물어보라”고 말했다.
은퇴 이유가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도 있었지만, 고작 28세의 나이에 은퇴하는 데에는 코치진과의 마찰이 크게 작용했을 거로 추정하는 매체도 있다. 어떤 이유든, 슬로베니아는 느닷없이 이빨 하나가 빠져버린 꼴이 됐다.
캄플이 충격적인 소식을 발표하기 전에도 슬로베니아는 한 선수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세계 정상급 골키퍼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얀 오블락(25, 아틀레티코마드리드)이다.
부상 등의 이유로 대표팀 차출에는 불응하면서 소속팀 경기에 정상적으로 출전하는 오블락을 두고 무수한 말들이 쏟아진다. 대표팀 차출을 꺼리는 이유가 토마시 카브치치 전 감독의 존재라는 건 공공연한 사실로 여겨진다. 협회와 카브치치 전 감독이 어르고 달랬지만,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카브치치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지난달 경질된 뒤 발표된 11월 명단에도 오블락의 이름을 들어있지 않았다.
오블락이 마지막으로 뛴 A매치는 지난해 10월 열린 스코틀랜드와의 월드컵 예선전이다. 오블락이 유로2020을 앞두고 대표팀에 복귀할 거란 예상은 있지만, 현재 대표팀 분위기에서 어떤 것도 확신할 수 없다. 오블락과 캄플의 결정은 다른 대표팀 선수들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루카의 부친 즐라트코 자호비치가 이끌던 시절은 지금과 달랐다. 비록 자호비치 현역 시절 2002 한일월드컵을 누볐다. 밀리보예 노바코비치와 같은 후배 선수들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밟았다. 슬로베니아는 잉글랜드, 미국과 치열한 승점 싸움을 펼쳤다. 1승 1무 1패를 따내고도 승점 1점차로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슬로베니아는 선 굵은 경기를 펼쳤다. 사미르 한다노비치(인테르)와 같은 세계 정상급 골키퍼들이 불쑥불쑥 나타나 골문을 든든히 지켰다. 하지만, 한다노비치도 31세이던 2015년 돌연 대표팀 장갑을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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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의 기둥 역할을 하던 한다노비치, 노바코비치, 발터 비르사 등이 차례로 은퇴하면서 팀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1회째를 맞은 UEFA 네이션스리그 C-3에 속해 노르웨이, 불가리아 앞에서 무너졌다. 4경기에서 1무 3패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따낸 승점은 키프로스(3점)보다 낮다. 이게 슬로베니아의 현실이다.
16일 노르웨이와의 홈경기에는 오블락, 공격수 팀 마타브즈(비테세), 미드필더 캄플, 레네 크린(낭트) 수비수 보얀 요키치(Ufa) 등 주축 선수들이 은퇴, 부상 등의 이유로 결장한다. 루카가 즐라트코와 같은 큰 선수가 되어 팀을 이끌어가지 않는 이상 슬로베니아가 당장 일어서기는 힘들어 보인다.
사진=시상식에 갈 시간은 있지만, 대표팀 갈 여력은.. 게티이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