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부산] 박병규 기자 = ‘이 시국 매치’, ‘동아시아 멸망의 날’로 불리며 관심을 모았던 홍콩과 중국의 맞대결이 충돌 없이 안전하게 마무리되었다.
지난 18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EAFF E-1 챔피언십 마지막날 경기에서 중국이 홍콩을 2-0으로 꺾었다. 홍콩은 3패(4위), 중국은 1승 2패(3위)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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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결은 양 팀의 정치적 상황과 맞물리며 큰 관심을 모았다. 우선 홍콩은 1997년 영국에서 중국으로 주권이 반환된 후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를 유지 중이다. 홍콩은 중국 내 ‘특별행정구역’으로 분류되어있다. 하지만 지난 6월 홍콩 시민들은 중국 정부의 범죄인 송환 법안에 반대하며 시위를 진행했다. 이후 정부의 과격한 진압으로 상황이 격화되며 중국에 대한 반발이 더욱 커졌다. 여기에 지난 한국과의 경기에서 중국의 의용군 행진곡이 나오자 홍콩 팬들은 등을 돌린 채 강하게 야유를 퍼부어 화제를 모았다.
물론 FIFA에서는 축구 경기장 내 정치 행위 및 선전 문구 등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번 대회 주최 측인 동아시아 축구연맹(EAFF)도 공식 기자회견 및 인터뷰 간에 정치적 견해가 담긴 발언을 금지하고 있다. EAFF는 18일 홍콩과 중국은 물론 한국과 일본의 맞대결에 대규모 경찰 인원과 경호 인력을 투입하여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대회 주최 측은 약 300명의 경찰 병력과 600명에 가까운 사설 경호 측을 경기장에 배치했다. 경찰은 4인 1조로 나뉘어 경기장 외곽부터 내부까지 경호에 만전을 가했다.
경기 전 홍콩 팬들의 입장 게이트에는 긴장감이 나돌았고 검문 검색도 이중 삼중으로 이루어졌다. 우선 홍콩 팬들의 응원 문구 하나하나를 확인했다. 그리고 가방은 물론 외투를 모두 벗어 안쪽 주머니까지 검사했다.
양 팀 선수들이 입장하고 양국의 국가가 울리자 열기는 더 달아올랐다. 이번 양 팀의 맞대결에서는 중국의 의용군 행진곡이 한 번만 울렸다. 국가가 흘러나오자 홍콩 팬들은 등을 돌리며 더욱 강력한 소리로 야유를 퍼부었다.
홍콩은 중국에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동점을 위해 위협적인 기회를 만드는 등 대등하게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후반 중국의 맹공격에 추가골을 허용하며 0-2로 패했다. 다행히 양 팀 선수와 팬들은 우려했던 충돌 없이 경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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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양 팀 감독도 경기에 관한 평가만 언급했다. 홍콩 미카 파텔라이넨 감독은 “흥미로운 경기였다. 우리는 찬스를 지속적으로 만들며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의 선수들은 뛰어났으며 기회를 더 많이 만들었다”며 상대를 칭찬했다. 홍콩은 비록 이번 대회에서 전패로 최하위를 기록했지만 미카 파텔라이넨 감독은 “우리처럼 작은 나라 입장에선 좋은 기회였다. 많은 것을 배웠다. 선수들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였다”고 했다.
중국 리 티에 감독은 “우선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이번 대회를 통해 좋은 경험을 하였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중국 대표팀을 이끌고 이번 대회에 참가한 것에 대해 “영광이었다. 중국의 감독을 지휘한다는 것은 내 꿈이었다”고 했다.
사진 = Getty Images, 골닷컴 박병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