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박병규 기자 = 전통의 명가 포항 스틸러스의 역사에 신예 고영준이 자신의 이름을 당당히 새겼다. 그는 기라성 같은 선배들의 뒤를 이어 나갈 재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1년생 포항의 막내 고영준이 제대로 사고를 쳤다. 그는 지난 8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20 하나원큐 K리그1 15라운드 광주FC전에서 후반 44분 극적인 동점골을 기록하며 팀을 패배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프로 데뷔 후 3경기 만에 터트린 데뷔골이자 팀 통산 1800호골의 주인공이 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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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38분 신예를 과감히 교체 투입한 김기동 감독은 “고영준을 투입하면서 반드시 찬스가 올 것이라 예상했다. 헤딩골 찬스를 놓쳤던 것까지 넣었다면 역전도 할 수 있었다”며 남다른 믿음을 보냈다.
고영준은 투입과 동시에 빠른 스피드 돌파, 자신감 있는 패스와 슈팅으로 분위기를 확실히 바꾸었다. 김기동 감독도 활약에 만족하며 “앞으로 송민규처럼 잘 성장했으면 좋겠다. 마침 오늘 넣은 데뷔골이 포항의 1800번째 골이라 기념비적인 골이다. 축하를 보낸다. 앞으로 오랫동안 포항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기념비적인 데뷔골을 터트린 고영준은 “지난 인천전에서 데뷔를 하였지만 홈 팬들께서 찾아 주신 오늘이 진짜 데뷔전을 치른 기분이다. 다행히 팀이 연패에 빠지지 않도록 득점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다. 이어 “공격수로서 더욱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고 포인트도 기록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할 수 있어서 좋다. 앞으로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주실텐데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 득점은 1983년 프로리그 참가 후 K리그 최초의 팀 통산 1800호골이 되었다. ‘전통의 명가’ 답게 포항은 그동안 굵직한 기록을 써 내려왔다. 1983년 이길용의 1호골을 시작으로 1995년 서효원의 500호골, 2005년 이정호(현재 이원영)가 팀 통산 1000호골을 기록하며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특히 1000호골은 라이벌 울산 현대와의 동해안 더비에서 터트린 극적인 골이었다. 2014년엔 황지수(현재 포항 코치)가 1500호골을 달성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기록이 있다. 팀의 레전드 황선홍은 8경기 연속골로 K리그 최다 연속(개인) 득점자에 이름을 올렸다. 90년대를 풍미한 전설의 외국인 공격수 라데는 147경기에서 55골을 터트렸고, 김광석은 397경기째 뛰고 있다. 황진성은 58도움으로 팀 최다 도움을 기록했다. 팀은 2009년 제주를 상대로 8골을 득점하며 한 경기 최다 득점을 달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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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이어갈 재목으로 불리는 고영준은 유스 시절부터 재능을 보였다.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도맡으며 드리블과 패스, 슈팅에 모두 능했다. 전방에는 고영준, 후방에는 이수빈이 버티는 허리 라인이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곧장 동계훈련에 합류해 프로 형들과 부딪혔다. 팀 내 최고참인 김광석과 무려 18살 차이지만, 그 사이에서 당찬 플레이를 보이며 김기동 감독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자신의 생일인 7월 9일을 의미해 79번을 단 고영준은 이번 데뷔골로 더 힘찬 날개를 펼칠 준비를 마쳤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