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2회 출전한 김동진, 현역 은퇴
▲맨시티와의 평가전에서 화려한 은퇴식
▲펩 과르디올라, 박수 보내며 유니폼 선물
[골닷컴] 한만성 기자 = 한국 축구의 한 시대를 풍미한 측면 수비수 김동진(37)이 팬들과 팀동료, 상대팀 감독에게까지 박수를 받으며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지난 2016년 홍콩 무대에 진출한 김동진은 24일(한국시각) 소속팀 킷치가 홈구장 홍콩 스타디움에서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를 상대한 프리시즌 친선 경기를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홍콩 리그는 대다수 동아시아 리그와 달리 시즌이 매년 7~8월 개막해 5~6월 종료된다. 이날 경기는 킷치와 맨시티에 모두 프리시즌 중 열린 친선 경기였던 만큼 축제의 분위기 속에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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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를 상대로 김동진을 선발 출전시킨 블라즈 슬리스코비치 킷치 감독은 경기 도중 일부러 그를 교체하며 경기장을 메운 관중들이 기립 박수를 받낼 수 있게 배려해줬다.
특히 눈에 띈 장면은 김동진이 이날 은퇴식을 치른다는 소식을 미리 접한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이 그를 대한 자세였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비록 자신에게는 익숙지 않은 선수의 은퇴지만, 김동진이 교체를 주문받고 운동장을 걸어 나오자 일어서서 박수를 보냈다. 이어 그는 김동진이 교체된 후 터치라인 밖으로 나오자 그에게 미리 준비해둔 맨시티 유니폼을 선물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날 전까지 축구 선수 김동진의 존재를 알고 있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그러나 김동진은 과르디올라 감독이 FC 바르셀로나 사령탑으로 부임하며 지도자로 데뷔하기 직전인 2008년 여름 러시아 명문 제니트에서 활약하며 팀이 마르세유, 레버쿠젠, 바이에른 뮌헨, 레인저스를 차례로 꺾고 UEFA컵(현 유로파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데 일조한 선수다.
또한, 김동진은 과르디올라 감독이 바르셀로나를 맡은 2008/09 시즌 유럽 축구 첫 공식 경기였던 UEFA 슈퍼컵에서도 당시 2-1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은 제니트의 일원이었다.
과거 한국 대표팀을 이끈 핌 베어벡 감독은 당시 측면 수비수로 활약해온 김동진을 중앙 수비수로 기용하며 "왼발잡이 센터백이 있어야 팀이 빌드업을 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며 그의 전술적 가치를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실제로 김동진은 한국 축구가 2000년대 중반부터 써내려간 역사에 이름을 남긴 선수다. 그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며 한국이 56년 만의 8강 진출을 이루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어 김동진은 한국이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사상 첫 원정 승리를 거둔 2006년,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확정한 2010년 대회에 나란히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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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은 2010년 제니트와 결별하며 유럽 무대를 떠난 후 울산 현대, FC 서울에 이어 무앙통 유나이티드(태국), 서울 E랜드를 거쳐 홍콩 무대(킷치, 호이 킹)에서 현역 생활을 마감하게 됐다.
현역 은퇴를 선언한 김동진은 킷치에서 지도자로 재출발한다. 그는 오는 2019/20 시즌부터 킷치 1군 코치로 활동하며 15세 이하 팀 감독까지 맡을 계획이다. 그가 킷치에서 보좌할 1군 사령탑 슬리스코비치 감독은 보스니아, 알바니아 등 동유럽 무대에서 리그 우승 경험을 보유한 60세 베테랑 지도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