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일 아우구스부르크에서 직접 만난 구자철. 그는 인터뷰 중 진지한 모습으로 또 종종 미소를 띄우며 자신의 국가대표팀 커리어에 대해 솔직히 이야기했다. 사진=이성모 기자)
주요 뉴스 | "[영상] 피구, "음바페는 호날두, 호나우두의 10대 때와 동급""
[골닷컴, 아우구스부르크] 이성모 기자 = "국가대표팀에서는 은퇴하더라도 한국 축구에 대한 책임감은 계속 가져갈 겁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 게임 3, 4위 결정전. 이란에 0-2로 끌려가고 있던 순간 호쾌한 왼발 중거리슈팅에 이은 골을 기록하며 팀의 4-3 대역전승을 이끌었던 선수.
2012년 런던 올림픽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 일본 수비의 집요한 태클을 피하며 넘어지는 와중에도 날린 슈팅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 두번째 골을 터뜨리며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의 동메달을 결정지었던 선수.
그리고 그 두 경기에서 모두 팔에 완장을 차고 주장으로서 뛰었고, 그 후에는 성인대표팀에서도 주장으로 활약하며 한국 축구 역사에 자신의 이름 석자를 분명히 새긴 선수.
구자철이다.
최근 국가대표팀 은퇴를 발표한 구자철을 독일 아우구스부르크에서 만나 대표팀 은퇴의 전후배경과 이후의 계획에 대해 물었다.
아래는 구자철이 말한 육성을 최대한 그대로 살려서 소개하는 그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골닷컴 :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최근 국가대표 은퇴를 발표한 소식에 아쉬워하는 팬들이 많습니다. 언제부터 은퇴를 생각하게 됐는지요?
구자철 : 안녕하세요. 언제부터라고 구체적으로 생각이 나는 건 아무래도 월드컵 끝나서였죠. 제가 왔다 갔다 하면서 부상이 있었고 팀에서도 굉장히 안타까워했고, 보이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죠. 저는 한국에서 경기 끝나고 다시 돌아왔을 때 부상 당하고 또 여기 와서도 주치의, 감독님 그 다음에 여기 단장님 등 때로는 공항까지 마중 나와서 "괜찮은 거냐? 얼마나 심각하냐" 등 그런 과정들을 겪으면서 제가 ‘이제 몸이 정말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구나’라는 걸 느낄 시기가 있었어요.
그때부터 더 신경을 썼고, 이제 제가 개인적으로 트레이너나 마사지사 영양사 등을 고용해서 비행기도 타보고 여러 가지 해봤지만…그런데도 제가 한계를 많이 느끼다 보니까 그게 조금씩 조금씩 쌓이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골닷컴 : 은퇴를 발표할 때 주사기를 통해 무릎에 물을 뺀다는 말도 했었는데 지금 상태는 어떤지요?
구자철 : 일단 지금은 괜찮아요. 특별하게 문제없고요. 아시안컵 가서도 몸이 부상이 있고 안 좋다 보니 그런 상태에서 돌아왔을 때도 팀이 2연패로 좋지 않았고 또 감독님하고 이야기를 해서 제가 필요하다고 했고, 또 저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경기를 준비 했었는데 마인츠전이 끝나고 나서 좀 아팠던 데가 계속 안 좋아가지고 이렇게 하면 안 되겠다 해서 한 10일정도 휴가를 썼고요. (다녀와서) 지금보다 두 배는 더 책임감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하고 있어요.
골닷컴 : 국가대표로서의 생활을 돌아보면, 우선 국가대표 선수로서 갖고 있던 꿈은 무엇이었는지?
구자철 : 저는 사실 조금 달랐어요. 뭐가 달랐냐면… 국가대표 선수로서 뭔가를 이뤄야겠다고 생각하기 전에 저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목표가 청소년대표가 되는 거였고요. 청소년 대표가 된 후, 정확히는 20세 청소년대표가 된 후에는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는 걸 해보고 싶다고 생각을 했었고요.
