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os Llorente Atletico Madrid 2019-20Getty Images

'공격수 변신 대박' 요렌테, 아틀레티코 공격의 새 희망 되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마르코스 요렌테가 최전방 공격수 포지션에서 맹활약을 펼치면서 공격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틀레티코가 에스타디 시우타트 데 발렌시아 원정에서 열린 레반테와의 2019/20 시즌 프리메라 리가(이하 라리가) 31라운드에서 상대 자책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두었다. 이와 함께 아틀레티코는 3연승을 달리면서 라 리가 3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번 시즌 내내 아틀레티코의 고질적인 약점은 바로 공격에 있었다. 에이스 앙투안 그리즈만이 바르셀로나로 떠난 가운데 디에고 코스타는 잦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부진에 빠졌고, 또 다른 공격수 알바로 모라타는 기복이 심하다는 문제점을 노출한 것. 그리즈만의 장기적인 대체자로 1억 2,600만 유로(한화 약 1,713억)에 영입한 만 20세 신예 공격수 주앙 펠릭스는 경기력적인 부분에선 번뜩이는 모습들을 종종 보여주면서 새로운 리그 및 팀 전술 적응 문제도 있었던 데다가 아직 그리즈만을 대체하기엔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이는 기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라리가 30라운드 기준(정확하게 절반에 해당하는 10개 팀이 아직 31라운드를 치르지 않은 상태이기에 30라운드로 통일했다) 아틀레티코의 팀 득점은 38골로 라리가 전체 팀득점 9위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마저도 29라운드 오사수나전에 무려 5골을 넣은 게 팀득점 순위를 그나마 대폭 끌어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28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아틀레티코의 팀득점은 12위에 불과했을 정도다. 공격 부재로 28라운드까지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에서 밀려난 6위에 위치하고 있었던 아틀레티코였다. 시즌이 막바지에 들어선 현재까지도 아직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린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는 게 아틀레티코의 현주소이다.

조합 문제도 있었다. 코스타와 모라타는 둘 다 수비 가담을 많이 해주는 선수들이 아니다. 이는 선수비 후역습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감독의 철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있겠다. 게다가 코스타와 모라타 투톱을 세우더라도 그들에게 공격 지원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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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시메오네 감독의 인터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시메오네는 코스타와 모라타 투톱을 가동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공격수 둘을 지원하도록 팀이 준비되지 않는 이상 투톱은 낭비이다. 한동안은 모라타와 코스타가 가진 각각의 장점을 경기 상황에 맞게 쓰는 게 낫다"라고 밝혔다.

실제 이번 시즌 둘이 동시에 투톱으로 나선 라리가 경기는 시즌 초반 2경기가 전부이다. 기본적으로 펠릭스가 최전방에 서는 가운데 그의 파트너로 코스타와 모라타가 번갈아 가면서 나오는 형식이었다.

하지만 레가네스와의 21라운드 경기가 끝나고 펠릭스가 다리 부상을 당하면서 아틀레티코 공격에 큰 전력 누수가 발생했다. 이에 다양한 공격 조합을 놓고 고심하던 시메오네는 발렌시아와의 라리가 24라운드에 요렌테를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시키는 강수를 던졌다.

요렌테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2015/16 시즌, 프로 데뷔한 이래로 줄곧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 하나만을 수행했던 선수였다. 심지어 레알 2군팀인 카스티야에서도 그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주로 맡았고, 팀 상황에 따라 중앙 수비수 역할을 수행했을 정도로 수비에 특화된 선수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그는 발렌시아전 이전까지 프로 통산 공식 대회 91경기(시메오네 체제에선 17경기)에 출전해 골은 전무했고, 도움 2개가 전부였다. 이렇듯 공격과는 거리가 먼 그를 시메오네는 측면에 배치하는 강수를 던진 것.

이는 주효했다. 그는 발렌시아 상대로 15분경 선제골을 넣으면서 2-2 무승부에 기여했다. 시메오네의 믿음에 골로 화답한 요렌테였다. 장기인 패스는 성공률 95.5%라는 경이적인 수치를 자랑했고, 빠른 스피드(그의 순간 최고 속도는 34.9km/h로 라리가 전체 선수들 중 7위에 해당한다)를 바탕으로 위협적인 침투를 선보이면서 드리블 돌파 2회를 성공시켰다. 이전까지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뛰었을 땐 확인할 수 있었던 요렌테의 새로운 모습인 것이다. 곧바로 이어진 리버풀과의 챔피언스 리그 16강 1차전에선 후반 시작과 동시에 다시금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교체 출전해 빠른 스피드로 상대의 장기인 측면 공격을 봉쇄하면서 1-0 승리에 기여했다.

하지만 완다 메트로폴리타노 홈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16강 1차전을 마지막으로 펠릭스가 부상에서 복귀하면서 다시금 요렌테는 벤치로 내려갔다. 비야레알과의 25라운드에선 교체로 7분 출전한 게 전부였고, 에스파뇰과의 26라운드에선 벤치를 지켜야 했다. 리버풀과의 챔피언스 리그 16강 2차전을 앞두고 세비야와의 27라운드에 로테이션 차원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90분을 소화할 수 있었던 요렌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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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에게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건 바로 리버풀과의 16강 2차전 안필드 원정 경기였다. 리버풀이 전반전 선제골로 1-0 스코어를 만들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가운데(1차전 아틀레티코 1-0 승) 시메오네 감독은 후반 11분경, 공격수 코스타를 빼고 수비형 미드필더 요렌테는 교체 출전시키면서 최전방에 배치하는 강수를 던졌다. 

