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co Schulz

'독일 대표팀 풀백' 슐츠, 도르트문트 측면 수비의 구세주 될까?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호펜하임 왼쪽 측면 스페셜리스트이자 독일 대표팀 왼쪽 측면 수비수 니코 슐츠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도르트문트가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슐츠 영입을 발표했다. 이적료는 2700만 유로(한화 약 360억)이고, 계약 기간은 2024년 6월 30일까지 5년이다.

미하엘 초어크 도르트문트 단장은 슐츠 영입에 대해 "그는 최근 몇년간 경기력에 있어 발전을 거듭하면서 독일 대표팀으로 성장한 수비수이다. 우리는 그의 뛰어난 육체적인 능력과, 스피드, 그리고 뛰어난 역동성에 많은 이득을 보게 될 것이다. 게다가 투쟁심도 갖추고 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슐츠 역시 "도르트문트는 최고의 구단들 중 하나로 내 스타일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난 내가 내 방식의 플레이로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함께 위대한 업적들을 성취해나갈 수 있다"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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슐츠는 헤르타 베를린 유스 출신으로 측면 공격수 역할도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공격 능력이 뛰어난 전형적인 공격형 왼쪽 측면 수비수이다. 빠른 스피드로 측면을 파고 들어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는 게 그의 장기였다. 실제 그는 독일 대표팀 연령대별 대표팀에서 뛰었을 당시 측면 미드필더로 뛰면서 에이스로 활약했다. 특히 2011년과 2012년 사이에 19세 이하 독일 대표팀에서 11경기에 출전해 4골 5도움을 기록한 슐츠였다.

하지만 현대 축구에서 측면을 파고 드는 정통파 측면 미드필더가 도태되기 시작하면서 그는 측면 미드필더에서 중앙 미드필더를 거쳐 측면 수비수로 서서히 변화를 모색해 나갔다. 이렇게 보직을 바꾸는 과정에서 그는 정체성에 혼란이 발생하면서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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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는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로 이적한 2015/16 시즌 초반,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끔찍한 부상을 당했다. 이로 인해 무려 262일을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야 했다. 부상 복귀 후에도 후유증에 시달리면서 힘든 시기를 보내다 2017년 여름, 호펜하임으로 이적하기에 이르렀다.

호펜하임에서 그는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의 지도를 받으면서 빠르게 성장해 나갔다. 무엇보다도 호펜하임은 스리백 전술을 즐겨 사용하기에 공격형 측면 수비수인 그에겐 딱 맞는 곳이었다. 결국 그는 2017/18 시즌, 분데스리가 27경기에 출전해 1골 4도움을 올리면서 프로 경력을 통틀어 가장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이어서 이번 시즌엔 1골 6도움을 기록하면서 한 단계 더 발전한 모습을 보인 슐츠였다.

Hoffenheim 3-1-4-2

게다가 슐츠는 이러한 활약상을 인정받아 독일 대표팀에도 승선하는 데 성공했다. 2018년 9월 9일, 페루와의 평가전에서 경기 종료 5분을 남기고 결승골을 넣으며(2-1 승)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그는 네덜란드와의 유로 2020 예선 C조 첫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면서 3-2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에도 정규 시간 종료 직전 결승골이었다. 이렇듯 그는 A매치 6경기에 출전해 2골 1도움을 기록하면서 독일 대표팀에서도 공격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역시 그의 강점은 바로 공격적인 부분에 있다. 그는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기대 도움(xA: Expected Assist의 약자로 슈팅을 이끌어낸 패스들이 수치화해 도움 숫자를 계측하는 것이다)' 10.3회로 바이에른 뮌헨 오른쪽 측면 수비수 요슈아 킴미히(14.3회)에 이어 분데스리가 전체 공동 2위에 해당했다. 즉 실제 도움(6회) 수치 대비 더 양질의 패스를 공격수들에게 제공한 셈이다.