그러면서 홍명보 감독님이 오시고 아시안게임 올림픽대표팀까지 맡으시면서 그 생활이 너무 좋았고 그 생활이 너무 행복했고 축구선수로서 한 사람 개인의 삶으로서도 뭔가 동기부여를 제대로 찾았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국가대표를 해야겠다고 열정을 가졌던 거 같아요.
그리고나서 동기부여를 스스로 찾아야 됐는데 결혼하면서도 그렇고 여러 가지 삶의 변화도 있었고 또 이곳에서도 여러가지 변화도 있었기 때문에 집중을 많이 못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어쨌거나 그런 것보다 대표팀 은퇴를 하고 보니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어떠한 과정이던 간에 제가 주어진 역할에서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던 그 과정들이 제 개인적으로 굉장히 소중한 삶이었고요. 소중한 축구 인생이었고.
다만 죄송스러운 부분은 제 개인의 삶을 떠나서 대표선수로서 뭔가 국민들이 바라는 그 큰 기대를 완벽히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책임감과 아쉬움은 솔직히 말하면 굉장히 부족한 제 자신에게 화도 많이 나고 응원해준 팬들에게 죄송스럽기도 하고요. 그런 감정들이 들었던 것 같아요.
주요 뉴스 | "[영상] Goal 50 1위 모드리치 "챔스 4연속 우승 도전할 것""
골닷컴 : 국가대표로 활약하는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요?
구자철 :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너무 많아서 하나만 뽑기는 그런데요. 그래도 저는 아시안게임 이란이랑 할 때 경기를 뽑고 싶고요. 왜 그러냐면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하고 저는 상심이 되게 컸어요.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그게 크더라고요. 밀려오는 그런… 좌절감...?
근데 홍명보 감독님께서 전화를 주셔서 위로를 해주셨고 다음 목표가 아시안게임이다 확실하게 저한테 동기부여를 주셨어요. 그래서 아마 제 축구 인생에 있어서 정말 노력을 많이 했던 시기 중에 한 장면 일 거에요. 제주도 가서 아시안게임을 준비했던 이 과정이 감히 지금 하라고 하면 못할 정도로 노력을 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그런데 그렇게 노력을 많이 하고 대회를 나갔는데… 금메달만 생각했어요. 무조건 금메달만 따면 된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근데 4강에서 지고 그리고 그 준비하는 기간이랑 대회 기간 내내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어요.
그리고나서 4강전이 끝났을 때 모든 게 다 끝났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3-4위 이란전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러고 나서 2:0으로 지고 나왔고 전반전에… 그리고 정말로 라커룸에서 감독님께도 많이 혼나고 우리들도 너무 많은 반성들을 하게 됐고 특히 리더로서 (박)주영이 형이 많이 팀을 이끌어 줬었고 그런 과정에서 그러한 역전 드라마를 썼다는 것은 단순히 그 한 경기만 보는 게 아니라 그 모든 스토리를 저는 알기 때문에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거 같아요.
그리고 제일 아쉬웠던 경기는 올림픽 한일전이죠. 어떻게 보면 제일 좋아야 하는 경기죠.(웃음) 저는 그게 제일 아쉬웠어요. 왜냐하면 저는 아직도 기억이 나요. 경기 교체되어서 기희랑 이제 교체되어서 나와서 벤치에서 앉지도 못했어요. 서 있었어요.
근데 그 4분 동안 아 이게 마지막이구나. 나는 이제 끝났구나. 나 다시 들어가고 싶은데... 나 다시 경기하고 싶은데… 아.. 끝났구나 이제… 내가 국가대표 선수로서 뭐를 해야겠다 이런 목표가 아니라 나는 단지 이곳에서 내 모든 열정을 바치는 것에 집중을 해왔는데 종료 휘슬 울렸을 때에 저는 개인적으로, 당연히 기쁘죠 근데 기쁜 마음보다 더 크게 뭔가 너무 우울했고 너무 아쉬운 마음이 같이 들었던 거 같아요.
그러니까 제 개인적인거죠. 지극히. 그리고 그간에 고생했던 노력들과 시간들이 스쳤고요. 그래서 기쁨을 더 즐기고 싶었고 더 즐거워하고 싶었고 뭔가 더 추억을 만들고 싶었고 이 두 경기가 기억에 많이 남는 게 사실이에요.
