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 Koo Ja-cheol

구자철이 호주까지 온 팬에게 선물한 특별한 추억

[골닷컴] 김형중 기자 = 구자철의 아시안컵 최종명단 승선은 극적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후 세 차례 소집에서 매번 고려 대상이었지만 부상을 비롯한 이유로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11월 호주에서 열린 A매치 2연전은 현지까지 날아갔지만 호주와의 첫 경기에서 허망하게 부상을 당하며 조기에 소속팀 아우크스부르크가 있는 독일로 복귀해야 했다. 많은 이들이 구자철의 A대표팀 경력이 그대로 끝날 수도 있다고 봤던 안타까운 부상과 이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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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벤투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A대표팀에서 기량을 체크할 절대적 시간은 부족했지만 구자철이 지닌 국제적인 경험과 기본 기량을 신뢰했다. 부임 후 구자철과 지속적으로 접촉하며 대화를 가진 그는 지난 20일 발표한 아시안컵 최종명단에도 결국 포함시켰다.

구자철 본인의 의지도 강했다. 기성용, 이청용과 함께 지난 10년 가까이 A대표팀을 이끌어 온 그는 러시아월드컵이 끝나는 시점에 국가대표 은퇴를 고려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벤투 감독의 신뢰와 대표팀을 둘러싼 내외부의 분위기가 살아나며 다시 한번 불꽃을 태우고 있다.

호주에서 또 한번 상처를 입었던 그의 마음을 치유해 준 특별한 팬도 있었다. 지난 2015년 호주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도 부상으로 조기 이탈했던 구자철은 호주를 악연의 땅으로 여겼다.

그때 특별한 팬이 찾아왔다. 대한축구협회 및 축구국가대표팀 공식지정여행사인 세중여행의 패키지상품을 통해 호주를 찾은 지혜씨와 그 가족이었다. 4명의 일가족은 아버지의 정년퇴임을 기념해 유럽여행을 고려하다가 장녀인 지혜씨의 제안으로 A대표팀과 호주 여행을 겸할 수 있는 패키지 상품을 택했다.

지혜씨는 중학생이던 2011년 아시안컵을 통해 구자철의 팬이 된 뒤 8년째 한마음으로 선수를 응원해 왔다. 구자철은 당시 아시안컵 득점왕을 차지하며 현재 8년째 뛰고 있는 분데스리가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당초 지혜씨 가족은 호주전 다음날 예정된 오픈트레이닝에서 구자철을 만날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대한축구협회는 친선전으로 치르는 A매치 기간에는 국내와 해외 상관 없이 오픈트레이닝을 진행하며 팬들과의 스킨십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호주전에서 부상을 입은 구자철은 오픈트레이닝에 나타나지 않았다. 지혜씨와 가족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구자철에게 응원을 보냈다. 영상 메시지는 독일로 돌아가는 일정을 준비하던 구자철의 마음도 움직였고, 그는 떠나기 전 지혜씨 가족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구자철은 지혜씨 가족을 대표팀이 숙소로 사용하는 호텔로 초대했다. 그는 미리 준비한 자신의 유니폼을 전달하고 직접 사인까지 해 줬다. 이어서는 호텔 내 카페에서 커피도 직접 사겠다고 안내했다. 8년 간 이어 온 선수에 대한 마음이 결실을 맺은 작은 팬미팅이었다.

이제 대학생이 된 지혜씨는 “고등학교 시절 축구와 구자철 선수 때문에 다른 길로 새지 않고 열심히 공부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고, 구자철도 함박 웃음을 지었다. 자신을 응원하기 위해 호주까지 날아 온 팬을 만난 구자철은 “이번 부상에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겠다”고 약속했다.

팬과 선수 모두에게 힐링타임이었다. 그날 밤 독일로 돌아간 구자철은 소속팀에서 다시 재활을 시작했다. 빠르게 회복한 그는 아시안컵 명단 발표를 앞두고 시즌 2호 골을 터트리며 부활을 알렸다. 벤투 감독도 최근 경기력을 확인한 뒤 구자철을 최종 명단에 포함시켰다. 그는 자신의 팬과 한 약속을 지키며 세번째 아시안컵에 우승이라는 목표를 안고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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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와 팬 간의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패키지 여행은 아시안컵에서도 이어진다. 세중여행은 1월 10일부터 17일까지 아시안컵 조별리그 2, 3차전인 키르기스스탄, 중국과의 경기를 현장에서 응원하며 두바이, 아부다비의 유명 관광지를 찾는 5박 8일 일정의 패키지 상품을 출시했다.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우는 A380 항공기를 이용하고, 현지에서는 모두 4성급 이상의 호텔에서 숙박한다. 선수들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입장권과 응원도구도 제공된다. 지혜씨 가족의 특별한 추억처럼 선수를 만날 수 있는 기회도 A대표팀 사정에 따라 현장에서 결정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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