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골 폭발' 황인범, 다음 상대는 나니의 올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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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couver Whitecaps FC

[골닷컴, 미국 뉴욕] 한만성 기자 = 황인범(22)의 소속팀 밴쿠버 화이트캡스가 드디어 시즌 첫 승을 따냈다. 밴쿠버에 일곱 경기 만의 승리를 안긴 주역은 황인범이었다.

밴쿠버는 18일(한국시각) LAFC를 상대한 2019 시즌 북미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7라운드 홈 경기에서 황인범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전까지 6경기째 승리가 없었던 밴쿠버는 올 시즌 첫승을 거뒀다. 이날 황인범의 MLS 데뷔골, 신인 사령탑 마크 도스 산토스 밴쿠버 감독의 MLS 첫승, 그리고 팀의 올 시즌 첫승이 한꺼번에 이뤄진 셈이다.

황인범은 현재 한국 대표팀에서는 물론 과거에도 K리그에서 대전 시티즌, 아산 무궁화 시절에도 '해결사'보다는 공수를 조율하는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그는 밴쿠버로 이적한 후 자신이 직접 "결과를 가져오는 선수가 돼야 한다"는 책임감을 수없이 강조해왔다. 실제로 밴쿠버는 황인범을 샐러리캡에 구애받지 않는 고액 연봉자를 뜻하는 'DP(지정 선수)'로 영입했다. 게다가 황인범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외국인 선수 신분으로 소속팀에서 활약하게 된 만큼 '좋은 경기력'에 만족하기보다는 스스로 골과 도움을 기록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자기 자신을 채찍질했다.

# 황인범, MLS 1위 팀 꺾은 일등공신

LAFC는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을 상대로 선제골을 터뜨린 멕시코 공격수 카를로스 벨라를 비롯해 공격수 크리스티안 라미레스(미국), 미드필더 피터-리 바셀(자메이카), 수비수 니콜라스 하말리아넨(핀란드) 등 각국 대표팀 자원이 즐비한 팀이다. 공격수 디에고 로시는 우루과이, 미드필더 에두아르드 아투에스타는 콜롬비아 20세 이하 대표팀에서 활약했다.

실제로 LAFC는 이날 시즌 첫 패배를 당했지만, 여전히 올 시즌 현재 6승 1무 1패로 MLS 통합 순위(동부, 서부지구 합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황인범을 막강한 전력을 자랑하는 LAFC를 상대로 27분 왼쪽 측면 수비수 빅토르 지루(PC)가 시도한 슛이 상대 골대를 맞고 나오자 빠른 문전 침투를 통해 재차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결승골을 뽑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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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은 경기 후 "LAFC는 현재 MLS에서 가장 강한 팀이다. 코칭스태프와 상대를 분석하며 많은 준비를 했다. 후반에는 많이 밀리긴 했지만, 이기고 있는 팀이 막판에 밀리는 상황은 언제든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이 '상대 미드필드보다 우리가 뒤지는 게 전혀 없다. 자신 있게, 강하게 상대를 압박하자'고 말씀해주셨다. 전반전 경기력은 내가 화이트캡스에 온 후 우리 팀이 보여준 가장 좋았다. 코칭스태프, 선수들, 그리고 환상적인 우리 팬분들한테 내가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밴쿠버는 이날 LAFC를 꺾으며 12팀으로 구성된 MLS 서부지구 9위로 올라섰다. MLS는 매 시즌 서부지구와 동부지구에서 각각 상위 일곱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현재 서부지구 7위 스포르팅KC와 9위 밴쿠버의 격차는 단 승점 4점 차에 불과하다. 시즌 첫승을 거둔 밴쿠버의 반격은 이제 시작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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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흥미러운 점은 황인범이 다음 경기에서 맞붙게 될 상대 선수가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전성기를 구가한 루이스 나니라는 사실이다. 올 시즌 나니를 영입한 올랜도 시티는 오는 21일 홈에서 밴쿠버와 격돌한다. 나니는 올 시즌 현재 7경기 3골 4도움으로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 도스 산토스 감독이 황인범에게 건넨 진심어린 조언

이어 황인범은 득점 후 안도하는 표정을 지은 데에 대해서는 "나는 한국인이다. 용병(외국인) 신분으로 여기에 왔다. 솔직히 내가 스스로 결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지는 않았다. 다만, 언제도 그렇고 계속 감독님과 대화하면서 절대 부담감을 갖지 말라는 조언을 들었다. (감독님께) 너무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황인범은 "감독님이 내게 '너는 루니도 아니고, 이브라히모비치도 아니다. 너는 황인범처럼 하면 된다'고 말씀해주시면서 부담감을 많이 덜어주셨다"고 밝혔다.