골닷컴 : 특히 런던올림픽 3,4위 한일전의 경우 직접 골도 넣었고 구자철 선수의 '인생 경기'라고 불릴 만큼의 경기였다고 생각이 됩니다.
구자철 : 항상 잊을 수 없죠. 지금도 그 경기장 안에 들어가 있는 것 같고요. 저는 그 경기장에 그때의 그 경기장 느낌이 어떤지 지금도 정말 99% 느낄 수 있고요. 그때 당시 왜 제가 흥분을 했었는지 그때 당시의 감정도 지금 이 머릿속에 마음속에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언제라도 그 경기를 생각하면 마음이 벅차고요.
제가 그때 계속 첫 경기 때부터 3, 4위전 경기를 끌고 오면서 경기를 잘 해왔지만 제가 원하는 결정적일때 한방을 터트리는 부분에서는 항상 아쉬움이 있었는데 그게 이제 일본전에 중요할 때 정말 터져줬고, 지금 돌이켜보면 굉장히 제 축구인생에 있어 기억에 남는 경기죠.
골닷컴 : 국가대표 주장으로서의 경험에 대한 소감이 있다면, 그리고 이끌어 가야할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구자철 : 일단 돌이켜보면 너무 부족했었던 것 같고 연령별 대표팀 23세 올림픽과 한 나라의 최고의 권위를 갖고 있는 A대표팀 주장은 약간은, 약간이 아니라 조금 많이 차이가 있었던 것 같아요. 더 많은 미디어를 상대했어야 했고요. 더 많은 관심을 받았고.
그 다음에 저보다 혹은 7-8살 많은 형들도 있었고 저보다 7-8살 어린 친구들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했어야 했고, 어떻게 보면 지금 하라고 하면 하겠는데 그때 당시에는 어렸었던 거 같아요. 그게 제가 생각하는 그런 경험하고는 많이 대조가 됐었고 그런 부분에서 좀 힘들었던 것 같아요. 물론 그 경험들을 토대로 이겨내서 사람이 성장하면 더 큰 사람이 되고 더 좋은 역할을 하겠지만 어쨌거나 제가 그걸 이겨 내기 전에 임무가 바뀌었고요.
그렇기 때문에 대표팀 주장으로서는 그런 부분이 조금 아쉬웠는데 어쨌거나 사람 성향과 성격에 나름대로의 팀을 이끌어가는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운동장 안에서 운동장 밖은 제가 볼 때 중요하지 않아요. 운동장 안에서 보여지는 카리스마와 운동장 안에서 보여지는 자신의 역할을 최대한으로 책임감을 갖고 할 수 있는 게 저는 최고의 주장이라고 생각을 해요. 뭐 운동장 밖에서 이끌고 통솔하고 이거는 별개라고 생각해요. 그거는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1-10이라고 하면 10이라고 말 할 수 있을 정도로 운동장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책임감을 주장으로서 보여줄 수 있느냐가 저는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에서 A대표팀 주장을 하면서 제가 그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었던 거 같아요. 돌이켜보면 주위에 신경 쓸 게 너무 많았기 때문에 정작 중요한 제 자신한테 좀 뭐라고 할까 신경을 못써서 지금 돌이켜보면 그게 좀 아쉬웠던 거 같아요.
저도 그런 시기가 있었어요. 저도 한때는 성장하는 시기에 제가 너무 힘들어서 이기적인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제가 먼저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먼저 했었기 때문에 근데 대표팀이라는 곳에는 모든 축구인을 대표한다는 책임감이 이게 내 스스로 알지 못해도 항상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그만큼 한국축구에 중요한 자리고요. 그만큼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자리인 것은 확실한 거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후배들이 그런 책임감을 갖고 잘 할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저 역시도 한국 축구를 위해 책임감을 갖고 계속 해 나아갈 거고 그러한 책임감으로서 얼마든지 저는 도와줄 거고 제가 물러날 때는 물러나고 앞서야 할 때는 앞서고 하는 걸 할 용기가 있고요. 후배들을 항상 응원하고 싶어요.
