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 City Starting vs Chelseahttps://www.buildlineup.com/

노련한 페르난지뉴, 첼시 어린 공격수들 제어하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베테랑 수비형 미드필더 페르난지뉴가 노련미를 바탕으로 중앙 수비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첼시가 자랑하는 어린 공격수들을 제어했다.

맨시티가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의 2019/20 시즌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13라운드 홈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이 경기에서 맨시티는 평소대로 4-1-4-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베테랑 공격수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최전방 원톱에 섰고, 라힘 스털링과 리야드 마레즈가 좌우 측면 공격을 책임지는 가운데 케빈 데 브라위너와 다비드 실바가 두 명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됐다. 로드리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백 보호에 나섰고, 벤자맹 망디와 주앙 칸셀루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으며, 페르난지뉴와 존 스톤스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Man City Starting vs Chelseahttps://www.buildlineup.com/

맨시티 핵심이자 주전 중앙 수비수 아이메릭 라포르테가 장기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이후 줄곧 수비형 미드필더인 페르난지뉴를 중앙 수비수로 활용하고 있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다. 페르난지뉴는 중앙 수비수 포지션에서도 단단한 수비력을 자랑하고 있다. 패스길을 끊는 데에도 능하고 무엇보다도 수비형 미드필더 출신답게 후방 빌드업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과르디올라 감독이 페르난지뉴를 라포르테 부재 시 중앙 수비수로 중용하고 있는 이유이다. 또 다른 베테랑 수비수 니콜라스 오타멘디가 하향세를 타고 있고, 에릭 가르시아와 테일러 하우드-벨리스 같은 유스 출신 수비수들은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도 페르난지뉴를 중앙 수비수로 쓸 수 밖에 없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페르난지뉴가 중앙 수비수를 소화하는 데에 있어 태생적인 약점이 하나 있다. 30대 중반(만 34세)에 접어들면서 몸싸움이 예전만 하지 못하고 179cm의 신체 조건으로 인해 공중볼에 약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페르난지뉴는 이번 시즌 EPL 7라운드 에버턴과의 원정 경기 등에서 실수를 저지르면서 불안한 모습을 연출할 때가 종종 있었다.


주요 뉴스  | "​[영상] 피구, "음바페는 호날두, 호나우두의 10대 때와 동급""

프랭크 램파드 첼시 감독 역시 이를 의식해서인지 195cm의 장신을 자랑하는 만 22세 신예 공격수 타미 아브라함을 활용해 페르난지뉴 공략에 나섰다.

경기 초반 페르난지뉴는 아브라함의 높이와 몸싸움에 다소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페르난지뉴는 상대보다 한 발 먼저 움직이면서 앞선에서 차단하는 형태로 아브라함을 중심으로 하는 첼시의 공격을 제어해 나갔다. 다만 여기에는 맹점이 하나 있었다. 두 명의 중앙 수비수 중 왼쪽에 위치한 페르난지뉴가 전진하는 순간 맨시티의 왼쪽 중앙 수비 지역이 열리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첼시의 선제골이 터져나왔다. 21분경 페르난지뉴가 아브라함 앞선에 위치하면서 견제하는 틈을 타 첼시 중앙 미드필더 은골로 캉테가 페르난지뉴의 배후를 파고 들었고, 이에 발맞춰서 마테오 코바치치가 환상적인 로빙 패스를 넘겨주었다. 왼쪽 측면 수비수인 망디가 커버를 들어왔으나 캉테에게 뚫리면서 선제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는 페르난지뉴의 실수였다고는 할 수 없다. 엄밀히 따지면 페르난지뉴의 수비 방식을 첼시가 아브라함을 미끼로 활용해 영리하게 이용한 골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주요 뉴스  | "​[영상] Goal 50 1위 모드리치 "챔스 4연속 우승 도전할 것""

하지만 페르난지뉴는 본인의 방식을 통해 위기를 타개해 나갔다. 게다가 동점골의 기점 역할을 담당했다. 바로 28분경 아브라함을 향한 첼시 후방 플레이메이커 조르지뉴의 전진 패스를 페르난지뉴가 가로챘고, 데 브라위너의 패스를 받은 실바의 패스를 첼시 수비수 커트 주마가 차단했으나 루즈볼이 데 브라위너에게로 흘러간 것. 이를 받은 데 브라위너는 접는 동작으로 조르지뉴의 태클을 피하고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이른 시간에 동점골을 기록했다. 다소 행운이 따르긴 했으나 페르난지뉴의 가로채기가 역습으로 이어지면서 나온 골이었다.

