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파리 생제르맹(이하 PSG)가 자랑하는 두 크랙 네이마르와 킬리앙 음바페가 경기 막판 사이좋게 도움을 올리면서 2-1 역전승을 견인했다. 반면 아탈란타는 에이스 알레한드로 고메스가 부상으로 교체된 후 단 하나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하면서 아쉽게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PSG가 포르투갈 리스본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다 루즈에서 열린 아탈란타와의 2019/20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8강전에서 고전 끝에 2-1 역전승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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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에서 PSG는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네이마르를 중심으로 파블로 사라비아와 마우로 이카르디가 좌우에 서면서 스리톱을 형성했다. 마르퀴뇨스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백 앞에 포진한 가운데 안데르 에레라와 이드리사 게예가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후안 베르낫과 틸로 케러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프레스넬 킴펨베와 티아구 실바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골문은 언제나처럼 케일러 나바스 골키퍼가 지켰다.
PSG는 앙헬 디 마리아와 마르코 베라티가 부상으로 빠졌고, 음바페 역시 생테티엔과의 프랑스 리그 컵 결승전에서 당한 부상으로 선발 출전이 불가했기에 공격에 있어선 네이마르에게 전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https://www.buildlineup.com/전반전은 아탈란타가 공격을 주도했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아탈란타 공격수 두반 사파타의 패스에 이은 고메스의 강력한 슈팅을 나바스 골키퍼가 선방했다. 이어서 10분경 고메스의 크로스를 아탈란타 오른쪽 윙백 한스 하테보어가 헤딩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이 역시 나바스 골키퍼가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손끝 선방을 펼쳐보였다. 13분경엔 고메스의 크로스를 아탈란타 중앙 수비수 베라트 짐시티가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대를 빗나갔다.
결국 아탈란타가 선제골을 넣으며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26분경 아탈란타 중앙 미드필더 레모 프로일러의 패스를 받은 사파타가 곧바로 패스를 내주었고, 이를 사파타의 투톱 파트너로 선발 출전한 마리오 파살리치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은 것.
이렇듯 아탈란타가 플레이메이커 고메스 중심의 패스 플레이로 효과적인 공격을 감행하는 동안 PSG는 이카르디와 사라비아가 동반 부진에 빠지면서 네이마르에게 철저히 의존하는 형태로 공격을 전개할 수 밖에 없었다. 실제 사라비아는 이 경기에서 슈팅은 물론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와 드리블 돌파를 단 하나도 기록하지 못한 채 57.1%의 처참한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었다. 이카르디는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볼터치가 1회 밖에 되지 않았고, 슈팅 1회와 키패스 1회에 그쳤다.
하지만 네이마르는 동료 공격수들의 부진 속에서도 화려한 드리블을 구사하면서 고군분투했다. 그는 3분경 짐시티의 패스를 가로채서 드리블로 치고 들어가면서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슈팅을 가져갔으나 골대를 빗나갔다. 28분경엔 수비 두 명을 제치고 들어가서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대를 아슬아슬하게 스쳐갔다. 35분경 프리킥은 골키퍼 정면이었다. 마무리가 아쉬웠으나 홀로 아탈란타 수비 라인을 헤집고 다닌 네이마르였다.
이러한 가운데 후반 15분경, 양 팀의 운명을 뒤바꾸는 장면이 연출됐다. 아탈란타는 에이스 고메스가 부상을 당해 루슬란 말리노프스키로 교체됐다. PSG는 사라비아를 빼고 음바페를 교체 출전시켰다.
이후 경기는 일방적인 PSG의 공세 속에서 이루어졌다. 아탈란타는 고메스가 교체된 이후부턴 단 한 번의 슈팅조차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공격적으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PSG는 음바페가 빠른 스피드로 팀에 활기를 불어넣어주며 네이마르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담당했다.
이에 아탈란타는 아예 수비적으로 내려앉으면서 PSG의 파상공세를 저지해나갔다. PSG 역시 한층 더 공격을 강화하기 위해 후반 26분경, 에레라와 게예를 빼고 플레이메이커 성향이 강한 미드필더 레안드로 파레데스와 공격형 미드필더 율리안 드락슬러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공격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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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28분경, 파레데스의 전진 패스를 음바페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아탈란타 골키퍼가 다리로 선방해냈다. 이어서 다시 2분 뒤에 네이마르가 수비 한 명을 제치고 들어가서 슈팅을 시도했으나 이 역시 아탈란타 골키퍼 마르코 스포티엘로에게 저지됐다.