이에 더해 그는 크로스 111회로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왼쪽 윙백 필립 코스티치(157회)와 마인츠 왼쪽 측면 수비수 아론 마르틴(124회)에 이어 전체 3위였다.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는 61회로 공동 9위였고, 드리블 돌파 성공은 52회로 11위였다. 공격 전반에 걸쳐 측면 수비수라고는 믿기기 어려운 높은 영향력을 행사한 슐츠이다.

Crosses from open play - Bundesliga 2018/19

게다가 초어크 단장의 표현대로 그는 육체적인 능력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그의 최고 순간 속도는 34.8km/h로 분데스리가 전체 9위이고, 전력질주 횟수 역시 809회로 전체 14위에 위치하고 있다. 참고로 지난 시즌 순간 최고 속도는 35.1km/h로 분데스리가 전체 3위였다.

다만 공격적인 부분은 그가 원래부터도 강점으로 가지고 있던 부분이었다. 중요한 건 이번 시즌 그가 수비적인 면에서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는 사실이다. 지난 시즌까지 호펜하임은 분데스리가 34경기 중 포백을 가동한 게 단 5경기 밖에 되지 않았다. 사실상 스리백만 쓰던 팀이었다. 즉 이전까지의 슐츠는 포백에선 전혀 검증되지 않은 자원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슐츠가 수비적인 부분에서도 진일보하면서 나겔스만 감독은 한층 더 전향적으로 포백을 활용할 수 있었다. 실제 이번 시즌 호펜하임은 분데스리가 10경기에 포백을 가동했다. 팀 성적 역시 6승 3무 1패로 상당히 준수한 편에 속했다.

Hoffenheim Diamond 4-4-2

이는 도르트문트가 슐츠를 영입하는 데 있어 중요한 척도로 작용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루시앵 파브르 도르트문트 감독은 물론 간헐적으로 스리백 전술도 활용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포백을 선호한다. 즉 포백에서 검증된 측면 수비수가 필요했다.

지난 2년 동안 도르트문트의 고질적인 고민거리 중 하나는 바로 측면 수비에 있었다. 오랜 기간 도르트문트를 지탱했던 두 베테랑 측면 수비수 마르첼 슈멜처와 우카시 피슈첵이 동시에 하향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도르트문트는 믿을 만한 측면 수비 자원이 전무하다시피 했다.

그나마 이번 시즌 전반기, 레알 마드리드에서 임대로 영입한 아슈라프 하키미가 공격적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일정 부분 풀백 고민을 더는 듯싶었으나 후반기 들어 하키미의 수비 약점이 분데스리가 팀들에게 간파당하면서 집중 공략 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결국 파브르 감독은 시즌 후반기에 들어 아브두 디알로와 마누엘 아칸지 같은 중앙 수비수들은 물론 측면 미드필더인 마리우스 볼프를 측면 수비수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활용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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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을 고려하면 도르트문트의 측면 수비수 보강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이것이 도르트문트가 구단 역대 4번째로 비싼 이적료인 2700만 유로를 들여 슐츠를 영입한 이유이다. 이제 슐츠하기 나름이다. 이미 공격은 검증된 선수다. 수비적인 면에서 포백에서 꾸준하게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는 도르트문트의 가장 큰 약점을 메우는 요긴한 영입으로 작용할 것이다.

한편 도르트문트는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 에이스 토르강 아자르 영입에 근접한 상태다. 독일 현지 언론들은 토르강 영입에 있어 남은 건 메디컬 테스트 하나라고 보도하고 있을 정도다. 게다가 도르트문트는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플레이메이커로 변신에 성공한 율리안 브란트 영입에도 나서고 있는 중이다. 이번 시즌 승점 2점 차로 아쉽게 우승을 바이에른에게 내준 도르트문트는 시즌 종료와 동시에 발빠르게 선수 보강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 첫 단추가 바로 슐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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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르트문트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 TOP 5

1위 안드레 쉬얼레(볼프스부르크): 3000만 유로
2위 아브두 디알로(마인츠): 2800만 유로
3위 헨리크 미키타리얀(샤흐타르): 2750만 유로
4위 니코 슐츠(호펜하임): 2700만 유로
5위 마르코 아모루주(파르마): 2550만 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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