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나폴리가 에이스 드리스 메르텐스의 극적인 동점골에 힘입어 인테르 상대로 1승 1무를 거두면서 코파 이탈리아 결승에 진출했다. 메르텐스는 이 경기 골로 나폴리 구단 역대 최다 득점 기록자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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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가 스타디오 산 파올로 홈에서 열린 인테르와의 2019/20 시즌 코파 이탈리아 준결승 2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미 인테르 원정에서 열린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던 나폴리는 2차전 무승부를 묶어 1승 1무로 코파 이탈리아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사실 경기 내용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다. 홈 경기임에도 점유율에선 32대68로 크게 열세를 보였고, 슈팅 숫자에서도 11대18로 인테르에게 밀리는 모습이었다. 심지어 유효 슈팅에선 2대9로 인테르와 비교했을 때 1/4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말 그대로 인테르가 공격을 주도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에 인테르 감독 안토니오 콘테는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1, 2차전을 치르는 동안 난 우리가 결승에 진출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더 많은 득점 찬스를 만들어냈고, 경기를 지배했다. 나폴리가 라인을 뒤로 내리면서 매우 수비적으로 플레이했기에 상대하기 쉽지 않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토로했을 정도.
심지어 나폴리는 경기 시작 2분 만에 실점을 허용하면서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인테르 공격형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코너킥이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걸 다비드 오스피냐 골키퍼가 다리 사이로 실점을 허용하는 우를 범한 것.
이후에도 인테르의 공세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첫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던 오스피나 골키퍼가 집중하면서 인테르의 위협적인 슈팅들을 선방해준 덕에 나폴리는 더 이상의 실점을 면할 수 있었다.
도리어 오스피나의 킥에서 동점골이 시작됐다. 전반 종료 4분을 남기고 인테르 에이스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의 슈팅을 잡아낸 오스피나는 곧바로 길게 골킥을 처리하면서 역습을 감행했다. 오스피나의 정교한 골킥을 받아낸 나폴리 측면 공격수 로렌초 인시녜가 드리블로 치고 가다가 상대 수비 두 명을 유인하고선 이타적으로 패스를 내주었고, 이를 반대편에서 쇄도해 들어오던 메르텐스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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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해진 인테르는 파상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오스피나의 벽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이대로 경기는 1-1 무승부로 막을 내리면서 코파 이탈리아 결승전 진출의 주인공은 나폴리로 결정됐다.
사실상 이 경기에서 나폴리의 수비는 오스피냐의 역할이 컸고, 공격은 메르텐스와 인시녜 둘이서 다 했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었다. 실제 메르텐스는 74분을 뛰면서 슈팅 6회로 팀 전체 슈팅(11회)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다. 인시녜는 3회로 둘이 팀 슈팅의 3/4를 담당했다.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 역시 인시녜가 4회로 가장 많았고, 메르텐스가 2회로 그 뒤를 따랐다. 마찬가지로 나폴리 전체 키패스(8회)의 3/4를 책임진 메르텐스와 인시녜였다. 심지어 이 경기에서 나폴리는 2회의 드리블 돌파를 성공시켰는데 이것이 바로 메르텐스와 인시녜가 하나씩 기록한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메르텐스는 이 경기에서 골을 넣으면서 나폴리 소속으로 개인 통산 공식 대회 122골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축구 역사상 최고의 축구 선수로 추앙받는 나폴리의 신앙 디에고 마라도나(115골)와 메르텐스 이전 팀의 에이스였던 마렉 함식(121골)을 넘어 구단 역대 최다 골 기록자로 등극하는 영예를 얻었다. 나폴리의 코파 이탈리아 결승 진출을 견인하면서 본인 역시도 대기록을 세우면서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메르텐스이다.
메르텐스는 이제 어느덧 만 33세로 베테랑에 속한다. 게다가 전반기, 나폴리 성적이 부진하자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 구단주가 합숙을 지시했을 당시 그는 항명을 주도해 이번 시즌 종료와 동시에 보스만 룰에 의거(그와 나폴리의 계약 기간은 올해 6월 30일까지다)해 자유 계약으로 이적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전 대비 다소 들쭉날쭉했던 출전 시간(1월 한 달을 부상으로 결장했고, 항명 사건의 여파로 주전에서 밀려나는 불상사도 있었다) 속에서도 공식 대회 30경기에 출전해 13골 5도움을 올리면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최근 7경기에서 4골 2도움 포함 13경기 6골 4도움을 기록하면서 경기당 하나에 가까운 공격포인트를 적립하고 있는 메르텐스이다. 이와 함께 나폴리와 재계약이 유력하다는 보도들이 속속 터져나오고 있다. 메르텐스 없는 나폴리 공격은 상상하기 어렵다.
이제 나폴리는 코파 이탈리아 우승을 놓고 유벤투스와 격돌한다. 2019/20 시즌 코파 이탈리아 결승전은 오는 6월 17일 밤 9시(한국 시간 18일 새벽 4시),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 위치한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릴 예정이다.
# 나폴리 구단 역대 최다 골 TOP 5
1위 드리스 메르텐스: 122골
2위 마렉 함식: 121골
3위 디에고 마라도나: 115골
4위 에딘손 카바니: 104골
5위 아틸라 살루스트로: 103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