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노리치 시티와의 경기에서 상대의 강도 높은 전방 압박에 수비 라인이 흔들리는 문제를 노출하면서 2-3으로 패했다.
디펜딩 챔피언 맨시티가 승격팀 노리치를 상대로 캐로우 로드 원정에서 열린 2019/20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5라운드에서 2-3으로 패하면서 이변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맨시티는 노리치전 패배로 3승 1무 1패 승점 10점에 그치며 5전 전승으로 1위를 달리고 있는 리버풀(승점 15점) 추격에 실패했다. 게다가 맨시티가 승격팀에게 패한 건 2015년 3월, 번리전 이후 처음이다. 즉 펩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2016/17 시즌 맨시티 감독 부임)에선 승격팀에게 처음으로 패한 맨시티이다.
이 경기에서 맨시티는 지난 4라운드에서 부상을 당한 핵심 수비수 아이메릭 라포르트 대신 베테랑 수비수 니콜라스 오타멘디를, 그리고 공격형 미드필더 케빈 데 브라위너 대신 중앙 미드필더 일카이 귄도간을 선발 출전시킨 걸 제외하면 최정예로 노리치 원정에 나섰다. 노리치 역시 맨시티 상대로 딱히 수비적인 전술을 가동하지 않은 채 기존 활용하는 4-2-3-1 포메이션을 그대로 들고 나오면서 맞불에 나섰다.
맨시티는 라포르트의 부상 공백이 크게 느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오랜 기간 팀의 수비를 책임졌던 주장 뱅상 콤파니가 떠나면서 이제 맨시티가 보유하고 있는 전문 중앙 수비수는 라포르트와 존 스톤스, 그리고 오타멘디 3명이 전부였다.
그마저도 확신을 주는 수비수는 라포르트가 유일했다. 오타멘디는 30대에 접어들면서 이미 지난 시즌부터 잦은 부진과 함께 이제 더 이상 맨시티급 수비수가 아니라는 비판이 대세를 이루고 있었고, 스톤스 역시 가끔씩 대형 실수를 저지르면서 팀의 핵심 수비수로 삼기에는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나마 라포르트가 버티고 있었기에 맨시티의 수비 불안을 상당 부분 가릴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정도다. 그러하기에 라포르트의 장기 부상은 맨시티에게 큰 불안요소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왔다.
Getty Images이는 기우가 아니었다. 맨시티는 경기 시작 18분 만에 세트피스 수비에서 문제를 드러내면서 노리치에게 선제 실점을 내주었다. 노리치 측면 미드필더 에밀리아노 부엔디나가 코너킥을 올리던 시점에 맨시티는 6-4 형태의 지역 방어를 구사하고 있었는데 노리치 중앙 미드필더 케니 맥클린이 빈공간으로 침투해 들어가 타점 높은 헤딩 슈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해당 지역을 지키고 있었던 카일 워커와 라힘 스털링이 제대로 수비하지 못하는 문제를 노출했다. 결국 뒤늦게 맨시티 수비형 미드필더 로드리가 공중볼 경합에 나섰으나 이미 볼은 맥클린의 머리를 맞고 지나간 이후였다. 세트피스 지역 방어야 말로 수비진을 지휘할 수 있는 선수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라포르트의 부재가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선제 실점은 전조에 불과했다. 27분경 노리치의 두번째 골 장면에서 팀 크럴 골키퍼의 롱킥을 부엔디아가 가슴으로 받아서 센스 있게 돌아서면서 로드리를 제치고 패스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오타멘디는 성급하게 전진 수비에 나섰다가 노리치 공격형 미드필더 마르코 슈티퍼만에게 공간을 내주는 우를 범했다. 이와 함께 맨시티의 수비 라인은 순간적으로 붕괴됐고, 이는 노리치의 2번째 골로 연결됐다. 노리치 간판 공격수 티무 푸키가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고 들어가선 슈티퍼만의 전진 패스를 땅볼 크로스로 연결한 걸 반대편 골 포스트로 파고 들던 왼쪽 측면 미드필더 토드 켄트웰이 빈 골대에 가볍게 밀어넣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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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종료 직전 맨시티가 간판 공격수 세르히오 아구에로의 헤딩 골로 전반전을 1-2로 마무리한 가운데 후반 들어 다시 오타멘디 쪽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먼저 후반 4분경, 오타멘디는 안일한 패스로 슈티퍼만에게 가로채기를 당하면서 추가 실점을 허용할 뻔했으나 다행히 슈티퍼만의 패스에 이은 푸키의 슈팅이 골대를 살짝 빗나가면서 한 차례 위기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곧바로 30초 뒤에 파트너 중앙 수비수 존 스톤스의 패스를 받은 오타멘디가 위험 지역에서 볼을 끌다가 부엔디아에게 가로채기를 당하는 우를 범했고, 부엔디아의 패스를 받은 푸키가 가볍게 골을 넣으며 점수 차를 다시 2골로 벌려나갔다. 두 번의 실수는 허락하지 않은 노리치였다.
맨시티는 경기 종료 2분을 남기고 로드리의 중거리 슈팅으로 뒤늦은 추격에 나섰으나 시간이 부족했고, 결국 2-3으로 패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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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치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2군 감독 출신인 다니엘 파르케가 이끄는 팀이다. 도르트문트 출신 선수만 4명(슈티퍼만, 크리스토프 침머만, 모리츠 라이트너, 마리오 브란치치)이고, 독일 무대 경험이 있는 선수가 무려 12명에 달하고 있다. 당연히 도르트문트 스타일의 '게겐프레싱(Gegenpressing: 게겐프레싱은 독일어로 직역하면 역압박이라는 의미로 상대팀에게 소유권을 내주었을 시에 곧바로 압박을 감행하는 강도 높은 전방 압박을 지칭한다)'을 감행하는 팀이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노리치는 이 경기에서 113.02km의 활동량을 기록하면서 맨시티(107.35km)보다 6km 가까이 더 많이 뛰면서 시종일관 압박 축구를 펼쳤고, 오타멘티를 비롯한 맨시티 수비진은 노리치의 강도 높은 전방 압박에 흔들리는 문제를 노출했다. 맨시티가 라포르트 부상과 함께 우려했었던 부분이 민낯을 드러낸 일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6/17 시즌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시티 지휘봉을 잡은 이래로 수비수 실수로 실점을 허용한 건 총 10골이 전부이다. 이 중 5실점이 오타멘디의 실수에서 나왔고, 3실점은 스톤스의 실수에서 유발된 것이었다. 이래저래 고민이 될 수 밖에 없는 사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