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리버풀 신입생 나비 케이타와 공격수 호베르투 피르미누가 포르투와의 경기에서 골은 물론 강도 높은 압박으로 공수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2-0 승리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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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이 안필드 홈에서 열린 포르투와의 2018/19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8강 1차전에서 2-0 승리를 거두었다. 이와 함께 준결승 진출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데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리버풀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스리톱은 언제나처럼 마누라 라인(사디오 마네-피르미누-모하메드 살라)이 나섰고, 중원은 파비뉴가 포백 앞에 후방 배치된 가운데 케이타와 조던 헨더슨이 역삼각 형태로 포진했다. 제임스 밀너와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버질 판 다이크와 데얀 로프렌이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주전 왼쪽 측면 수비수 앤디 로버트슨의 공백을 밀너가 대체했고, 조르지니오 바이날둠 대신 케이타, 조엘 마팁 대신 로프렌이 선발로 나선 걸 제외하면 크게 변화는 없었던 선발 라인업이었다.

리버풀의 쉬운 승리였다. 점유율에선 리버풀이 64대36으로 크게 우위를 점했고, 슈팅 숫자에서도 15대8로 두 배 가까이 더 많았다. 특히 전반전엔 포르투가 30분경에 3차례의 슈팅을 연달아 시도했던 걸 제외하면 이렇다할 공격조차 해보지 못할 정도로 리버풀이 압도했다. 리버풀은 전반전에만 2골을 넣으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자 주말 첼시와의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34라운드 경기에 대비해 의도적으로 템포를 늦추면서 지키기에 돌입했다. 즉 리버풀이 마음만 먹었다면 더 큰 점수차로 승리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리버풀이 전반전을 압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피르미누와 케이타에게 있었다. 둘은 시종일관 강도 높은 압박으로 포르투를 괴롭혔다. 케이타는 이 경기에서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8회의 태클을 기록했고(특히 전반전에만 6회의 태클을 기록했다), 피르미누가 4회로 그 뒤를 따랐다. 통상적으로 태클은 한 경기에서 4회만 기록해도 많은 편에 속한다. 실제 유럽 5대 리그(UEFA 리그 랭킹 1위부터 5위까지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스페인, 잉글랜드,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리그가 이에 해당한다) 선수들 중 경기당 태클이 가장 많은 선수는 에버턴 수비형 미드필더 이드리사 게예로 경기당 4.3회이다. 이에 더해 케이타는 2회의 가로채기를 추가적으로 더 성공시켰다.
게다가 둘은 강도 높은 압박으로 상대 수비 실수를 야기시킨 후 곧바로 빠르게 침투해 들어가서 공격의 첨병 역할도 동시에 수행했다. 케이타는 3회의 드리블 돌파를 성공시켰을 뿐 아니라 2회의 슈팅과 2회의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를 기록했다. 피르미누는 3회의 슈팅을 시도했고, 2회의 드리블 돌파를 성공시켰다.
이 과정에서 리버풀은 전반에만 2골을 넣으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먼저 경기 시작 4분 만에 밀너의 롱패스로 시작된 역습에서 마네가 측면 돌파하다 패스를 연결한 걸 피르미누가 돌아서면서 패스를 내주었고, 이를 케이타가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넣으면서 이른 시간에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서 25분경, 헨더슨의 환상적인 스루 패스를 아놀드가 땅볼 크로스로 연결했고, 이를 골문으로 쇄도해 들어오던 피르미누가 가볍게 밀어넣었다.