이어서 맨시티는 35분경 로드리의 패스를 받은 마레즈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드리블로 치고 가면서 상대 수비 두 명 사이를 파고든 후 왼발 슈팅으로 골을 추가하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페르난지뉴는 노련한 수비로 아브라함을 효과적으로 제어했다. 게다가 상황에 따라선 측면 커버까지 해내면서 이 경기에서 부진을 보였던 망디를 수비적으로 보조하는 역할도 동시에 수행했다.

아브라함이 페르난지뉴를 상대로 별 효과를 보지 못한 데다가 페르난지뉴에게 미끼 역할을 하기 위해 많은 움직임을 보였기에 후반 들어 급격히 지치는 문제점을 노출하자 프랭크 램파드 첼시 감독은 72분경에 아브라함을 빼고 미치 바추아이를 교체 출전시켰다. 하지만 바추아이 투입은 조금의 도움도 되지 못했다. 바추아이는 페르난지뉴의 노련한 수비 라인 조율에 휘둘리면서 오프사이드 반칙만 3회를 저지른 채 아무런 공격도 해보지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Fernandinho

페르난지뉴의 주요 활약상을 언급하자면 39분경엔 아브라함을 향한 첼시 오른쪽 측면 공격수 윌리안의 날카로운 땅볼 크로스를 태클로 걷어냈다. 53분경엔 캉테의 골과 다름 없는 슈팅을 육탄방어로 저지해냈다(캉테의 슈팅은 페르난지뉴를 스치고선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68분경엔 망디를 제치고 측면으로 파고 들던 캉테를 태클로 저지했고, 87분경에도 망디를 제치고 들어오던 윌리안을 태클로 막았다. 정규 시간 종료 직전엔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해 들어가던 첼시 왼쪽 측면 공격수 크리스티안 풀리식을 향한 윌리안의 스루 패스를 태클로 차단한 페르난지뉴이다.

이 경기에서 페르난지뉴는 가히 환상에 가까운 스탯을 올렸다. 볼경합 승리 횟수는 10회로 최다였고, 공중볼 획득 역시 4회로 최다였다. 이에 더해 걷어내기 6회와 태클 4회 성공으로 최다를 기록했고, 소유권 획득은 6회로 공동 1위에 슈팅 차단은 1회로 맨시티 선수들 중 공동 1위였다. 이에 더해 가로채기 1회도 추가로 기록했다.

그가 수비적인 스탯에서 이렇듯 거의 전부문에 걸쳐 1위를 달성한 데에는 첼시가 페르난지뉴를 집중 공략하려고 했기에 가능했던 부분이 있다. 그럼에도 페르난지뉴는 완벽에 가까운 수비를 자랑하면서 첼시의 어린 공격수들을 효과적으로 제어했다. 캉테의 골 장면을 제외하면 첼시의 공격은 하나같이 페르난지뉴에게 막히는 모양새였다. 도리어 페르난지뉴에게 가로채기를 당하면서 동점골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더 놀라운 점은 페르난지뉴의 볼경합 승률이 76.9%로 1위에 해당했다는 데에 있다. 양만 많은 게 아닌 질적으로도 우수했다는 걸 보여주는 수치이다. 반면 아브라함은 결과적으로 볼경합 승률에서 37.5%의 부진을 보였다. 게다가 맨시티 선수들 중 가장 많은 78회의 패스를 시도해 87%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면서 장기인 후방 빌드업에서도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램파드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맨시티전 패배의 이유로 디테일의 차이를 언급했다. 맨시티와 리버풀은 완성된 팀이다 보니 디테일에서 첼시에 앞섰다고 평가한 것. 이는 통상적으로 공격에서의 디테일에 해당하는 표현이지만 수비에서의 디테일에도 적용되는 부분이다. 첼시의 어린 선수들이 패기와 동물적인 움직임으로 맨시티를 공략하려고 했으나 페르난지뉴의 노련미와 디테일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광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