(2편에서 이어집니다)
독일 아우구스부르크 = 골닷컴 이성모 기자
주요 뉴스 | "[영상] 피구, "음바페는 호날두, 호나우두의 10대 때와 동급""
[골닷컴, 아우구스부르크] 이성모 기자 = "국가대표팀에서는 은퇴하더라도 한국 축구에 대한 책임감은 계속 가져갈 겁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 게임 3, 4위 결정전. 이란에 0-2로 끌려가고 있던 순간 호쾌한 왼발 중거리슈팅에 이은 골을 기록하며 팀의 4-3 대역전승을 이끌었던 선수.
2012년 런던 올림픽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 일본 수비의 집요한 태클을 피하며 넘어지는 와중에도 날린 슈팅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 두번째 골을 터뜨리며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의 동메달을 결정지었던 선수.
그리고 그 두 경기에서 모두 팔에 완장을 차고 주장으로서 뛰었고, 그 후에는 성인대표팀에서도 주장으로 활약하며 한국 축구 역사에 자신의 이름 석자를 분명히 새긴 선수.
구자철이다.
최근 국가대표팀 은퇴를 발표한 구자철을 독일 아우구스부르크에서 만나 대표팀 은퇴의 전후배경과 이후의 계획에 대해 물었다.
아래는 구자철이 말한 육성을 최대한 그대로 살려서 소개하는 그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골닷컴 :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최근 국가대표 은퇴를 발표한 소식에 아쉬워하는 팬들이 많습니다. 언제부터 은퇴를 생각하게 됐는지요?
구자철 : 안녕하세요. 언제부터라고 구체적으로 생각이 나는 건 아무래도 월드컵 끝나서였죠. 제가 왔다 갔다 하면서 부상이 있었고 팀에서도 굉장히 안타까워했고, 보이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죠. 저는 한국에서 경기 끝나고 다시 돌아왔을 때 부상 당하고 또 여기 와서도 주치의, 감독님 그 다음에 여기 단장님 등 때로는 공항까지 마중 나와서 "괜찮은 거냐? 얼마나 심각하냐" 등 그런 과정들을 겪으면서 제가 ‘이제 몸이 정말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구나’라는 걸 느낄 시기가 있었어요.
그때부터 더 신경을 썼고, 이제 제가 개인적으로 트레이너나 마사지사 영양사 등을 고용해서 비행기도 타보고 여러 가지 해봤지만…그런데도 제가 한계를 많이 느끼다 보니까 그게 조금씩 조금씩 쌓이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골닷컴 : 은퇴를 발표할 때 주사기를 통해 무릎에 물을 뺀다는 말도 했었는데 지금 상태는 어떤지요?
구자철 : 일단 지금은 괜찮아요. 특별하게 문제없고요. 아시안컵 가서도 몸이 부상이 있고 안 좋다 보니 그런 상태에서 돌아왔을 때도 팀이 2연패로 좋지 않았고 또 감독님하고 이야기를 해서 제가 필요하다고 했고, 또 저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경기를 준비 했었는데 마인츠전이 끝나고 나서 좀 아팠던 데가 계속 안 좋아가지고 이렇게 하면 안 되겠다 해서 한 10일정도 휴가를 썼고요. (다녀와서) 지금보다 두 배는 더 책임감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하고 있어요.
골닷컴 : 국가대표로서의 생활을 돌아보면, 우선 국가대표 선수로서 갖고 있던 꿈은 무엇이었는지?
구자철 : 저는 사실 조금 달랐어요. 뭐가 달랐냐면… 국가대표 선수로서 뭔가를 이뤄야겠다고 생각하기 전에 저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목표가 청소년대표가 되는 거였고요. 청소년 대표가 된 후, 정확히는 20세 청소년대표가 된 후에는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는 걸 해보고 싶다고 생각을 했었고요.
그러면서 홍명보 감독님이 오시고 아시안게임 올림픽대표팀까지 맡으시면서 그 생활이 너무 좋았고 그 생활이 너무 행복했고 축구선수로서 한 사람 개인의 삶으로서도 뭔가 동기부여를 제대로 찾았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국가대표를 해야겠다고 열정을 가졌던 거 같아요.
