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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선발' 암파두, 라이프치히 무실점 승에 기여하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깜짝 선발 출전한 에단 암파두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RB 라이프치히의 무실점 승리에 기여했다.

라이프치히가 핫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의 2019/20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16강 1차전 원정 경기에서 값진 1-0 승리를 거두었다. 이와 함께 라이프치히는 8강 진출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데 성공했다.

이 경기는 당초 창이 없는 토트넘과 방패가 없는 라이프치히의 맞대결로 관심을 집중시켰다. 토트넘은 해리 케인에 이어 손흥민까지 부상을 당하면서 주득점원들이 사라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결국 주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은 라이프치히전에 델리 알리와 루카스 모우라를 투톱으로 배치하는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Tottenham Starting vs LeipzigKicker

반대로 라이프치히는 두 주전 중앙 수비수 빌리 오르반과 이브라히마 코나테가 전반기 이른 시점에 일찌감치 장기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데 이어 이번 시즌 라이프치히의 수비를 지탱해주고 있는 다요트 우파메카노까지 경고 누적으로 토트넘과의 1차전 결장이 확정되면서 신뢰할 수 있는 중앙 수비수가 사라진 상태였다.

안 그래도 라이프치히는 수비수들의 줄부상으로 인해 최근 스리백 포메이션을 고수해야 했다. 전문 중앙 수비수 우파메카노를 중심으로 좌우 측면 수비수인 마르첼 할슈텐베르크와 루카스 클로스터만이 스리백을 형성한 것. 하지만 우파메카노가 결장하다 보니 수비 라인을 어떻게 구성할 지에 대한 많은 전망들이 현지에선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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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쉬운 선택은 첼시에서 임대로 영입한 중앙 수비수 암파두는 선발 출전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라이프치히 감독 율리안 나겔스만은 그 동안 암파두를 계속 외면했다. 심지어 전반기에 중앙 수비수 줄부상으로 가용 가능한 전문 중앙 수비수가 전무했을 때조차도 수비형 미드필더 슈테판 일잔커(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로 떠났다)를 중앙 수비수로 내리는 강수를 던지면서까지 암파두를 쓰지 않았던 나겔스만이었다. 이로 인해 이번 시즌 내내 암파두의 총 출전 수는 6경기가 전부였고, 그마저도 출전 시간은 187분 밖에 되지 않았다. 유일하게 선발 출전했었던 벤피카와의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5차전에서 그는 극도의 부진을 보이면서 56분 만에 가장 먼저 교체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그러하기에 독일 현지 언론들은 할슈텐베르크와 클로스터만을 중앙 수비수로 배치하는 4-2-2-2 포메이션으로 토트넘 원정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겔스만이 절대 암파두를 쓸 리가 없다는 판단 하에서였다. 그도 그럴 것이 라이프치히는 암파두가 출전했던 187분 사이에 4실점을 허용하면서 47분당 1골을 실점하고 있었다. 그가 나오면 수비가 흔들리는 문제가 발생했기에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나겔스만 감독은 전문 중앙 수비수가 아닌 할슈텐베르크와 클로스터만을 포백에서의 중앙 수비수 두 명으로 세우기에는 다소 리스크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암파두를 중심으로 할슈텐베르크와 클로스터만을 배치하는 스리백으로 나서면서 다시 한 번 그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Leipzig Starting vs Tottenham

결과부터 얘기하도록 하겠다. 이 선택은 주효했다. 먼저 암파두는 장기인 패스 능력을 바탕으로 후방 빌드업에 있어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볼터치(109회)와 패스(98회)를 시도하면서 가장 높은 94.9%의 패스 성공률을 자랑한 암파두이다. 후방에서 좌우로 패스를 열어주면서 패스의 기점 역할을 담당한 것이다.

더 놀라운 건 그가 수비수임에도 공격 진영으로의 패스가 무려 40회에 달했다는 데에 있다. 이 과정에서 그는 8분경 파트릭 쉬크의 슈팅과 23분경 앙헬리뇨의 슈팅, 그리고 66분경 마르첼 자비처의 슈팅에 있어 기점 역할을 담당했다.

전반전은 라이프치히의 압도적인 우세 속에서 이루어졌다. 점유율에선 65.5%대34.5%로 라이프치히가 크게 앞섰고, 슈팅 숫자에선 12대3으로 무려 4배가 더 많았다. 참고로 토트넘이 전반전에만 슈팅 12회를 허용한 건 구단 역대 챔피언스 리그 홈경기 최다였다. 이는 라이프치히에게 있어서도 구단 역대 챔피언스 리그 전반전 최다 슈팅 시도에 해당했다.

이러한 흐름은 후반 초반에도 이어졌다. 결국 라이프치히는 후반 12분경, 미드필더 콘라드 라이머가 얻어낸 페널티 킥을 간판 공격수 티모 베르너가 차분하게 성공시키면서 1-0으로 앞서나갔다.

원정골을 넣으면서 승기를 잡은 라이프치히는 수비적으로 전환하면서 굳히기에 나섰다. 반면 토트넘은 공격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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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부터 암파두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 경기에서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5회의 가로채기를 성공시켰고, 걷어내기도 2회를 기록했다. 이 중 가로채기 4회가 후반전에 있었고, 걷어내기 2회 역시 후반전에 집중되어 있었다.

더 놀라운 점은 그가 오랜만에 긴 시간을 출전한 탓인지 경기 막판 다리에 쥐가 나는 일이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그는 인저리 타임에만 위험 지역에서 2회의 가로채기와 1회의 걷어내기를 기록하면서 토트넘의 막판 공세를 저지해냈다. 결국 라이프치히는 경기 끝까지 무실점을 이어가면서 1-0 승리를 지켜내는 데 성공했다.

나겔스만 감독은 지난 주말, 베르더 브레멘과의 분데스리가 22라운드 홈경기에서 암파두를 경기 종료 30분을 남긴 시점에 투입하면서 그에게 후반기 첫 출전을 선사했다. 당시 나겔스만은 암파두 교체 출전시킨 이유에 대해 "난 그가 중앙 수비에서 어떻게 플레이하는 지 보고 싶었다. 또한 주중 챔피언스 리그를 앞두고 그가 경기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약간의 실전 감각을 줄 필요가 있었다. 그는 적절한 플레이를 펼쳤다. 하지만 챔피언스 리그에선 지금보다 더 잘 해줘야 하고 더 많은 걸 해줘야 한다. 그는 그 동안 많은 경기에 출전할 수 없었지만 이는 절대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나겔스만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준 암파두이다.

물론 2차전엔 우파메카노가 징계에서 돌아와 선발 출전할 예정이기에 암파두는 다시 벤치로 내려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전반기와는 달리 이번엔 기회가 왔을 때 준수한 모습을 보여준 만큼 후반기엔 더 많은 출전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건 암파두의 활약 덕에 라이프치히 입장에서도 자칫 위험할 수 있었던 토트넘과의 1차전에서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한편 나겔스만은 만 32세 211일의 나이로 챔피언스 리그 역대 토너먼트 최연소 승리 감독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는 이미 챔피언스 리그 역대 최연소 감독과 역대 최연소 승리 감독, 그리고 역대 최연소 16강 진출 감독으로 등극한 바 있다. 그의 발자취 하나하나가 챔피언스 리그 감독계의 역사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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