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이 잉글랜드 축구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FA컵 우승팀 아스널과의 커뮤니티 실드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아쉽게 패했다. 하지만 결과와는 별개로 내용 면에서 리버풀은 중원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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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에서 리버풀은 언제나처럼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호베르투 피르미누를 중심으로 사디오 마네와 모하메드 살라가 좌우에 배치되면서 스리톱을 형성했다. 파비뉴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백 앞에 포진한 가운데 제임스 밀너와 조르지니오 바이날둠이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앤드류 로버트슨과 네코 윌리엄스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버질 판 다이크와 조 고메스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골문은 알리송 베케르 골키퍼가 지켰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와 주장 조던 헨더슨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유스 출신 만 19세 선수 네코와 베테랑 멀티 플레이어인 부주장 밀너가 선발 출전한 걸 제외하면 최정예로 아스널전에 임한 리버풀이다.
https://www.buildlineup.com/하지만 리버풀은 전반 내내 단조로운 공격을 펼치면서 아스널의 수비에 꽁꽁 묶이는 문제점을 노출했다. 공격형 측면 수비수인 아놀드와 리버풀 중원에서 오른쪽에 배치되는 헨더슨이 동시에 부상으로 빠지면서 오른쪽 공격이 전무해진 것. 네코는 공수 모두에서 무너지면서 실수를 반복했고, 바이날둠에겐 공격 지원을 기대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결국 리버풀은 전반 내내 왼쪽 측면 위주의 공격을 반복할 수 밖에 없었다. 로버트슨이 잦은 오버래핑으로 양질의 크로스를 올려주면서 3회의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를 통해 동료들에게 공격 찬스를 제공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밀너 역시 슈팅 2회와 키패스 3회를 기록하면서 공격 지원에 나섰다. 그나마 이들이 지원해줬기에 왼쪽 측면 공격수 마네는 양 팀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4회의 슈팅을 가져갈 수 있었던 것이었다.
반면 오른쪽 측면 공격수이자 에이스인 살라는 슈팅 1회가 전부였다. 키패스는 물론 드리블 돌파조차 없었다. 바이날둠은 단 하나의 슈팅과 키패스도 기록하지 못하면서 공격 지원에 있어선 아무런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 특히 바이날둠의 전체 패스 대비 전진 패스 비율은 21.4%에 불과했다. 심지어 네코는 수비수임에도 62.5%라는 처참한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면서 수비 불안을 야기시킬 뿐이었다.
당연히 리버풀의 전반전 공격 방향은 왼쪽 측면 공격이 무려 44.9%에 달했다. 이에 반해 중앙 공격 비율은 23.7%에 불과했다(오른쪽 측면은 31.4%). 왼쪽 위주로만 단조롭게 공격하다 보니 아스널 입장에선 수비하기 쉬울 수 밖에 없었다.
OPTA도리어 리버풀은 경기 시작 12분 만에 아스널 에이스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에게 실점을 허용하면서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네코는 실점 과정에서도 오바메양 앞에서 거리를 둔 채 간격 유지를 하고 있다가 감아차기 슈팅을 허용하는 우를 범했다.
이에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후반 14분 만에 오른쪽 측면 수비수 윌리엄스와 중앙 미드필더 제임스 밀너를 빼고 공격형 미드필더 미나미노 다쿠미와 중앙 미드필더 나비 케이타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공격 강화에 나섰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파비뉴가 중앙 수비수로 내려왔고, 고메스가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이동했으며, 케이타와 바이날둠 중원에 미나미노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포진하면서 4-2-3-1 포메이션으로 전환한 리버풀이다.
https://www.buildlineup.com/이는 나름 주효했다. 케이타가 중원에서 전진을 해주면서 답답했던 중원 공격에 활로를 열어주었고, 미나미노가 위협적인 움직임으로 아스널 수비 라인에 균열을 가져왔다. 전반전 내내 23.7%에 불과했던 리버풀의 중앙 공격 비율이 후반 들어 32.2%로 10% 가까이 상승했다는 점만 보더라도 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왼쪽 측면 39.3%, 오른쪽 측면 28.5%).