당시만 하더라도 많은 전문가들과 언론들은 시메오네가 승부차기까지 보고 잠그기에 나섰다고 판단했다. 당연히 연장전에 접어들자 시메오네의 의도대로 경기가 전개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요렌테가 깜짝 반전을 선사했다. 리버풀이 연장 전반 4분경 최전방 공격수 호베르투 피르미누의 골로 앞서나가자 요렌테는 연장 전반 7분경, 상대 골키퍼 실수를 틈타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귀중한 골을 성공시켰다(챔피언스 리그는 원정 다득점 원칙이 적용되기에 1-2로 아틀레티코가 지고 있더라도 8강에 진출하게 된다). 이어서 그는 연장 전반 종료 직전 모라타의 패스를 받아 수비수 두 명을 앞에 두고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추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연장 후반 종료 직전 스루 패스로 모라타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3-2 대역전승을 이끌어냈다. 연장전에서만 2골 1도움을 올리면서 팀이 기록한 3골을 모두 책임진 요렌테였다.

이에 시메오네 감독은 "리버풀전에 코스타를 빼고 요렌테를 넣은 게 수비적이라고 생각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요렌테는 중원을 보강해주는 동시에 전진해서 직접 득점 기회도 만들어낸다"라고 평가했다. 

리버풀전이 끝나고 코로나19로 인해 시즌이 중단되면서 아틀레티코는 3개월의 휴식기를 가졌다. 하지만 요렌테의 위상 및 역할은 리버풀과의 2차전을 기점으로 확연히 바뀌었다. 원래 요렌테는 전반기까지만 하더라도 공식 대회에서 선발로 출전한 건 3경기가 전부였을 정도로 입지가 좁았다. 그마저도 2경기에선 전반전 종료와 동시에 교체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고, 풀타임 출전은 전무했다. 토마스 파티와 사울, 코케에 더해 엑토르 에레라 같은 경쟁자들로 인해 경기 막판 수비적인 잠그기 용도로 쓰이는 정도가 전부였다. 이젠 엄연한 주전급 공격 자원으로 급부상한 요렌테이다.

코로나 재개 후 첫 경기인 아틀레틱 빌바오전(28라운드)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3달 동안의 공백기로 인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어진 오사수나와의 29라운드 경기에서 후반 18분경 교체 출전한 그는 추가 시간 포함 30분 가량을 소화하면서 1골 2도움을 올리는 괴력을 과시했다. 이어서 레알 바야돌리드와의 30라운드에서 비록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으나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그는 슈팅 2회와 키패스 2회에 더해 드리블 돌파 3회를 성공시키면서 측면 공격을 이끌었다. 아틀레티코는 교체 출전한 비톨로가 경기 종료 9분을 남기고 골을 넣은 덕에 1-0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24일 새벽(한국 시간)에 열린 레반테전(31라운드)에서 최전방 공격수 요렌테는 경기 시작 15분 만에 오른쪽 측면 수비수 산티아고 아리아스의 전진 패스를 센스 있는 터치로 받아내면서 그대로 골문 안으로 침투해 들어가 위협적인 횡패스로 상대 자책골을 이끌어냈다. 사실상 요렌테의 골이나 다름 없었다. 게다가 전반전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볼터치가 6회로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았을 뿐 아니라 레반테 전체 선수들의 페널티 박스 안 볼터치(3회)보다 2배가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렇듯 요렌테는 아틀레티코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4경기에서 3골 3도움에 더해 상대 자책골까지 유도해내면서 7골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괴력을 과시하고 있다. 측면 미드필더 포지션에서도 3경기 1골을 넣으면서 공격 쪽 포지션에서 7경기 4골 3도움에 자책골 유도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아틀레티코의 최대 약점인 공격 문제가 요렌테로 해소되자 이는 자연스럽게 팀 성적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아틀레티코는 그가 공격 자원으로 출전한 7경기에서 5승 2무 무패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올리고 있다. 이 덕에 챔피언스 리그에선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을 꺾고 8강에 진출했고, 라리가에선 최근 3연승을 달리면서 28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아틀레티코보다 더 위에 위치하고 있었던 레알 소시에다드(1무 2패, 현재 순위 7위)와 헤타페(3무, 현재 순위 5위), 세비야(3무, 현재 순위 4위)를 차례대로 제치고 3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이 정도면 (물론 경기 수가 적긴 하지만) 이제 요렌테가 아틀레티코 공격의 핵심이라는 표현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시메오네 "우리는 다양한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요렌테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옵션이다. 그가 공격수로 출전하면 우리는 미드필더 세 명을 두게 되는 효과를 얻게 된다. 요렌테 덕에 다른 미드필더들이 더 전진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그는 피지컬이 좋고 공격 마무리도 뛰어나다"

우리는 다양한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 마르코스 요렌테는 우리에게 중요한 옵션이다. 미드필더 셋을 둘 수 있게 해준다. 요렌테 덕에 카라스코가 더 전진할 수 있는 것이다. 요렌테는 피지컬돋 좋고 공격 마무리도 뛰어나다.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코스타를 빼고 요렌테를 넣은 게 수비적이라고 생각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요렌테는 중원을 보강해주는 동시에 전진해서 득점 기회도 만들어준다. 지금은 프리 시즌 때와 상황이 다르다. 코스타와 모라타를 투톱으로 기용하지 않는 이유는 공격수 둘을 지원하도록 팀이 준비되지 않는 이상 투톱은 낭비이기 때문이다. 한동안은 모라타와 코스타가 가진 각각의 장점을 경기 상황에 맞게 쓰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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