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박문수 기자 = 내려갈 팀은 내려온다?
축구 기사에 무슨 야구 용어냐 할 수 있겠지만, 최근 라치오의 근황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단어 중 하나다. 꼬여도 너무 꼬였다.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고, 얇은 선수층에 발목이 잡혔다. 그리고 스스로 기회를 차버리며 자멸했다.
라치오가 사수올로와의 '2019/2020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32라운드' 홈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AC 밀란전 0-3 패배를 시작으로 최근 세 경기에서 모두 패배 중이다. 참고로 라치오는 전반기 맞대결에서는 세 팀을 상대로 모두 승점 3점을 챙겼다.
이후 열린 유벤투스와 아탈란타전 결과는 2-2였다. 사수올로를 잡았다면, 승점 차를 조금이나마 좁힐 수 있었지만 이번에도 실패했다. 밀란전 패배야 그렇다 쳐도, 유벤투스가 밀란에 덜미를 잡혔던 지난 라운드에서도 라치오는 강등권 팀인 레체전 패배로 추격의 기회를 놓쳤다.
스포츠에 만약은 없지만, 밀란전 이후 치른 2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면 라치오는 유벤투스와의 승점 차를 2점까지 좁힐 수 있었다. 만일 다음 주로 예정된 유벤투스전에서 승리한다면 선두로 올라설 수도 있었다. 물론 무의미한 가정이다.
그렇다면 리그 우승 후보였던 라치오가 최근 주춤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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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19로 흐름세 끊겨
첫 번째는 코로나 19다. 코로나 19에 따른 리그 일정 변경은 라치오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절대 아니다. 모두가 피해를 봤다. 다만 라치오는 이러한 팀 중에서도 더 큰 피해를 봤다.
기본적으로 상승세가 끊겼다. 5라운드 인테르 원정 0-1 패배 이후 라치오는 21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기록했다. 이 기간 성적표는 17승 4무다. 리그 11연승도 보너스.
하필 잘 나갔을 때 흐름이 뚝 끊겼다. 라치오는 언더독 입장에서 유벤투스를 상대한다. 애당초 유벤투스보다 전력이 약했음에도, 우승을 견제할 팀으로 평가받던 이유가 바로 상승세였다.
공교롭게도 리그 재개 이후 라치오는 상승세는커녕 내림세다. 이제는 2위(승점 68점) 자리도 위태로워졌다. 자칫 아탈란타(승점 67점)가 유벤투스를 잡았다면 3위로 내려갈 수도 있었다. 여기에 인테르(승점 65점, 한 경기 덜 치름)가 토리노에 승리한다면 4위까지 밀려날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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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수층 얇은 라치오, 컵대회 탈락 일정 유리함도 사라져
자꾸 코로나 19 얘기를 꺼내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변경된 일정이다. 상승세도 상승세지만, 라치오는 코파 이탈리아와 UEFA 유로파리그에서 모두 떨어진 상태였다. 반면 경쟁자 유벤투스는 코파 이탈리아 준결승에 진출한 상태(최종 결과는 준우승)였고,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19 확산세 그리고 일정 변경으로 모든 게 꼬였다. 안 그런 팀이 있겠냐마는 라치오는 유벤투스보다 우위였던 남은 일정에서의 유리함이 사라졌다.
선수층 자체가 얇은 편이라, 리그만 치른다면 그나마 경쟁할 수 있었다. 갑작스레 코로나 19가 확산되면서, 그나마 유리했던 리그 일정이 평균 일주일에서 3일에 한 번으로 조정됐다.
가뜩이나 베스트11과 로테이션 멤버의 격차가 큰 라치오로서는 여러모로 치명타였다. 그사이 로테이션이 되는 유벤투스는 여유롭게 앞서갔다. 로테이션이 어려운 라치오는 주축 선수들의 체력 고갈 그리고 몇몇 선수의 부상 이탈에 따르면 공백 메우기에 실패했다. 이제 두 팀 승점 차는 8점이다. 6경기가 남았어도 뒤집기란 쉽지 않다.
# 기회가 없던 건 아니지만, 자멸하며 무너져
앞서 말한 두 가지 이외에도, 라치오 자체가 기회를 차버렸다. 물론 앞서 말한 두 가지에서 비롯된 거겠지만.
레체와 사수올로전 패배의 경우 라치오의 문제점을 모두 드러낸 경기였다. 밀란전이야, 임모빌레와 카이세도가 없었다 쳐도 레체와 사수올로를 상대로 모두 역전패를 기록했다. 레체전에서 라치오는 10개의 유효 슈팅을 때리고도 1골밖에 넣지 못했다. 점유율에서도 약 6:4로 앞섰지만 쓸모 없었다. 기회가 있으면 잡아야 했지만 이를 놓쳤다.
사수올로전은 반대였다. 내용도 결과도 완패였다. 선제 득점으로 포문을 열었지만 지키지 못했다. 무엇보다 실수가 문제였다. 후반 7분 라스파도리의 동점 골 상황에서 라치오는 선제 득점 주인공 루이스 알베르토가 무리하게 드리블을 치던 과정에서 상대에게 뺏기며 골을 헌납했다. 참고로 라스파도리의 골은 사수올로 선수 중 첫 선발 경기 첫 골 기록이었다.
후반 나온 카푸토의 결승 골 상황에서는 수비진 위치가 아쉬웠다. 페라리가 헤딩으로 패스를 넘겨주는 상황에서 카푸토를 전담 마크하는 선수가 한 명도 없었다. 수비수 바브로가 있었지만, 그저 멍하니 서 있었다.
사진 = Getty Images / 세리에A 공식 트위터, OptaPaolo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