결국 후반 28분경, 미나미노의 발에서 리버풀의 동점골이 터져나왔다. 미나미노가 상대 수비 밀집 지역에서 살라와 이대일 패스를 주고 받는 과정에서 아스널 오른쪽 측면 수비수 세드릭 소아레스의 손에 맞고 리턴 형태로 볼이 돌아오자 논스톱 슈팅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OPTA하지만 리버풀은 더 이상의 골을 추가하는 데엔 실패했고, 승부차기에서 교체 출전한 유스 출신 공격수 리안 브루스터가 실축하면서 우승 트로피를 아스널에게 내주어야 했다.
리버풀은 최근 2시즌 동안 로버트슨과 아놀드 좌우 측면 수비수들의 뛰어난 공격력에 기댄 부분이 많은 게 사실이다. 실제 로버트슨은 EPL 기준 2018/19 시즌 11도움에 이어 2019/20 시즌 2골 12도움을 올렸고, 아놀드는 2018/19 시즌 1골 12도움에 이어 2019/20 시즌 4골 13도움을 기록하면서 수비수 역대 단일 시즌 최다 도움 신기록을 수립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리버풀은 미드필드 라인에서의 패스 공급 문제가 일정 부분 가려진 측면이 있었다. 아놀드가 빠지자 리버풀 중원의 패스 공급 문제가 민낯을 드러냈다고 봐도 무방하다.
바이날둠은 2018/19 시즌만 하더라도 공수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으나 2019/20 시즌부터 서서히 하향세를 타기 시작하고 있다. 2019/20 시즌 무려 37경기에 출전했음에도 도움은 전무(4골)했던 바이날둠이다. 그가 여전히 열심히 뛰면서 중원에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있다고 하더라도 공격 지원 능력에선 아쉬움이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 외 파비뉴는 기본적으로 후방에서 패스를 뿌리면서 포백을 보호하는 역할(2골 3도움)이다. 밀너는 이제 어느덧 만 34세에 접어들면서 출전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9경기 선발 출전). 그나마 리버풀 중원에서 전진이 가능한 케이타는 잦은 부상으로 인해 18경기 출전(9경기 선발)이 전부였다. 주장이었던 헨더슨(4골 5도움)을 제외하면 중원에서 전방에 양질의 패스를 공급해줄 수 있는 선수가 현격히 부족했던 리버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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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리버풀이 바이에른 뮌헨 플레이메이커 티아고 알칸타라 영입에 연결되고 있는 이유이다. 누구보다도 클롭 감독이 티아고 영입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고 영국 현지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문제는 리버풀 보드진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재정 악화로 바이에른에서 티아고의 이적료로 요구하고 있는 3,000만 유로(한화 약 422억)를 지불하기를 꺼려하고 있기에 영입이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티아고는 원래 공격형 미드필더 출신답게 뛰어난 기술적인 능력을 바탕으로 드리블을 통해 전진이 가능하고 창의적인 전진 패스도 찔러줄 수 있는 선수이다. 게다가 영리한 축구 지능을 갖추었고, 좌우로 뿌려주는 패스는 물론 경기 조율에도 강점을 가진 전형적인 플레이메이커형 선수이다. 심지어 그는 바이에른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보직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수비 능력도 상당히 많이 발전하면서 완전체로 거듭났다.
그의 이적료로 바이에른이 3,000만 유로를 책정한 건 그의 능력 때문이 아닌 계약 기간이 1년 밖에 남지 않아서이다. 말 그대로 3,000만 유로는 헐값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그가 부상 이력이 많은 선수라는 점이 다소 걸림돌이라고 하더라도 리버풀은 티아고가 필요하다. 괜히 에버턴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에이스로 활약했던 잉글랜드의 살아있는 전설 웨인 루니가 "만약 리버풀이 티아고를 영입한다면 이는 맨체스터 시티가 리오넬 메시를 영입한 것보다도 더 좋은 계약이다"라고 평가한 게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