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분데스리가 팀들이 코로나19의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입각한 훈련을 진행 중에 있다. 이에 분데스리가 팀들은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훈련들을 전개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많은 부분들에 있어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외출을 자제하고 있고, 2미터 간격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반화 되어가고 있으며, 유럽 같은 국가에선 의료진 내지는 환자들만 쓰고 다니던 마스크도 상용화를 넘어 이젠 없어서 못 쓰고 다니는 형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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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축구판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당장 시즌이 중단된 지 1달이 넘어서면서 많은 구단들이 재정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코로나19 확진자 숫자(14만 886명) 대비 사망자 숫자(4.326명)가 상대적으로 아주 적은 숫자가 발생하면서 대처를 상당히 잘 하고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독일을 중심으로 무관중 형태의 시즌 재개를 고려하고 있는 중이다.
이에 발맞춰 분데스리가 팀들은 지난 4월 6일부터 훈련을 재개했다. 다만 훈련에 있어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고 있는 중이다. 당연히 훈련 방식 자체에 많은 변화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일단 큰 틀에서의 변화는 바로 샤워 및 식사에 있다. 예전엔 훈련이 끝나면 곧바로 샤워부터 끝내고 구단에서 제공하는 식단으로 다같이 모여 식사를 했다면 이젠 샤워는 집에 돌아가서 사적으로 해야 하고 구장 내 식사 역시 금지가 되면서 원하는 선수들에게만 포장 지급되고 있다. 게다가 구장 곳곳에 훈련 장비들이 설치되어 소규모 그룹으로 이동해 훈련을 진행하고 있고, 심지어 몇몇 구단들은 훈련 시간마저 그룹마다 아예 다른 시간으로 분리되어 있을 정도다. 웨이트 트레이닝 같은 실내 운동 기구들을 실외로 옮겨놓은 구단들도 있다.
무엇보다도 선수들끼리 접촉을 방지하고 있다 보니 태클을 비롯한 경합이 철저하게 금지되어 있고, 헤딩도 금하고 있다(헤딩 과정에서 축구공에 침이 묻을 수 있기 때문). 자연스럽게 기본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과 스트레칭 같은 개인 훈련 위주의 훈련이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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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몇몇 구단들은 다양한 색다른 훈련을 도입 중에 있다. 먼저 바이에른 뮌헨은 골대 대신 가로 세로 5m에 달하는 대형 다트판을 설치했다. 해당 다트판은 찍찍이가 있어 볼이 접착되는 형태다. 이에 선수들을 슈팅으로 다트판 점수 내기를 단행했다. 바이에른 선수들 중 킥에 일가견이 있기로 소문난 세르지 그나브리는 '불스아이(다트판 정중앙)'를 적중시켰고, 백업 골키퍼 스벤 울라이히는 주전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를 상대로 '트리플 20(20점x3배)'을 성공시켰다는 후일담이 있다.
쾰른은 축구 선수가 그려진 대형 고무 풍선을 설치했다. 이 사이를 선수들이 파고 들면서 경합 훈련을 대리로 하는 형태이다. 이에 마르쿠스 기스돌 쾰른 감독은 "경합 과정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무언가를 고안할 필요가 있었다"라고 밝혔다.
세계 최초로 '풋보나우트(Footbonaut)'라는 훈련 기구를 도입한 도르트문트는 이를 적극 활용 중에 있다. 이는 14평방미터 구조물로 잔디바닥과 사면의 벽에는 축구공을 발사하는 구멍이 있고, 축구공을 집어넣을 수 있는 구멍이 총 64개 배치되어 있다. 코치 호각과 함께 벽 4면에서 무작위로 축구공이 발사되면 선수는 트래핑 후 슈팅을 통해 무작위로 불빛이 들어오는 구멍에 집어넣어야 한다. 이를 통해 선수들은 볼 컨트롤 및 슈팅 정확도에 더해 공에 대한 반응 속도와 집중도를 키울 수 있다.
호펜하임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고 있다. 과학 훈련장을 따로 세운 호펜하임은 풋보나우트는 물론 버츄얼 리얼리티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원형의 구조물(Helix)'에 들어가면 버츄얼 리얼리티 속 선수들이 실시간 경기 시나리오에 맞게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드리블을 하기도 하고 패스를 하기도 하고 골을 넣기도 한다). 이를 선수가 눈으로 해당 상황을 쫓아가면서 등번호 몇 번을 단 선수들이 차례대로 볼을 터치했는지를 순서대로 불러야 한다. 이를 통해 반응속도과 인지능력 테스트를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호펜하임은 기존 180도 형태와 270도 형태의 Helix를 운용 중에 있었으나 새로 360도 Helix를 설치했다. 이를 통해 선수들이 전방과 좌우를 넘어 후방까지 모두 커버하면서 마치 경기장에서 직접 뛰는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게 된다.
호펜하임 스포츠 심리학자 얀 마이어 박사는 이에 대해 "신체 능력보다는 정신 능력을 훈련시키는 것이 목적으로 최고의 집중력을 요하는 스트레스가 강한 상황과 일반적인 상황에서 선수가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지 살펴보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렇듯 분데스리가 팀들은 선수들간의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도 실질적으로 플레이에 도움이 될 수 있을 만한 색다른 방식의 훈련들을 고안하고 있다. 물론 직접 몸으로 부딪히는 것만큼의 효율성은 없겠지만 그래도 다양한 방식을 통해 훈련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하단 영상을 통해 풋보나우트와 헬릭스가 건지를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