그리고나서 동기부여를 스스로 찾아야 됐는데 결혼하면서도 그렇고 여러 가지 삶의 변화도 있었고 또 이곳에서도 여러가지 변화도 있었기 때문에 집중을 많이 못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어쨌거나 그런 것보다 대표팀 은퇴를 하고 보니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어떠한 과정이던 간에 제가 주어진 역할에서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던 그 과정들이 제 개인적으로 굉장히 소중한 삶이었고요. 소중한 축구 인생이었고.
다만 죄송스러운 부분은 제 개인의 삶을 떠나서 대표선수로서 뭔가 국민들이 바라는 그 큰 기대를 완벽히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책임감과 아쉬움은 솔직히 말하면 굉장히 부족한 제 자신에게 화도 많이 나고 응원해준 팬들에게 죄송스럽기도 하고요. 그런 감정들이 들었던 것 같아요.
주요 뉴스 | "[영상] Goal 50 1위 모드리치 "챔스 4연속 우승 도전할 것""
골닷컴 : 국가대표로 활약하는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요?
구자철 :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너무 많아서 하나만 뽑기는 그런데요. 그래도 저는 아시안게임 이란이랑 할 때 경기를 뽑고 싶고요. 왜 그러냐면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하고 저는 상심이 되게 컸어요.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그게 크더라고요. 밀려오는 그런… 좌절감...?
근데 홍명보 감독님께서 전화를 주셔서 위로를 해주셨고 다음 목표가 아시안게임이다 확실하게 저한테 동기부여를 주셨어요. 그래서 아마 제 축구 인생에 있어서 정말 노력을 많이 했던 시기 중에 한 장면 일 거에요. 제주도 가서 아시안게임을 준비했던 이 과정이 감히 지금 하라고 하면 못할 정도로 노력을 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그런데 그렇게 노력을 많이 하고 대회를 나갔는데… 금메달만 생각했어요. 무조건 금메달만 따면 된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근데 4강에서 지고 그리고 그 준비하는 기간이랑 대회 기간 내내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어요.
그리고나서 4강전이 끝났을 때 모든 게 다 끝났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3-4위 이란전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러고 나서 2:0으로 지고 나왔고 전반전에… 그리고 정말로 라커룸에서 감독님께도 많이 혼나고 우리들도 너무 많은 반성들을 하게 됐고 특히 리더로서 (박)주영이 형이 많이 팀을 이끌어 줬었고 그런 과정에서 그러한 역전 드라마를 썼다는 것은 단순히 그 한 경기만 보는 게 아니라 그 모든 스토리를 저는 알기 때문에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거 같아요.
그리고 제일 아쉬웠던 경기는 올림픽 한일전이죠. 어떻게 보면 제일 좋아야 하는 경기죠.(웃음) 저는 그게 제일 아쉬웠어요. 왜냐하면 저는 아직도 기억이 나요. 경기 교체되어서 기희랑 이제 교체되어서 나와서 벤치에서 앉지도 못했어요. 서 있었어요.
근데 그 4분 동안 아 이게 마지막이구나. 나는 이제 끝났구나. 나 다시 들어가고 싶은데... 나 다시 경기하고 싶은데… 아.. 끝났구나 이제… 내가 국가대표 선수로서 뭐를 해야겠다 이런 목표가 아니라 나는 단지 이곳에서 내 모든 열정을 바치는 것에 집중을 해왔는데 종료 휘슬 울렸을 때에 저는 개인적으로, 당연히 기쁘죠 근데 기쁜 마음보다 더 크게 뭔가 너무 우울했고 너무 아쉬운 마음이 같이 들었던 거 같아요.
그러니까 제 개인적인거죠. 지극히. 그리고 그간에 고생했던 노력들과 시간들이 스쳤고요. 그래서 기쁨을 더 즐기고 싶었고 더 즐거워하고 싶었고 뭔가 더 추억을 만들고 싶었고 이 두 경기가 기억에 많이 남는 게 사실이에요.
