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전주월드컵경기장] 서호정 기자 = 3개월 만에 녹색이 아닌 흰색 유니폼을 입고 전주성을 찾은 김민재를 기다린 것은 쓰디쓴 패배였다. 중국 슈퍼리그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한 그는 운명적으로 전 소속팀 전북 현대와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만났다.
하루 전 최종훈련 때만 해도 미소를 지었지만 승부의 분위기는 달랐다. 지난해까지 믿고 함께 한 전북의 동료들은 그를 중심으로 한 베이징 수비를 무너트리기 위해 무섭게 달려들었다. 결과는 전북의 3-1 완승이었다. 베이징은 외국인 선수를 중심으로 동점골까지 쫓아왔지만 후반에 이동국,김신욱에게 차례로 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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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에 이동국, 로페즈, 한교원 등을 홀로 막아내던 김민재도 후반에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며 실수를 반복했다. 이동국의 실점 장면에서는 실수가 있었다. 김신욱에게 헤딩골을 허용할 때는 맨마크에 실패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김민재는 “개인 능력이 너무 좋은 걸 알고 있었다. (베이징) 선수들에게 얘기해줬는데, 개인 간의 일대일 상황에서 전북이 이긴 것 같다. 내가 두번째 실점, 세번째 실점에서 실수하고 맨마킹을 놓쳐 실점했다”라며 패배를 인정했다.
전북 시절에도 많은 활동량으로 수비에서 큰 역할을 했지만 베이징의 상황은 달랐다. 김민재의 센터백 파트너인 위다바오는 원래 측면 공격수를 주로 보는 선수다. 팀 전술상 포지션 변경을 했지만, 수비가 어설펐다.
결국 전반에 수비에서 많은 부분을 감당했던 김민재는 후반 초반부터 무너졌다. 전북 때보다 일찍 체력적으로 지친 것 같다는 얘기에 그는 “힘들긴 했다. 하지만 이적할 때 다 알고 있었던 부분이다. 내가 감당할 부분이다. 앞으로 경기를 나간다면 그 부분을 보완하겠다”라고 담담히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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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팀으로 방문한 전주성에서 김민재는 전북 팬들의 환영과 박수를 받았다. 경기 후에는 팬들에게 인사를 하며 눈물도 흘렸다. 2년 간의 추억이 준 눈물이지만 패배가 더 쓰라렸다. “처음엔 설레고 재미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해 보니 너무 힘들었다. (전북은) 다 아는 선수지만, 알면서 당하게 되는 부분이 많았다”라며 경기를 돌아봤다.
김민재와의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둔 선배 이동국은 경기 후 후배를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실수를 할 수 있는데 하필 전북전에서 그랬다. 민재가 오늘 잠을 못 잘 것 같다. 빨리 회복해야 한다”라고 말한 뒤 “어떻게 위로를 해야 할 지 모르겠다. 기자 여러분들이 힘이 되는 좋은 기사 좀 써줬으면 좋겠다”라는 부탁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