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라이브 스코어
K리그 1

냉철함 속 모두가 간절했던 ‘현대가 더비’

PM 6:05 GMT+9 19. 11. 25.
이동국 김보경
가장 중요한 '현대가 더비'가 열린 날의 모습을 담아보았다

[골닷컴, 울산] 박병규 기자 =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맞대결은 올 시즌 마지막 ‘현대가 더비’이자 가장 중요한 경기였다. 14년 만에 정상에 오르려는 자와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으려는 자의 만남이었다.

울산과 전북은 지난 23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37라운드에서 맞붙었다. 세번째 별을 노리는 울산과 승부를 최종전까지 끌고 가려는 전북의 팽팽한 기싸움이 벌어졌다.  


주요 뉴스  | "​[영상] 피구, "음바페는 호날두, 호나우두의 10대 때와 동급""

울산종합운동장은 경기 3시간 전부터 열기가 뜨거웠다. 우선 현장 판매 티켓이 1000여장 밖에 남지 않은 터라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이 일찍 경기장을 찾아 표 확보에 나섰고 이마저도 금세 동이 나며 매진을 기록했다.

14년 만의 우승을 볼 수 있다는 설렘에 경기장 주변은 이미 마비였다. 울산은 혼잡을 피하기 위해 평소보다 배로 많은 진행요원을 투입하였고 기존 2시간전 입장도 1시간 더 늘려 일찍 입장을 유도했다.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홈 팬들의 간절함도 모였다. 선수단 버스가 도착하는 곳 부근에서 장외 응원전이 열렸고 버스가 도착하자 수많은 팬들이 응원으로 힘을 실어주었다. 경기장을 입장하는 선수들의 표정도 비장했다. 이윽고 전북의 버스가 도착하였고 전북 선수들도 웃음기 없는 비장함으로 입장했다.

경기를 앞두고 양 팀 감독의 각오도 묘한 긴장감을 불렀다. 모라이스 감독은 “양 팀 모두 부담감이 큰 경기다. 그러나 어느 팀의 동기부여가 크냐에 승부가 갈릴 것이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했다. 김도훈 감독은 “14년 만의 우승 도전이다.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솔직히 기대된다. 홈에서 하는 만큼 자신 있다”고 했다.   

경기 시작을 30여분 앞둔 시점, 경기장 내부는 이미 발 디딜 틈 없었고 관중들이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었다. 양 팀의 열띤 응원전도 펼쳐졌다. 그러나 양 팀 모두 하나가 된 순간이 있었다. 바로 유상철 감독의 쾌유를 바라는 응원이었다. 유상철 감독은 1994년 울산에서 프로에 데뷔하여 통합 8년이라는 세월을 울산과 함께하였고 2차례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모든 관중들은 30초간 기립 박수로 응원했고 다 함께 유상철을 외쳤다. 

경기 휘슬이 울리고 다시 냉정한 승부로 돌아갔다. 양 팀 선수들은 조심스레 경기 운영을 했지만 이내 거친 경기와 신경전을 펼치며 승부욕을 드러냈다. 팽팽한 흐름 속 득점 없이 전반이 끝났다. 관중들은 ‘이제 45분 남았다’, ‘이렇게 긴장되는 것은 처음’이라며 소소한 이야기로 하프타임을 보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전북의 선제골이 터지자 울산종합운동장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전북 팬들의 함성만이 경기장을 뒤덮였다. 전북의 벤치도 기쁨에 젖어 모두 끌어 앉고 있었다. 반면 울산 벤치는 다급해졌다. 이후 공격수 주민규를 투입하며 보다 공격적으로 나섰고 불투이스의 동점골이 터지자 경기장은 떠나갈 듯한 환호로 뒤덮였다. 기세가 오른 울산의 공격이 계속되자 관중들은 전원 기립하여 울산을 응원했다. 아쉽게 무승부로 끝나며 우승의 기회는 다음으로 미루어졌지만 대부분 최종전을 기대했다. 

(경기 막판 관중들이 기립하여 홈 팀을 응원하고 있다, 미디어의 관심도 많았다, 이동국이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중요성이 큰 만큼 경기장에선 냉정한 승부의 세계였지만 경기 후는 달랐다. 선수들은 인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었고 믹스트존에서 여담을 풀었다. 재미있던 장면은 우승에 대비하여 준비되었던 시상식과 트로피를 담은 박스가 조용히 믹스트존을 지나갔다. 양 팀 선수들과 관계자들은 힐끗 쳐다보면서도 아쉬움 가득한 표정이었다. 


주요 뉴스  | "​[영상] Goal 50 1위 모드리치 "챔스 4연속 우승 도전할 것""

선수들은 경기장을 꽉 채운 관중들을 위한 팬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전북 선수들은 원정임에도 팬들의 사인 요청에 최대한 응하고 떠났다. 울산 선수들도 아쉬움이 가득했지만 ‘한 경기 남았다’, ‘우승할 수 있다’ 등 홈 팬들의 든든한 응원을 업고 팬서비스를 마친 뒤 마지막으로 경기장을 떠났다. 

울산과 전북은 올 시즌 내내 엎치락뒤치락하며 건전한 경쟁을 보여주었다. 상대 전적 1승 2무 1패만큼의 팽팽한 싸움이 역대급 우승 경쟁을 만들며 흥행을 불러 일으켰다. 과연 최후에 웃을 현대가 주인은 누가 될 지 12월 1일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 = 골닷컴 박병규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