이는 리버풀 감독 위르겐 클롭의 트레이드 마크 전술로 알려진 '게겐프레싱(Gegenpressing)'의 정수에 해당한다. 게겐프레싱은 독일어로 직역하면 역압박이라는 의미로 상대팀에게 소유권을 내주었을 시에 곧바로 압박을 감행하는 강도 높은 전방 압박을 지칭한다. 이에 더해 소유권을 뺏으면 곧바로 속공을 통해 공격을 마무리하는 것이 게겐프레싱 전술의 골자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클롭 감독은 과거 영국 잡지 '포포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골문에서 먼 위치에서 뛰어야 실수하더라도 위험요소가 줄어든다. 마찬가지로 공격 지역에서 상대에게 압박을 걸수록 상당히 높은 위치에서 공을 빼앗으면서 득점 기회를 늘려나갈 수 있다. 이는 상대에게 있어 가장 위험한 지역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즉 케이타와 피르미누가 포르투와의 전반전을 통해 게겐프레싱이 어떤 전술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러한 활약상을 인정받아 케이타는 리버풀 공식 홈페이지에서 선정한 이 경기 최우수 선수(Man of the Match)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통계를 바탕으로 평점을 책정하는 'Whoscored' 역시 케이타에게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높은 평점 9.19점을 부여했다(피르미누는 8.20점으로 2위). 영국 스포츠 전문 채널 '스카이 스포츠'는 피르미누와 케이타에게 평점 8점을 동일하게 책정했다. 다만 '스카이 스포츠' 선정 최우수 선수는 피르미누였다.
GOAL이것이 클롭이 케이타를 무리하면서까지 영입한 이유였다. 케이타는 리버풀과 마찬가지로 게겐프레싱을 구사하는 RB 라이프치히에서 전술적인 핵심 역할을 수행하던 선수다. 그러하기에 클롭은 2017년 여름, 6000만 유로(한화 약 772억)의 이적료를 들여 케이타를 1년 일찍 영입하는 강수를 던졌다.
2018년 여름, 리버풀에 합류한 그는 시즌 초반 첫 2경기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이후 슬럼프에 시달린 데다가 부상까지 겹쳐지면서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다. 바이날둠과 파비뉴, 헨더슨, 밀너와 같은 쟁쟁한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밀려 출전 기회를 잡기조차 어려운 실정에 놓였다.
하지만 지난 주말, 사우샘프턴과의 그는 0-1로 지고 있었던 36분경, 동점골을 넣으며 3-1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무엇보다도 이는 그의 EPL 데뷔골이었기에 한층 의미가 있었다. 사우샘프턴전 활약 덕에 2경기 연속 선발 출전 기회를 잡은 그는 이번에도 골을 넣으면서 리버풀 소속으로 챔피언스 리그 데뷔골도 연달아 기록했다. 아직 2경기 밖에는 안되지만 이제서야 뒤늦게라도 클롭이 바라던 모습을 조금씩 보여주고 있는 케이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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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타가 클롭의 전술 맞춤형으로 영입한 신입생이라면 피르미누는 기존 리버풀 선수들 중 가장 클롭 전술에 적합한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리버풀의 에이스는 살라지만 공격 전술의 키를 잡고 있는 선수는 피르미누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통파 공격수는 아니지만 강도 높은 압박과 이타적인 플레이에 성실한 움직임으로 살라와 마네에게 많은 득점 기회들을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피르미누는 포르투전에 1골 1도움을 추가하면서 최근 4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2골 3도움)와 함께 절정에 오른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피르미누의 진가는 챔피언스 리그 무대에서 더 두드러지고 있다. 약팀과의 경기에서 골을 꾸준하게 넣는 능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성실하면서도 분주한 움직임을 통해 강팀과의 맞대결에서 한 건을 해내는 선수가 다름 아닌 피르미누이다. 이는 기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지난 시즌부터 이번 시즌까지 2시즌 동안 챔피언스 리그에서 12골 8도움을 올리면서 20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2시즌 기준 챔피언스 리그 출전 선수들 중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추앙받고 있는 '챔피언스 리그의 사나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공격 포인트 24개)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이렇듯 포르투와의 챔피언스 리그 8강 1차전에선 리버풀은 케이타와 피르미누가 게겐프레싱의 정수를 보여주면서 쉬운 승리를 이끌어냈다. 앞으로의 경기들에서도 둘이 지금같은 활약상을 펼쳐준다면 EPL과 챔피언스 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리버풀에게 큰 힘으로 작용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