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대구] 박병규 기자 = “영은이는 우리 팀 넘버원 골키퍼이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대구FC 이병근 감독이 골키퍼 최영은을 향한 믿음을 보냈다. 대구는 21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6라운드에서 이근호, 세징야의 득점에 힘입어 2-1 역전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대구는 6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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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대부분의 부상과 무승으로 인한 침체된 분위기 속 선수들의 투혼은 눈부셨다. 그중 최후방에서 몸을 날리며 울산의 공격을 막아낸 최영은 골키퍼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었다.
2018년 대구에서 데뷔한 최영은은 러시아 월드컵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으로 빠진 조현우의 빈자리를 묵묵히 메우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당시 조현우의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맹활약해 팀의 후반기 반전을 이끌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조현우가 떠나자 또 다른 국가대표 구성윤의 그늘에 가려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대구FC하지만 올 시즌에는 달랐다. 구성윤이 입대하며 최영은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왔고 개막전부터 전경기에 나서며 신뢰를 얻었다. 안타깝게도 광주전 대패 이후 문경건 골키퍼에게 자리를 내주었지만 3경기 만에 다시 기회를 부여받았다.
이병근 감독은 “최근 경기력이 좋지 않아서 골키퍼를 교체했는데 문경건 역시 경험이 없다 보니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다시 투입했다"라며 선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최영은이 결장 이후 훈련에서 준비하는 과정이 진지하였고 좋았다. 나중에 문경건도 좋은 모습을 보이면 투입할 수 있다"라며 골키퍼들의 건강한 경쟁 구도를 희망했다.
다부진 각오로 경기장에 들어선 최영은은 어느 때보다 더 크게 소리치며 90분 내내 수비를 조율했다. 울산은 측면의 스피드와 힌터제어의 높이를 앞세워 기회를 계속 노렸지만 쉽지 않았다. 비록 세트피스에서 한 골 내주었지만 리그 최다 득점을 기록 중인 강호를 상대로 필드골을 허용하지 않았던 점이 인상 깊었다.
대구FC경기 후 이병근 감독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지만 속사정을 고백했다. 그는 “영은이가 소셜 미디어 댓글과 커뮤니티 사이트의 악플을 보면서 힘들어했다. 고라니 소리나 경기력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결국 눈물을 보이며 스트레스를 토로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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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대화를 통해 다독여 주면서 ‘네가 우리 팀에서 언제나 1번이기 때문에 항상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난 영은이의 외침이 팀에 힘을 불어넣을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라 생각한다. 추후 조광래 사장님도 소식을 듣고 영은이를 많이 격려해주었다. 이번을 계기로 한 단계 더 성숙하길 바란다”라며 응원했다.
골키퍼는 경기 전체를 내다보는 포지션이다. 공격수가 반드시 득점해야 하듯, 골키퍼는 실점을 막는 역할이다. 경기 중 흐트러지는 수비 라인을 바로 세우고 공간으로 침투하는 상대를 알려주며 협력한다. 골키퍼들에게는 흔한 모습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무관중 및 육성 응원 금지가 최영은을 돋보이게 했다. 이병근 감독의 말처럼 성장통을 극복해 특색과 실력을 모두 갖춘 골키퍼로의 도약을 기대해 본다.
사진 = 대구FC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