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명수 기자 = 독일에서 활약하는 수비수 박이영이 리그 경기 중 인종차별을 당했다. 이에 독일축구협회(DFB)는 즉각 조사에 착수했고, 해당 구단에 벌금이 부과될 가능성이 높다.
독일 3부리그 튀르퀴치에서 활약하는 박이영은 지난 3일 열린 만하임과의 리그 3라운드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박이영은 오른쪽 수비수로 나섰고, 양 팀은 4골을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4-4로 비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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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전반 18분경 발생했다. 주심이 만하임 측 관계자에게 다가가 무언가 말을 건넸고, 만하임의 주장은 관중석으로 가 팬들에게 자제를 요청했다. 장내 아나운서는 “원정 선수에 대한 인종차별이 이어진다면 경기가 중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어수선한 장내를 정비하기 위해 경기는 2분 동안 중단됐다.
인종차별의 타깃은 한국인 박이영이었다. 오른쪽 수비수였던 박이영은 만하임 홈팬 바로 앞에서 뛰었고, 경기장에 있던 유일한 아시아인이었던 박이영에게 인종차별적 폭언이 쏟아진 것으로 보인다. 독일 ‘빌트’에 따르면 만하임 홈 관중들은 Reisfresser(쌀을 먹는 사람, 아시아인을 비하 할 때 쓰이는 독일어)나 Schlitzauge(작은 눈을 가진) 등 인종차별 구호를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후 박이영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늘 경기에서 일부 관중들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다. 불행하게도 인종차별주의자들은 나의 상황을 100% 이해할 수 없다. 그들은 인종적으로 모욕당하는 느낌을 모른다”면서 “나의 목소리를 통해 인종차별 문제가 조금 더 나아지고 언젠가는 그들도 그것에 대해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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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있게 목소리를 낸 박이영의 행동에 DFB도 응답했다. 독일 현지매체들에 따르면 DFB는 주심의 경기 보고서를 토대로 인종차별 사건을 수사 중이다. DFB 징계위원회의 프레드 크레이트로우 부회장은 “주심이 관련 보고서를 제출한 뒤 위원회가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면서 “인종차별은 스포츠와 인류의 기본 가치에 모순되며 우리와 함께 설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관중들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만하임 구단에 벌금이 부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심은 지난 일요일,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튀르퀴치 구단의 막스 코트니 이사는 “우리는 관련자들과 긴밀히 연락하며 사건을 신중히 조사할 것이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