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용 감독 헹가래KFA

깜짝 헹가래, 스태프 챙기기… 끝까지 원팀이었던 정정용호

[골닷컴, 서울광장] 서호정 기자= 정정용 감독이 서울광장에서 높이 날았다. 함께 영광을 쌓아 올린 선수들은 참된 리더십을 보여준 감독을 위해 특별한 헹가래를 준비했다. 가장 빛난 주인공이지만 정작 정정용 감독은 자신과 선수들에게 가려진 코칭스태프를 앞세웠다. 주장 황태현은 무대에도 오르지 못한 지원스태프를 언급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정정용호는 마지막까지 ‘원팀’이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0세 이하(U-20 축구 국가대표팀은 17일 정오 서울광장에서 환영행사를 갖고 축구팬, 시민들과 만났다. 대한민국 남자 축구사상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결승에 오른 정정용호는 비록 우승엔 실패했지만 결승까지 잇단 승전보로 기쁨을 안기며 큰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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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면서도, 감동이 있었던 행사가 막바지로 향할 때 주장 황태현이 마이크를 잡고 즉석 제안을 했다. 그는 “감독님께 헹가래를 해 드리지 못해 아쉬웠다. 이 곳에서 해 드리고 싶다”라며 진행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황태현의 얘기가 끝나자 선수들 전원이 약속이라도 한 듯 자리에서 일어나 정정용 감독에게로 모였다. 당황한 정정용 감독이 발버둥을 쳤지만 20명의 젊은 청년들이 압도(?)했다. 조영욱은 정정용 감독의 안경을 벗겼다.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인 것을 안 정정용 감독은 메달을 바지 안으로 넣고 지퍼를 올리며 체념한 모습이었다. 

수비수 출신인 정정용 감독도 키 180cm가 훌쩍 넘는 체격이지만 선수들이 번쩍 위로 던지자 1미터 이상 공중 위로 올라갔다. 신발이 벗겨지는 난리통에도 세 차례나 공중으로 헹가래쳐졌다. 

주도적으로 도모한 황태현은 “작년 아시아 대회(U-19 챔피언십)에 이어 이번 세계 대회에서도 준우승이지만, 감독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마음을 담아 헹가래 치고 싶었다. 폴란드에서 출발하기 전 취재기자님들이 환영행사에서 하는 걸 추천했고 선수들과 마음을 모으게 됐다”라고 배경을 소개했다. 

이날의 주인공은 선수들과 정정용 감독만이 아니었다. 정정용 감독은 자신에게 향한 팬들의 질문에 답하기 앞서 “우리 선수들과 나만 부각됐다. 함께 고생한 코치 선생님들의 이야기도 들었으면 좋겠다. 부탁드린다”라며 코칭스태프에게 시간을 내어줄 것을 정중히 요청했다. 

마이크를 잡은 코치들도 마음 속에 담아 둔 이야기를 털어놨다. ‘분위기 메이커’인 공오균 코치는 “2017년에 신태용 감독님과 함께 했고, 이번에도 정정용 감독님과 함께 좋은 경험을 쌓았다. 우리 선수들이 내 말은 잘 안 들었는데 소속팀 돌아가서는 선생님들 말 잘 들어야 한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어린 시절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가 아르헨티나 국적을 갖고 있는 인창수 코치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아르헨티나를 꺾었는데 기분이 좋았다. 내 몸에는 역시 한국의 피가 흐르는 것 같다”라고 해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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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골키퍼 코치는 “대회에 가기 전 한국에서 골키퍼들 운동을 많이 시켰다. 훈련 후 AT(의무 트레이너) 선생님들에게 우리 애들 마사지 한번 더 해달라고 부탁했다. 잘 참아줬고, 광연이가 큰 활약을 해줬다. 미안하고 감사하다”라는 말을 남겼다. 오성환 피지컬 코치는 “나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선수는 경기에 못 뛰어 몸을 푸는 선수들이었다. 그들이 자기 역할을 다 해줬다”며 원팀 정신을 되새겼다.

무대에 함께 하지 못한 지원스태프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황태현은 “자기 자신보다 팀을 위해 밤잠 안 자며 마사지 해 주고, 분석 해 주고, 팀만 생각해 준 지원스태프 분들의 역할이 정말 컸다. 모두 간절하게 최선을 다해 함께 싸웠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선수 가족들과 함께 그 모습을 보던 지원스태프도 잠시 울컥한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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