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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몰래 수원 간 데얀”, “원하면 연락해”… 두 친구의 슈퍼매치

AM 11:47 GMT+9 19. 5. 1.
이임생 최용수
지난해 최용수 감독이 2년여 만에 서울 사령탑에 복귀하고, 올해 이임생 감독이 수원의 지휘봉을 맡으며 슈퍼매치는 역사상 최초로 친구인 감독의 대결이 펼쳐지게 됐다.

[골닷컴, 축구회관] 서호정 기자 = 2019년 첫 슈퍼매치를 통해 만나는 수원 삼성의 이임생 감독과 FC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71년생 동갑내기(최용수 감독이 학창 시절 73년생으로 호적을 변경했다)다. 고려대의 수비수 이임생과 연세대의 공격수 최용수는 90학번 동기로서 두 학교의 정기전부터 라이벌이자 친구로 관계를 형성했다.

지난해 최용수 감독이 2년여 만에 서울 사령탑에 복귀하고, 올해 이임생 감독이 수원의 지휘봉을 맡으며 슈퍼매치는 역사상 최초로 친구인 감독의 대결이 펼쳐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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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일까? 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슈퍼매치 기자회견은 이전과 다른 웃음 포인트가 있었다. 공식적인 자리인만큼 두 감독이 지킬 건 지키면서 할 말도 했다. 흑역사(?)를 폭로하는 일도 있었다.

최용수 감독은 “슈퍼매치의 압박은 상상을 초월하다. 아픔 속에서 나도 성장했다”라고 말한 뒤 “이임생 감독이 노빠꾸 축구를 한다고 하니 기대된다”라며 선공을 날렸다. ‘노빠꾸 축구’는 강한 전진 압박을 통해 상대 진영에서부터 수비와 공격을 하겠다는 이임생 감독의 전술 철학에서 기인한 것이다. 하지만 초반 3연패 후 이임생 감독은 압박 위치를 조정하고, 공수 밸런스에 조금 더 신경 쓰며 부진에서 탈출했다. 최용수 감독으로선 뒷공간을 팔 수 있게 상대가 나오길 바라는 차원에서 판 함정이었다.

이임생 감독은 차분하게 반박했다. 노빠꾸 축구의 배경을 상세히 설명한 그는 “무조건 앞으로 가는 게 아니라 상황에 따라 뒤로 물리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는 “코치 시절 경험으로 슈퍼매치의 중요성을 안다. 지금 우리가 가진 자원으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축구, 팬들이 원하는 즐거운 축구 하겠다”라며 최용수 감독이 판 함정을 피해 나갔다.

데얀 이야기가 나오자 두 감독의 설전은 불이 붙었다. 최용수 감독은 “주목 받는 경기에서 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친구다. 나 없을 때 몰래 팀을 옮겨 불쾌하지만 은퇴할 때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데얀은 최용수 감독이 팀을 떠나 있던 2018년 1월 수원으로 전격 이적하며 슈퍼매치 역사에 새로운 불을 붙였다.

이임생 감독은 기다렸다는 듯이 한칼을 날렸다. 그는 “최감독이 데얀이 몰래 가서 불쾌하다고 했는데, 언제든지 (이적을) 요청하면 그 불편함을 덜어줄 수 있다”라고 응수했다.

기자회견 막판에는 폭로전이 시작됐다. “이임생 감독이 현역 시절 별명이 특이했다”라고 운을 뗀 최용수 감독은 “망치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임생 감독은 곧바로 “92년 올림픽 대표팀 시절 크라머 감독님이 헤딩을 잘한다고 해머라고 했는데 그때부터 선수들 사이에서 망치라고 불렸다”라며 사연을 설명했다. 이어서는 자신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 이미지를 의식한 듯 “최감독을 박거나 그랬던 적은 없다”라고 ‘TMI’를 시전했다. 최용수 감독도 거기서 끝내지 않았다. 그는 두상이 큰 이임생 감독의 머리 크기를 지적하며 망치의 다른 의미를 굳이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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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내내 차분했던 이임생 감독은 마지막에 뜨겁게 변했다. 그는 팬들이 던진 질문을 받던 중 서울에서 데려오고 싶은 선수가 있느냐는 얘기가 나오자 단호하게 “서울 선수엔 관심이 없다”라고 답했다. 취재진 사이에서 “오오”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두 감독은 결과못지 않게 내용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최근 열기가 식은 슈퍼매치의 이유로 결과에 치중하다 보니 그라운드 위에서의 퍼포먼스가 부족했다고 함께 지적했다. 승부에 대한 강한 집념을 놓을 수 없지만, 내용도 좋은 모습을 보이자고 약속했다. 그래서 최용수 감독이 이임생 감독에게 던진 말은 “4-4 무승부 어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