얼핏 들어보면 도스 산토스 감독의 조언은 황인범에게 '현실을 직시하라'는 냉정한 말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러나 도스 산토스 감독의 말에는 더 깊은 뜻이 있었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둔 전지훈련 당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도 "황인범이 내게 받게 될 부담감은 절대 없을 것이다. 내게는 그를 영입한 것 자체가 성공이기 때문이다. 그가 지금껏 해온 축구를 그대로 하면서 성장해주면 된다"고 말했었다. 이처럼 도스 산토스 감독은 황인범이 골이나 도움을 기록하는 것보다는 예전부터 해온대로 능숙한 경기 운영 능력만 보여줘도 충분히 팀에 도움이 될 만한 선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단, 황인범은 밴쿠버가 지난 2월 몇몇 유럽 팀들과의 경쟁을 뚫고 자신을 영입한 데다 고액 연봉자로 팀에 입단한 만큼 스스로 책임감을 짊어진 모습이었다. 실제로 그는 밴쿠버가 6경기 연속으로 승리하지 못하는 기간에도 경기가 끝나면 깊은 생각에 잠긴듯 운동장 위에 가만히 서서 멍한 표정을 짓곤 했다.

도스 산토스 감독이 황인범의 데뷔골이 터진 LAFC전이 끝난 후 최근 그와 면담을 통해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이번 주 내내 (황)인범과 대화했다. 그가 심리적으로 압박감을 받아서는 안 된다. 카를로스 벨라,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웨인 루니는 MLS의 스타 선수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역사를 쓴 경험을 보유한 선수들이다. 황인범은 그들처럼 커리어가 완성된 선수가 아니며 여전히 성장하는 단계에 있다. 그가 화이트캡스를 혼자 힘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면 안 된다. 물론 그는 우리 팀에서 매우 중요한 선수다. 그가 자유롭게 뛸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스 산토스 감독은 "황인범의 자기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는 데만 집중하면, 그가 성장하는 건 물론 팀 또한 함께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인범 올 시즌 기록
(상대 - 날짜 - 결과)

미네소타 - 3월3일 - 2-3 패
풀타임, 1도움, 돌파 성공 3회
솔트 레이크 - 3월9일 - 0-1 패
MLS 이주의 팀, 구단 MOTM, 풀타임, 키패스 5회
휴스턴 - 3월17일 - 2-3 패
풀타임, 키패스 2회, 크로스 성공 3회
시애틀 - 4월1일 - 0-0 무승부
대표팀 차출 후 복귀, 첫 교체 출전, 패스성공률 90.9%
LA갤럭시 - 4월7일 - 0-2 패배
풀타임, 돌파 성공 4회, 키패스 2회
시카고 - 4월13일 - 1-1 무승부
90분 출전, 돌파 성공 2회, 태클 3회, 가로채기 2회
LAFC - 4월19일 - 1-0 승
풀타임, 시즌 1호골 득점, 태클 2회, 가로채기 5회

# 시애틀, 무패행진 계속…김기희는 전 경기 풀타임

한편 시애틀 사운더스는 붙박이 주전 수비수 김기희가 맹활약을 이어가는 가운데, 무패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시애틀은 14일 토론티FC를 상대로 3-2 승리를 거뒀다. 현재 시애틀은 서부지구 선두 LAFC보다 두 경기를 덜 치르고도 승점 16점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시애틀은 오는 22일 LAFC 원정에서 승리하면 선두 자리에 오를 수도 있다.

김기희는 토론토전에서도 풀타임 활약하며 입지를 굳건히 했다. 그는 올 시즌 시애틀의 필드 플레이어 중 수비수 채드 마셜,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롤단, 켈빈 리어담과 함께 매 경기 선발 출전해 단 한 번도 교체되지 않은 선수 중 한 명이다. 게다가 김기희가 중앙 수비수로 활약 중인 시애틀은 올 시즌 6경기에서 단 5실점으로 리그 내 최소 실점을 기록 중이다.

김기희 올 시즌 기록
(상대 - 날짜 - 결과)

신시내티 - 3월4일 - 4-1 승
풀타임, 가로채기 3회
콜로라도 - 3월11일 - 2-0 승
풀타임, 무실점
시카고 - 3월17일 - 4-2 승
풀타임, 걷어내기 3회
시애틀 - 4월1일 - 0-0 무
풀타임, 골라인 클리어런스(걷어내기)
솔트 레이크 - 4월8일 - 1-0 승
풀타임, 두 경기 연속 무실점
토론토 - 4월14일 - 3-2 승
풀타임, 클리어런스 7회(양 팀 통틀어 최다)

# 14일~18일 MLS 경기(6~8라운드) 결과

뉴잉글랜드 0-2 아틀란타
뉴욕RB 2-1 포틀랜드
솔트 레이크 2-1 올랜도(나니 1골)
콜로라도 2-3 DC유나이티드(루니 결장)
LA갤럭시 2-0 필라델피아(즐라탄 2골)
LAFC 2-0 신시내티(벨라 1골 1도움)
캔자스 시티 2-2 뉴욕RB
밴쿠버 1-0 LAFC(황인범 MLS 데뷔골, 벨라 무득점)

올 시즌 현재 리그 평균 관중: 2만151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