다급해진 PSG는 후반 33분경, 이카르디를 빼고 에릭 막심 추포-모팅을 투입하면서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부상을 당한 골키퍼 나바스를 대신해 백업 골키퍼 세르히오 리코도 교체 출전했다). 이는 주효했다. 정규 시간 90분이 종료된 시점에 추포-모팅이 측면에서 돌아서면서 크로스를 올린 건 먼포스트에 위치하고 있었던 네이마르가 받아서 패스를 연결했고, 이를 골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마르퀴뇨스가 다리를 쭉 뻗어서 천금같은 동점골을 넣었다.
이어서 추가 시간 2분경, 네이마르의 스루 패스를 음바페가 땅볼 크로스로 가져갔고, 이를 추포-모팅이 슬라이딩 슈팅으로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이대로 경기는 PSG의 2-1 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챔피언스 리그 역사상 정규 시간에 지고 있다가 역전승을 거둔 건 이번이 4번째이다. 극적인 역전승이 아닐 수 없다.
이 경기는 '크랙(Crac)의 유무가 승부를 좌우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크랙이란 스페인어권에서 개인 능력으로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선수를 지칭하는 용어이다. 대부분은 볼을 가지고 플레이하는 것에 능한 선수들이 크랙으로 평가받곤 한다.
아탈란타에서 크랙성 기질이 있는 선수는 고메스와 요십 일리치치 둘이 있다. 나머지 아탈란타 선수들은 볼을 가지고 플레이하는 것에 능숙하지 않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일리치치는 개인 사정으로 인해 이 경기에 결장했다. 고메스는 다소 이른 시간에 부상을 당하면서 교체되고 말았다. 고메스는 60분 가량을 소화하면서 양 팀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5회의 키패스를 기록했다. 괜히 그가 빠지자 아탈란타가 단 하나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게 아니다.
반면 PSG엔 네이마르와 음바페라는 크랙이 있었다. 먼저 네이마르는 비록 이 경기에선 유난히 킥 감각이 좋지 않은 편이었기에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드러내긴 했으나 다른 선수들과는 격을 달리하는 현란한 개인기를 바탕으로 출전 선수들 중 최다인 슈팅 7회에 더해 무려 16회에 달하는 드리블 돌파를 성공시켰다. 드리블 성공 16회는 네이마르 개인에게 있어서도 챔피언스 리그 한 경기 최다 신기록에 해당한다. 키패스 역시 4회를 기록하면서 공격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음바페 역시 차원이 다른 스피드로 상대 배후를 지속적으로 침투하면서 아탈란타 수비 라인을 흔들어놓았다. 역전골 어시스트도 이 과정에서 나온 것이었다.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음에도 3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슈팅 3회를 시도해 유효 슈팅 2회를 가져갔다.
교체 선수들의 퀄리티 차이도 컸다. 일단 PSG는 음바페에 더해 드락슬러와 파레데스, 추포-모팅이 교체 출전하면서 승부를 뒤집는 데에 크게 도움을 주었다. 파레데스는 3회의 키패스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드락슬러도 공격에 힘을 실어주었으며, 추포-모팅은 동점골의 기점이 되는 크로스와 결승골을 넣으면서 대역전승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반면 아탈란타는 고메스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선수가 벤치에 전무했다.
이렇듯 PSG는 두 크랙 네이마르와 음바페의 개인 능력을 앞세워 아탈란타를 꺾고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카타르 자본이 투입된 이래로 첫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진출이자 구단 역사로 따지더라도 1994/95 시즌 이후 무려 25년 만에 준결승에 오른 PSG이다.
이제 PSG는 준결승전에서 RB 라이프치히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경기의 승자와 격돌한다. 아직 PSG는 단 한 번도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진출한 적이 없다. 이들이 구단의 새 역사를 쓰기 위해선 네이마르와 음바페, 두 크랙의 활약이 필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