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다름슈타트] 정재은 기자=
2.분데스리가가 막을 내릴 준비 중이다. 한 경기만 남았다. 그곳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도 곧 고국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독일에서 첫 시즌을 보낸 백승호(23)에게 이번 휴식은 더욱 달콤하다. 처음에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바빴고, 33라운드에선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하며 2019-20 시즌의 커튼을 기분 좋게 내리고 있다.
주요 뉴스 | "[영상] 카타르 조직위원장 "월드컵 준비 문제 없다""
다름슈타트에 상주하며 그런 백승호를 애정어린 시선으로 취재한 독일 기자가 있다. 2019-20 2.분데스리가 33라운드 비즈바덴전(3-1 승) 하프타임에 그를 만나 백승호의 첫 시즌을 물었다.
Goal Korea다름슈타트에 백승호는 신기한 존재였다. 바르셀로나에서 자랐고, 한국 국가대표에, SNS 팔로워 숫자도 어마어마하다. 한국에서 온 팬들이 태극기를 들고 다름슈타트 홈구장을 찾는다. 원정 경기에서도 백승호를 위한 태극기는 늘 준비되어 있다. 다름슈타트 취재진은 시즌 초 <골닷컴>에 “대체 백승호는 한국에서 어떤 존재인 건가?”라며 신기한 듯 물어오기도 했다.
그중 <릴리앤블로그>의 기자 슈테판 코엔라인에게 백승호는 더욱 눈에 들어왔다. 과거 차범근이 뛰던 시절도 취재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차범근에 이어 지동원, 그리고 백승호까지 그는 총 세 한국인을 접했다. 그중 가장 애착이 가는 건 백승호다.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던 젊은 선수가 이곳 다름슈타트에서 조금씩 날개를 펼치고 있으니 말이다.
코엔라인 기자는 백승호를 두 번이나 인터뷰할 정도로 관심이 컸다. 백승호와 <골닷컴>에 그의 이름 표기를 여러 차례 물어보더니 ‘승호백’이 아닌 ‘백승호’로 쓰며 한국 이름 표기 문화까지 기사에 담았다. 백승호의 생일에는 한글로 ‘백승호 생일축하해’라는 메시지를 쓰기도 했다.
Goal Korea시즌 초반 그는 “백승호는 이미 다름슈타트의 핵심 멤버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디미트리오스 그라모지스 감독의 전술에서 늘 백승호가 중심이었다. 선발을 좀처럼 놓치지 않았다.
시즌이 마무리되는 지금, 백승호의 위치는 조금 달라졌다. 33라운드 이전 여섯 경기서 모두 교체로 출전했다. 후반기 들어 풀타임을 소화한 적이 없다. 27라운드와 28라운드에선 각각 15분, 12분 뛴 게 전부였다. 코엔라인 기자는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 했다.
“감독이 떠나기 전 다양한 선수를 로테이션을 돌리며 점검하는 중이다. 그래서 백승호의 출전 시간이 줄어든 거지, 입지가 줄어들었다고 보기엔 어렵다. 감독은 백승호에 관해 항상 좋게 이야기한다.”
로테이션의 중심에 서 있다는 건 그리 반가운 일은 아니다. 그는 “기술적인 면에서는 훌륭하다. 스피드도 좋다. 다만 신체적으로 조금 부족한 점이 보인다”라고 말하더니 “공격 포인트도 기대한 만큼 나오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비즈바덴전 전반전, 백승호는 2, 3번득점 기회를 잡았다. 그는 힘껏 슈팅했지만 모두 아슬아슬하게 골대를 빗나갔다. 코엔라인 기자는 “백승호는 그럴 때 해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름슈타트(SV Darmstadt)코엔라인 기자는 그런 백승호를 두고 2020-21시즌 퍼포먼스가 더욱 기대되는 선수라고 덧붙였다. “그는 아주 유용한 자원이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공격적인 위치, 수비적인 위치에서 모두 뛸 수 있고 오늘처럼 오른쪽 측면에서 뛸 수도 있다.”
“아직 독일 2부 리그 적응이 완벽하게 되지 않은 모습을 종종 봤다. 적응을 끝내고, 처음부터 다음 시즌을 함께 준비하면 분명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코엔라인 기자와 이야기를 나눈 후 후반전이 시작됐다. 백승호가 동점 골을 돕더니, 직접 결승 골까지 해결했다. 장내는 다름슈타트 관계자들의 환호로 가득 찼다. 코엔라인 기자는 <골닷컴>을 보며 “역시 처음부터 같이 하면 뭔가 된다니까”라고 말했다. 이날 백승호는 6경기 만에 선발로 나왔고, 1골 1도움 맹활약을 펼쳤다. 그는 최근 슈팅 감각이 좋은 덕분이라고 말했다.
Goal Korea시즌 초, 차범근 감독은 <골닷컴>에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독일은 잔디부터 스페인과 다르다. 비가 내리면 푹푹 꺼지는데, 그런 사소한 것부터 승호는 다 적응해야 한다.” 그의 말대로 환경, 언어, 문화, 음식 등 백승호가 100% 적응해야 할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몸을 쓰는 직업이기 때문에 모든 합이 맞아야 최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다. 무엇보다 리그 6라운드부터 합류해 곧바로 경기장에 투입된 백승호는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차 감독은 당시 “아직 적응도 다 안 됐는데 저 정도로 뛰는 건 대단한 거다”라고도 덧붙였다.
주요 뉴스 | "[영상] 언변의 마술사 무리뉴의 첫 기자회견"
그래서 코엔라인 기자는 다음 시즌의 백승호가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팀과 함께 프리시즌을 착실히 준비하고, 첫 라운드부터 함께 뛴다면 한층 나아진 퍼포먼스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0-21시즌, 푸른 유니폼을 입은 백승호가 자기만의 속도로 훨훨 나는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사진=정재은, <릴리앤블로그> 캡처, 골닷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