골닷컴 : 특히 런던올림픽 3,4위 한일전의 경우 직접 골도 넣었고 구자철 선수의 '인생 경기'라고 불릴 만큼의 경기였다고 생각이 됩니다.
구자철 : 항상 잊을 수 없죠. 지금도 그 경기장 안에 들어가 있는 것 같고요. 저는 그 경기장에 그때의 그 경기장 느낌이 어떤지 지금도 정말 99% 느낄 수 있고요. 그때 당시 왜 제가 흥분을 했었는지 그때 당시의 감정도 지금 이 머릿속에 마음속에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언제라도 그 경기를 생각하면 마음이 벅차고요.
제가 그때 계속 첫 경기 때부터 3, 4위전 경기를 끌고 오면서 경기를 잘 해왔지만 제가 원하는 결정적일때 한방을 터트리는 부분에서는 항상 아쉬움이 있었는데 그게 이제 일본전에 중요할 때 정말 터져줬고, 지금 돌이켜보면 굉장히 제 축구인생에 있어 기억에 남는 경기죠.
골닷컴 : 국가대표 주장으로서의 경험에 대한 소감이 있다면, 그리고 이끌어 가야할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구자철 : 일단 돌이켜보면 너무 부족했었던 것 같고 연령별 대표팀 23세 올림픽과 한 나라의 최고의 권위를 갖고 있는 A대표팀 주장은 약간은, 약간이 아니라 조금 많이 차이가 있었던 것 같아요. 더 많은 미디어를 상대했어야 했고요. 더 많은 관심을 받았고.
그 다음에 저보다 혹은 7-8살 많은 형들도 있었고 저보다 7-8살 어린 친구들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했어야 했고, 어떻게 보면 지금 하라고 하면 하겠는데 그때 당시에는 어렸었던 거 같아요. 그게 제가 생각하는 그런 경험하고는 많이 대조가 됐었고 그런 부분에서 좀 힘들었던 것 같아요. 물론 그 경험들을 토대로 이겨내서 사람이 성장하면 더 큰 사람이 되고 더 좋은 역할을 하겠지만 어쨌거나 제가 그걸 이겨 내기 전에 임무가 바뀌었고요.
그렇기 때문에 대표팀 주장으로서는 그런 부분이 조금 아쉬웠는데 어쨌거나 사람 성향과 성격에 나름대로의 팀을 이끌어가는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운동장 안에서 운동장 밖은 제가 볼 때 중요하지 않아요. 운동장 안에서 보여지는 카리스마와 운동장 안에서 보여지는 자신의 역할을 최대한으로 책임감을 갖고 할 수 있는 게 저는 최고의 주장이라고 생각을 해요. 뭐 운동장 밖에서 이끌고 통솔하고 이거는 별개라고 생각해요. 그거는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1-10이라고 하면 10이라고 말 할 수 있을 정도로 운동장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책임감을 주장으로서 보여줄 수 있느냐가 저는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에서 A대표팀 주장을 하면서 제가 그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었던 거 같아요. 돌이켜보면 주위에 신경 쓸 게 너무 많았기 때문에 정작 중요한 제 자신한테 좀 뭐라고 할까 신경을 못써서 지금 돌이켜보면 그게 좀 아쉬웠던 거 같아요.
저도 그런 시기가 있었어요. 저도 한때는 성장하는 시기에 제가 너무 힘들어서 이기적인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제가 먼저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먼저 했었기 때문에 근데 대표팀이라는 곳에는 모든 축구인을 대표한다는 책임감이 이게 내 스스로 알지 못해도 항상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그만큼 한국축구에 중요한 자리고요. 그만큼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자리인 것은 확실한 거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후배들이 그런 책임감을 갖고 잘 할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저 역시도 한국 축구를 위해 책임감을 갖고 계속 해 나아갈 거고 그러한 책임감으로서 얼마든지 저는 도와줄 거고 제가 물러날 때는 물러나고 앞서야 할 때는 앞서고 하는 걸 할 용기가 있고요. 후배들을 항상 응원하고 싶어요.
(2편에서 이어집니다)
독일 아우구스부르크 = 골닷컴 이성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